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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는 사람들 - 영국 최고 법정신의학자의 26년간 현장 기록
리처드 테일러 지음, 공민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도대체 왜 사람은 사람을 죽이는 것일까?
'짐승만도 못한' 이라는 말속에 짐승들은 배가 고파서 다른 생명을 잡아먹지만 성욕이니 재물에 대한 탐욕, 화가 난다고 해서 상대를 헤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재산을 이유는 살인을 하는 경우는 전체 살인율에서 현저하게 낮다는 점도 의외였다.
상대가 나와 내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행위는 살인이다.
단지 자신의 어떤 욕구 해소를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행위를 하는 존재는 인간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살인사건을 접할 때마다 하게 된다.
저자는 영국의 '법정신의학자'로 20년째 근무 중인 정신과 의사이다.
이 책 첫 장은 성적 살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앤서니 하디나 리 왓슨은 자신들과 큰 관련도 없는 여성들을 죽여서 시신들을 토막을 낸 엽기 살인마이다.
우리나라의 유영철이 이와 가장 흡사한 유형일 것이다.
충동적인 리 왓슨에 비해 하디는 지능이 높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으로 그가 이미 살인을 저질렀지만 다시 풀러났고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사건 사고에서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정신이상 살인이든 일반적인 살인이든 피해자가 낯선 사람이 아닌 가족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사실이었다.
살인의 원인 또한 대단한 사건이 아닌 말다툼을 원인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난다고 하니 더욱 충격적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가장 접촉이 많은 상대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살인 사건 중에 가장 안타까운 사건이라면 바로 영아 살인 사건이다.
대부분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밝혀진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인 거 같아 억울하게 죽어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먹먹함마저 느껴진다.
저자의 이모 역시 자신의 어린 딸을 죽여서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한다.
두 아이를 잃은 이모는 나중에 막내딸을 얻고, 그 딸은 어른으로 자라 네 자녀의 엄마가 되었지만 결국 자살로 세상을 마감했다는 책의 끝부분에 나온다.
가족의 자살이 남은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암담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거 같았다.
지난달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당역 살인사건은 스토 거가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헤어진 연인에 목숨을 잃는 여성들이 비율이 가장 높으며 전연이니 가장 위험한 상대라고 하는 사실도 괘나 충격적이다.
이 책에서도 스토커에게 살해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스토커라는 단어로 뭉뚱거리지만 그들의 감정은 나르시시즘, 자기중심적, 소유욕, 집착, 질투, 보복 그리고 과도한 애정공세 또한 스토커들의 특징이라고 하니 만일 앞에 있는 사람이 이런 증세를 보인다면 하루빨리 헤어져야 하고 헤어짐의 방법 또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8부에 등장하는 테러범들은 딱히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사건들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테러범들의 모습은 그다지 낯설지 않아서 더욱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다 아는 단체에 소속된 테러리스트에 비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가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저' ~살인사건' 이라고 불리지만 그 살인사건들 각각은 이렇게 다른 심리들이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