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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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디언 케이스~

꽃집의 튤립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식물들을 보면서도 한 번도 이 식물들이 어떻게 바다를 건너왔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 적은 없는 거 같다.

지금이야 냉동이나 냉장 기술도 발전해서 장기간의 여정에도 관계가 없을 거 같지만 그 오랜 옛날에 이런 생각을 하고 식물들을 다른 나라나 대륙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누군가의 열정과 연구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더더욱 해본 적이 없었다.

영국의 외과의사이자 아마추어 박물학자인 워드라는 사람이 만든 식물 운반 상자가 바로 워디언 케이스이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마당에 유리온실을 만들어 각종 식물들을 키웠으며 그것도 부족해서 그의 집안 곳곳에 당시의 영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식물들 키웠다고 한다.

그의 집과 그의 집 주변의 유리온실들은 지금으로 치면 온실 식물원인 셈이었다.

식물 상자는 그가 처음 만든 것은 아니었고 그 이전에도 이미 다양한 형태의 식물 상자들이 시중에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워디언 케이스는 먼 거리 특히 대륙과 대륙을 횡단하는 긴 여정 동안 식물이나 식물의 씨앗인 종자가 썩거나 곰팡이가 피지 않은 상태로 여정의 끝까지 살아있기 위함이었다.

워드는 끊임없이 워디언 상자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연구를 했고 자신이 가진 국내외의 인맥들을 활용하여 실험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의 연구와 그를 도와 식물의 이동이 가능하게 해준 그의 지인들의 도움으로 인해 우리는 지금 외래종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식물들은 근처에서 쉽게 접하고 있는 셈이다.

작은 온실처럼 유리로 된 상자 안에서 작은 묘목이나 씨앗을 담아 바다를 건너 왔고 새로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게 된 것이다.

강릉에서 커피를 키우고, 제주도에서는 바나나가 자라고 있는 것은 이제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처음 그 식물들의 이동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단순히 식물의 이동뿐만이 아니라 식물과 함께 이동해 온 세균들과 벌레들로 인해 검역이라는 것도 시작되었다고 모든 것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위대한 식물 상자는 세계의 식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자연적으로는 절대로 볼 수 있는 식물을 보게 해주었고 또 재배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달콤하다고 해서 그 과정까지 달콤하지만은 않았으니 그 식물들을 채취당하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노동착취나 그 외의 문제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워드가 만든 작은 상자 속의 식물들은 누군가에는 기쁨이고 선물이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이고 피눈물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먼 훗날 세계적으로 몇 개 남지 않은 워디언 케이스를 실물로 본다면 이 책에서 읽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오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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