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고른 불멸의 클래식 명곡들
최은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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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 시절부터 대중가요보다 클래식을 더 즐겨 들었다.

꼬맹이 시절에 아침마다 들리는 베토벤의 운명 2악장을 들으면서 일어났던 기억은 아직도 선하다.

몇 년 전에 갔었던 정경화의 연주회는 지금도 그 선율이 귀에 선하다.

인생에서 처음 용돈으로 샀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은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다.

저자의 이름을 아는 것도 저자가 진행하는 '실황음악' 이라는 클래식 음악 프로를 통해서이다.

클래식 라디오를 자주 듣지만 누군가의 사연을 읽어주는 프로를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연 소개가 없는 프로를 즐겨 듣는다.

이런 내 취향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 바로 저자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이다.

기한이 짧기는 하지만 다시 듣기도 가능해서 좋아하는 공연의 실황은 몇 번이고 다시 듣는 것도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이 책에서도 저자도 말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으면 저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자주 반복해서 들으라고~ ㅎㅎ

이런 의미에서 나는 이미 저자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인 셈이다.

저자가 진행하기 전부터 들었던 프로지만 다시 듣기까지 하며 듣는 것은 저자가 진행하고 난 뒤부터인 거 같다.

책은 저자가 생각한 클래식 입문자들이 클래식 음악에 흥미를 가지는 듣기 시작할 때 관심을 갖는 음악들의 순서대로 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도 지금은 이 책에 등장하는 곡들이나 연주자나 지휘자 등에 대한 정보들을 대부분 이미 알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 비발디의 '사계'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이 곡을 알고 있고 스스로 클래식을 자주 듣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사실에 클래식 음악의 벽이 높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나 역시도 아직 마지막 5단계인 실내악은 라디오를 통해서 가끔 듣지만 슈베르트의 곡 외의 몇몇 곡을 제외하면 딱히 찾아서 듣지는 않으니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이 책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오페라의 아리아나 칸타타, 레퀴엠 등도 다룬 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조수미가 부르는 바흐의 커피 칸타타는 그 내용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도 너무 재밌어서 한때 커피를 마실 때마다 기분 좋게 들었던 기억이 났다.

레퀴엠은 역시 한동안 빠져서 미친 듯이 반복해서 들었던 가장 유명한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생각난다.

겨울만 되면 생각나서 듣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지금도 겨울이면 듣는 나만의 겨울 BGM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각 곡들에 대해 저자의 설명들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저자가 진행하는 클래식 라디오의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연주의 앞부분이나 연주 사이사이 저자가 들려주던 작곡가나 곡, 연주자들에 대한 해설을 열심히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로만 들으면 스쳐 지나갔던 설명들을 이렇게 글로 읽으니 더욱 이해가 잘 되는 거 같아 왠지 뿌듯했다.

이 책은 클래식 음악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더욱 재밌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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