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오페라의 유령' 의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페라 극장에 사는 가면을 쓴 괴인과 극장의 프리마돈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너무나 유명한 스토리이긴 하지만 뮤지컬의 내용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원작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오페라 극장의 가수인 크리스틴은 라울 자작이라는 근사한 약혼자가 있다.

그녀가 활동하고 있던 오페라 극장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 그곳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 가면의 괴인을 '오페라의 유령' 이라고 부르며 두려워한다.

일그러진 얼굴과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고 힘든 생활을 하는 오페라 극장의 괴인은 극장의 소프라노 크리스틴을 사랑하게 된다.

그녀의 약혼자인 백작에 대한 질투와 그녀를 향한 사랑과 집착으로 급기야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극장의 지하로 그녀를 납치한다.

매일 밤 죽음을 생각하며 관속에서 잠이 드는 그에게 반짝이는 무대 위 세상은 증오의 대상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그이기에 더더욱 자신을 매혹시킨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빛나는 그녀의 존재만이 구원이었을 것이다.

단순하게 뮤지컬을 통해서만 본 내용을 생각했는데 원작은 뮤지컬의 이면에 담긴 그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거 같아 이 책을 다 읽고 본 뮤지컬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부터 끔찍한 외모로 인해 당연히 받아야 할 부모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채 인간에 대한 증오심만을 가진 채 오페라 극장에 갇혀 살게 된 에릭의 이야기는 외모지상주의의 극치인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다.

결과적으로 에릭이 원하는 이성 간의 사랑은 아니지만 크리스틴의 동정 어린 사랑을 받으며 죽는다는 결말은 어쨌거나 해피엔딩이라는 식으로는 생각되지 않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른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도 괜찮았지만 괴인은 결국 괴인인 채로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함이 남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