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따분한 일상을 유쾌하게 바꿔줄 다이어리 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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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티브이 뉴스를 가득 채우는 참담한 뉴스에 혹시나 하는 걱정에 올해 대학생이 된 조카의 안부를 확인했다.

오늘처럼 참담한 뉴스를 접한 날에 이 책의 제목이 유난히 낯설게 느껴지는 거 같다.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그들에게 사고 전의 그 순간까지도 그날은 생의 마지막 날이 아닌 그저 코로나의 끝에 맞이하는 축제, 반짝이는 하루였을 것이다.

반짝이는 하루는 지나간 어제도, 아직 오지 않은, 아니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내일이 아닌 지금 숨 쉬며 주변의 보고 느낄 수 있는 아무것도 아닌 듯한 오늘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하루였다.

평소에 코스튬을 하거나 핼러윈 축제 같은 신나는 이벤트를 좋아하는 조카는 기숙사에서 잠결에 내 전화를 받아주며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무료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그리운 순간이 되어버린 순간을 몇 번이나 방송을 통해서 보면서 먹먹해졌다.

누군가가 무료한 일상을 투덜거린다면 이 책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무료하다는 것은 그만큼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이다.

겨울- 나에게 한 걸음 다가가기.

봄- 나의 하루 지지하기.

여름- 마음을 다해 나를 믿어주기.

가을- 한없이 나를 아껴주기.

누군가에게는 일상이고 당연한 이 일들이 누군가에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힘든 일일 것이다.

예쁘고 귀여운 책이었다.

책의 반쪽 빈 페이지에 저자의 질문들에 답을 써넣는 것이 처음엔 힘들었다.

이 나이 먹도록 이 정도로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고 딱히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이제 생각조차 나지 않게 되어버린 거 같다.

아니 어쩌면 이 책의 빈칸을 채우지 못한 것은 꿈도 희망도 잊어버린, 아니 잃어버린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데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질문 하나에 답을 생각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고 반 이상은 빈칸으로 남겨둔 채 넘어가야 했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최고의 자리? 그런 자리는 한 번도 찾을 생각조차 못 했고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예쁘고 따스한 글이 가득한 책이었다.

부분부분은 눈물이 날 거 같아 급하게 넘겨버리기도 했다.

언젠가 이 책의 빈칸들을 다 채울 수 있다면 저자의 조언처럼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을까?

지금의 나에게는 괘나 긴 여정이 될 거 같다는 생각에 문득 서글퍼지지만 이 '서글픔'도 반짝이는 오늘 하루 살아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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