조직범죄 대책과 시라타카 아마네
가지나가 마사시 지음, 김은모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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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심 내의 공원에서 피에로 복장의 한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

평소에도 공연이 괘 있는 공원이기에 사람들은 공연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켜보기도 하고 옆에 앉아 사진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공연이라고 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피에로는 이상하다는 생각에 확인을 해보니 이미 숨을 거둔 뒤었다.

시신과 함께 사진을 찍고 낄낄대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피에로는 공원에서도 살아있었다.

그러니 그날 그 공원의 사람들은 죽어가는 피에로 차림의 남자 옆에서 그저 신기한 듯 보거나 아니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자신의 인스타에 올릴 사진을 찍는데만 열중했던 것이다.

살아생전에 그 피에로 차림의 남자가 그러했듯이~~

사인은 복어 독에 의한 중독사, 복어독은 일반인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양 조절이 어렵고 복어 중에 강한 독을 가진 복어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복어를 먹고도 괜찮은 사람은 복어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한 독을 지닌 복어를 먹었기에 시간이 지나 자연적으로 해독이 된 경우라고 한다.

복어 독에 중독되면 숨이 멈출 때까지 의식이 있다고 하니 말 그대로 자신의 몸 자체가 살아있는 감옥이 되는 셈이다. 자신은 서서히 중독되어 죽어가는데 사람들은 자신을 보고 낄낄대고 죽어가는 자신의 옆에 앉아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기에 급급하다.

피해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아마네의 짐작대로 2번째 희생자가 등장하고 두 희생자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고 하지만 사는 곳도 직업도 접점은 없다.

일 년 전에 유괴된 소녀가 강가에서 목 졸려 죽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범인에게 달려갔지만 그는 이미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소녀의 부모는 왜 자신의 아이를 유괴했는지, 죽어야 했는지 이유를 영원히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유괴범은 1년이나 소녀를 데리고 있었고 소녀를 데리고 빵집에 가거나 이웃집에 소녀를 부모 잃은 친척이라고 소개도 했다고 한다.

이때 본 소녀의 하얀 시신을 이 소설의 주인공인 시라타카 아마네는 잊을 수가 없다.

돈을 요구하는 전화조차 없고 더욱이 유괴된 소녀는 과학 교사 아버지와 파트 알바를 하는 어머니 사이의 가장 평범한 가정의 아이이다.

유괴범의 목적이 돈이 아니니 빨리 공개수사를 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신입인 자신이 말한다고 바꾸지 않을 것이기에 상부의 명령에 따르기만 했다.

그녀의 감대로 유괴범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일 년이 지났고 그 소녀가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그저 심심풀이로 읽어나갔다.

일본 소설 중에 가장 좋아하는 분야가 바로 이런 범죄 미스터리이기에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언제나 기대된다.

희생자가 3명이나 발생하고 그들의 공통점을 알게 된다.

남의 고통을 그저 흥밋거리로 여기며 자신의 '좋아요' 로 바꾸는데 급급한 사람들, 아무리 티브이 속 뉴스일 뿐이고 남의 일이지만 무신경하게 하는 말 한마디가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 된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 그들에게 소녀의 아버지는 분노를 느끼고 그들을 향한 처벌을 결심한다.

어쩌면 그저 엄한 사람을 향한 분풀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들이 소녀를 유괴한 것도, 살해한 것도 아닌데, 그저 우연히 스쳐 지나간 범인과 소녀가 생각나서 몇 자 끄적이고 인터뷰를 한 것뿐인데 그 이유로 이렇게 끔찍한 범죄의 표적이 된다니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의 피해자들은 소녀의 아버지에게는 적어도 소녀보다는 죽을만한 죄를 지은 사람들일 뿐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소녀가 유괴되고 살해되었으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 또한 자식을 잃고 아내를 잃었다.

아니 모든 것을 잃었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에 아무런 생각 없이 흥미 위주의 글을 남기거나 말을 하는 것은 결코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가 진짜 벌을 받아야 하는 죄인일까~

무능한 경찰, 사건의 진상도 모른 채 부모를 의심했던 사람들, 소녀의 죽음을 보고 무슨 추억인 양 떠벌린 사람들.

물른 진짜 죄인은 유괴범이지만 이 사람들도 소녀에게, 소녀의 부모에게는 똑같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왜 이 소설이 상을 받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에 피해자의 유족이었던 소녀의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만든 것은 남의 고통에 무신경한 살해된 그들 자신이었음을 그들은 죽는 순간까지 알지 못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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