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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미래 - 미중 전략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
이승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평점 :
미중 패권 전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후에 더욱 심해진 거 같다.
미국과 유럽은 힘을 모아 러시아에게 경제적으로 위협을 가하기 위해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와 천연가스를 보이콧했지만 세계의 공장이자 가장 큰 수입국인 중국은 이 틈에 싼값에 러시아의 원유를 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턱밑까지 쫓아와 세계의 패권을 노리고 있는 중국을 주저앉히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강구중인데 중국이 러시아와 한패를 먹고 있으니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몇 달 전에는 내한했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을 방문하더니 지난달에는 제니 앨런 미 재무장관이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세계의 지배자 미국의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기업의 공장을 방문한다거나 현직 재무 장관 역시 방한 중에 일개 기업의 공장을 방문하는 일은 결코 흔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을 소유한 반도체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다는 것은 단순한 격려 목적이 아닌 앞으로 미국이 어떤 길로 나아갈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기업들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사이에 끼여서 우리나라만큼 곤란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수출과 수입에서 미국과 중국은 대한민국의 거래국 중에 1위와 2이라 어느 쪽의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것은 그만큼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천연자원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외국에서 자원을 수입해서 제품을 수출해서 그 차익으로 먹고사는 경제인데가 국가 안보인 방위는 머나먼 미국에게 의지하지만 중국은 바로 코앞에서 뻑하면 우리나라 해역으로 침공을 하며 위협을 가한다.
이 책은 미중 사이의 정치적, 경계적 전략 전쟁뿐만 아니라 2차 전지와 반도체 등의 신기술을 둘러싼 두 나라의 나날이 첨예해지는 대립, 희토류나 망간, 티타늄 등 앞으로의 첨단 기술에서 나날이 수요가 늘어갈 천연자원을 무기로 대한민국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답답하기다만 하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동료의식이라도 느낀 듯이 친하게 지냈던 시진핑과 트럼프의 시대를 지나 외교 전문가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고 위기감에 다시 트럼프가 힘을 얻고 있는 듯한 미국의 정치적 상황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금까지 그날그날 티브이 뉴스나 신문 등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미중 관계를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시선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미국과 중국 그것도 부족해서 이 책에는 등장하지는 않지만 중국 편에 선 자원대국 러시아와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에 급급한 채 분열되어버린 유럽까지 매일매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더 이상 먼 나라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한 분석과 일어날 수도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미리 대응책을 강구해두는 것만이 지금의 거센 파도가 치는 폭풍우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배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