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하겠습니다 - 고운 변호사가 알려주는 쉬운 법률 만화
법무법인 고운 지음 / 영진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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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생각했다.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대학시절 법학이나 전공할걸~ 하고

교양으로 법학과의 과목들을 몇 개 듣긴 했지만 살아가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는 느끼게 되는 것이 이런 생각이다.

이제 법을 아는 것은 누군가에게 잘난 척하기 위해서가 아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셈이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직접 당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일들이 많은 거 같다.

첫 시작부터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샤워를 하는데 집 수리를 핑계로 집주인이 함부로 들어와 욕실 문을 열고 알몸을 다 봤다는 하지만 집주인을 성범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대한민국 법의 허술함은 언젠가 이 집주인이 누군가를 강간하거나 강간살해하는 사건이 되어 뉴스에 나오게 할지도 모른다.

동성 간의 성추행 또한 그렇다.

정작 당하지 않으면 절대로 그 수치심과 끔찍함을 알지 못한다.

책의 경우는 여성 간의 성추행이지만. 남성 간의 성추행은 더 심각하다는 것은 각종 사건들도 알고 있다.

같은 남자끼리니까, 같은 여자끼리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우리 사회는 동성 간의 성추행이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

이성이냐 동성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모든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라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약혼을 하고 결혼을 미루다 헤어진 게 범죄라고 어쩌면 위자료를 물어준 남자 입장에선 어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키지 않을 약속을 하며 상대방을 기만하고 10여 년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죄는 과연 위자료 따위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빌려 간 채무자가 돈을 빌려준 채권자를 협박하는 이야기는 사실 너무 흔해서 식상하기까지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한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채무자는 채무자 본인뿐만 아니라 나중에 부정행위로 채권자를 고소한 채무자의 부인까지 부부 사기단임에 틀림이 없는 거 같다.

부부간의 폭행 사건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 책의 사건에서는 피해자인 부인의 승소로 끝이 났지만 어제 우연히 뉴스에서 봤던 사건은 지금도 찜찜하다.

40여 년간 부인과 아들, 손녀까지 폭행한 아버지를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다 죽이려고 가져온 망치로 아버지에게 상해를 입혀 죽음에 이르게 한 아들이 존속살인죄라고 했다.

누가 봐도 정당방위인데 존속살해~ 과연 저런 아버지도 아버지라고~ 하루가 지났지만 아버지가 할머니를 죽이려고 흉기를 휘두르는 할아버지의 살인자된 그 손녀가 과연 대한민국의 법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를 보다 보면 굵직한 경제,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난 트러블이나 별것 아닌 사고가 결국 사건이 되어버린 이야기들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다룬 사건들은 그런 뉴스들에서 한 번 이상은 봄 직한 내용들이라 해당 가해자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들을 모아 정리해 둔 책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생활에 조금은 위안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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