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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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 오래전 한때 어마어마한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꾸빼씨 시리즈들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행복 여행을 시작으로 우정 여행, 시간 여행 등등 그 시리즈들을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감동을 받기도 했고 새로운 인식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2019년도 오랜만에 읽었던 핑크색 안경은 다시 그 시절 저자의 작품에 열중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거 같았다.

자폐증 전문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정신과 의사가 된 저자이기에 그의 작품들은 심적으로 힘든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거 같다.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은 북극의 이누이트의 일원이었던 울릭이 친선대사라는 허울좋은 이름 아래 북극에서 석유를 캐러는 거대 기업과 자본주의의 여러 이익집단들의 이익들에 이용당하는 느낌부터 들었다.

언젠가 미국에서 인디언들을 동물원 우리에 넣은 채로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인권보호' 라는 이름 아래 동물원 우리는 없지만 그를 출연시키는 방송들이며 그가 하는 인터뷰 등등 과연 그 옛날 원주민들이 갇혀 볼거리가 되었던 동물원과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속 울릭은 이누이트이지만 이누이트 세계에서도 그는 버림받은 이방인 그 자체이다.

태생부터가 이방인이었을밖에 없는 그는 북극의 고래잡이배에 몸을 팔러 간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아인데가 그 어머니도 그 어머니의 정식 남편인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 고아가 되었다.

이방인의 피가 섞인 고아이지만 그는 이누이트 마을의 누구보다 이누이트의 문화를 잘 이해했고 사랑하는 진정한 이누크이다.

그가 이 낯선 세상으로의 탐험에 나선 것은 사랑하는 여자를 되찾기 위해서다.

그의 부모가 어린 시절부터 정해준 짝 아름다운 나바라나바가 있었지만 그의 부모가 돌아가시고 그가 북극에 들어온 카블루나 기상대에 다니면서 그들과 친근하게 지냈다는 것이 원인이 되어 파혼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방인과 친하게 지내는 이질적인 존재~ 종족 중심의 이누이트 세계에서 그를 지켜줄 울타리는 처음부터 없었다.

이런 울릭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유엔의 직원이기도 한 마리 알릭스의 집에 머물면서 울릭은 자신이 살았던 이누이트들과 이들의 차이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아마 저자의 작품이 늘 그랬듯이 이 작품에서도 울릭과 꾸빼 박사가 만난다.

처음으로 이방인들의 세계에서 힘겨워하고 있는 울릭을 꾸빼 박사가 상당해 주기 위한 만남이었지만 이내 울릭은 그가 꾸빼 박사가 그를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리 알릭스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지만 북극 밖의 세상은 그에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한 혼란의 연속이었다.

울릭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던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세계에서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삶의 일부라는 것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다는 것과 누군가와의 헤어짐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쩌면 그가 이누이트가 아닌 카블루나의 세계를 선택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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