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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동화라고 하면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대로 아이들은 동화가 아니더라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정작 꿈과 희망을 주는 동화를 필요로 하는 것은 어른이 되면서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어른들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읽어 보았거나 읽지 않았어도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언젠가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던 샬롯의 거미줄, 너무나도 유명해서 언젠가는 프랑스어 원서로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어린 왕자, 행복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는 소확행의 기쁨을 미리 알려준 듯한 파랑새, 유명 작가의 낯선 작품인 오스카 와일드의 어부와 영혼은 이 책에 실린 줄거리와 부분의 문장만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이었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봤던 연극이 바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였다.
작품에 대해 이해를 전혀 하지 못한 채로 봤던 작품이었지만 그 장면들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나중에 책으로 읽었지만 그것도 이제 시간이 지난 소년 제제의 성장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제제를 처음으로 이해해 준 선생님의 존재며 그 선생님을 불의의 사고를 잃게 된다는 이야기는 잊고 있었다.
중학생 시절 선생님이 처음으로 읽어주셨던 작품 '꽃들에게 희망을' 나중에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지만 이 책은 정말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시간과 회색 신사들의 이야기가 신비로웠던 모모, 주말 아침 티브이의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톰 소여의 모험, 성인이 된 후에야 원작을 읽었던 빨강 머리 앤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직도 원작을 잃지 않은 키다리 아저씨,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을 보면서 생각 외로 동화를 많이 읽었고 많이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의 광고지에서 우연히 보고 읽었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니 그 책의 표지가 생각나기도 했다.
오세암과 플랜더스의 개는 시대도 나라도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기적인 어른들로 인해 아이가 희생되었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세암의 아이도 플랜더스의 개의 소년도 부모도 없이 의지할 곳도 없는 가엾은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은커녕 한 조각의 동정조차도 보이지 않은 어른들이 그 어린아이들에게 냉담한 현실을 아픔만을 가르쳐주고 결국 아이들의 목숨까지도 앗아갔지만 그들은 아이들의 죽음조차도 자신들의 이익에 이용하는 듯했다.
동화라면 읽고 희망과 꿈에 부풀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못한 거 같았다.
이젠 엘리스가 아닌 엘리스의 언니처럼 꿈속에서조차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혹시 스스로가 플란다스의 개에서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갈 곳 없는 소년을 외면했던 동네 사람들이나 오세암에서 5살 아이의 장난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수련을 말하던 이기적인 스님들과 같은 어른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에 되는 어른이라면 아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노력하는 고양이나 이상한 질문과 이야기만을 하는 어린 왕자를 이해해 주던 비행사와 같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