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카페 - 350년의 커피 향기
윤석재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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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패션의 도시, 세계적인 명품숍들이 즐비한 거리, 그리고 멋지게 차려입은 파리지앵 등 아마 예전에는 이런 이미지들이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센 강변의 카페테라스에 앉아서 차나 간단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을 관람하고 근처 카페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방금 보고 온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의 부분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꿈일 것이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치아키와 노다메가 파리 유학의 첫날을 카페에서 맞이하던 모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날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파리의 카페들이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닌 역사를 만든 사람들의 집합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설가 헤밍웨이가 파리 거주 시절에 다녔다는 카페는 그 시절 예술계를 이끈 사람들의 집합소 같은 역할을 했으며 지금은 경매에서 억대의 몸값으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작품을 남긴 인상주의 화가들의 모임 장소도 역시 카페였다.

파리의 카페들은 프랑스 혁명의 주역들의 집합 장소로 그 시절 정치적인 장소로 바뀌게 되기도 하지만 원래의 작가나 비평가, 화가, 예술가들의 집합장소로 자리를 굳힌다.

역사의 혼돈기 시절 그 카페들은 파리에 모인 유명 인사들의 교류 장소로도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역사적인 인물들이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던 카페들 중 몇 곳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이 책에 등장한 많은 카페들은 그 나름의 역사를 품에 안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단순히 파리지앵의 기분을 내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지금은 대가라는 이름은 남긴 채 사라진 그들의 자취를 파리의 카페들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와는 다른 뭔가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경험일 것이다.

지금은 카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은 당연한 일이지만 카페에 여성이 출입이 가능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카페의 여성 종업원들은 남성 고객들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카페는 차나 마시는 건전한 장소가 아니라 매춘까지 성행했다고 하니 지금의 카페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커피향이 거리 곳곳에 퍼진 멋진 이미지의 파리의 카페들이 등장한 것은 350년이나 되었다고 하니 더욱 대단하다.

최초의 카페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소규모의 카페들이 흥행에 실패하고 고급화, 대형화를 이룬 카페들이 성행했고, 체스나 탁구대를 두는 카페들이 있었다고 상당히 트렌드를 앞서가고 있었던 거 같다.

지금의 카페들도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책에 실린 박물관급의 오래된 카페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파리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을 보면서 다양한 카페들의 역사나 각각의 카페들이 지닌 그들만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저자처럼 이미 그 카페에 가봤지만 그 역사적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커피만 마시고 온 사람들은 이제라도 자신들이 카페 역사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언젠가 이 책에 실린 카페들을 직접 방문할 수 있다면 그리고 역사적인 인물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그들이 마신 음료를 마실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멋진 추억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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