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 -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꾼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국지를 처음 알았던 학창 시절부터 삼국지의 수많은 등장인물 중에서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제갈량이었다.

저자가 몇 번이나 이야기하듯이 제갈량은 일단 외모부터 삼국지 제일의 미남인데가 가장 똑똑하고 현명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는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제갈량은 타고난 외모와 재주가 출중한 하늘이 내린 인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갈량은 재능이 뛰어난 인물을 넘어서서 자신의 외모를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에 맞게 연출했으며, 작고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노력했던 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공부도 잘하고 외모도 잘 꾸미고 자신의 이미지 또한 잘 연출하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상황에 대한 관찰도 게을리하지 않은 그가 성공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제갈량이라는 인물은 언제 어느 시대에 태어났어도 성공했을 인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는 타고난 것과 자신이 공부한 것들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최대한으로 활용하는데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던 인물이었다.

학문이나 능력 면에서 그와 대등했던 방통이 제갈량의 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타고난 외모도 원인이었지만 제갈량에 비해 그의 노력과 재능이 부족했던 것이었다.

제갈량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으며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잘 넘길 줄도 알았던 현명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현명하고 명철했던 제갈량도 의외의 실수를 해서 대사를 망치기도 했다.

제갈량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의외였던 것은 관우와의 관계와 후에 마속을 중대한 전투에 투입했다는 점이었다.

제갈량과 방통과의 관계에서 방통은 분명 제갈량보다 나은 점이 있었음에도 제갈량과의 능력 싸움을 눈이 멀어 자신의 목숨을 잃어버렸고, 관우 또한 자신의 능력을 자만하다 목숨을 잃게 되었다.

분명 제갈량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도 무능하고 사람만 좋은 유비의 무서운 면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제갈량은 행정가로, 군사 전략가로, 정치가로도 다재다능했고 유능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유능한 제갈량을 재탕 삼탕에 골수까지 뽑아서 써먹은 유비야말로 삼국지에서 저평가된 인물인 거 같다.

자신뿐만 아니라 유언으로 자신의 아들대에 이르기까지 제갈량을 옴짝달싹할 수 없게 얽매이게 만든 노련함이 돋보인다.

삼국지 속의 제갈량은 반짝이는 아이돌 그 자체인 인물이었다.

삼국지의 수많은 등장인물들 중 누구보다도 돋보이는 외모와 능력, 도덕적인 모습과 정치인으로서의 모범적인 삶은 20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만나는 제갈량은 라이벌이 될 인물들을 견제하기도 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조금 치사한 방법을 써기도 하는 인간적인 인물이었다.

생각해 보면 제갈량처럼 타고난 재주가 많은 인물도 그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기만을 손놓고 기다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펼치기 위해 학문적 노력은 물른이고 의상부터 이미지 연출 등 소소한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연구했고 노력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거 같다.

하물며 제갈량에 비해 타고난 재능도 한없이 부족하면서 제갈량의 반의반도 노력하지 않고 살며 세상 탓 남 탓을 했던 지난날이 떠올라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제갈량이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타고난 천재 전략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