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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 - 설레는 하루를 만드는 똑똑한 저녁 사용법
류한빈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월
평점 :
코로나 이전의 나의 저녁은 도서관의 열람실이었다.
책도 읽고, 외국어 공부도 하고, 길어야 3시간 바쁜 날엔 겨우 1시간도 못 있을 때도 있었지만 하루 일과를 끝내고 저녁을 먹고 난 뒤에 조용한 도서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했다.
2020년 2월의 어느 날 코로나로 어수선하긴 했지만 여느 날과 같이 도서관의 열람실에서 10시까지 책을 보고 돌아와 주말엔 다른 일이 있어 가지 못했는데 그걸로 끝이었다.
내가 가지 못했던 토요일부터 도서관은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고 2015년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시작되었던 나의 저녁시간의 규칙은 코로나 앞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가끔 가지 않은 날을 제외하면 저녁시간을 나름대로 도서관에서 알차게 보냈는데 갑자기 그 시간에 집에서 있으려니 무슨 일을 해도 막막하기만 했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은 집에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난 몇 년간 휴관일을 제외하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에 익숙해진 나의 몸과 집중력은 집에선 완전히 무기력 그 자체였다.
2020년은 겨우내내 문을 닫았고 여름에 잠깐 도서관을 다니고 다시 휴관 10월 말부터 다시 문을 열었지만 항상 언제 다시 무기한 휴관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제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열람실을 이용할 수 시간도 코로나 이전의 밤 10시가 아닌 오후 6시면 문을 닫으니 5시 30분이 지나면 문을 닫고 퇴근 준비를 하는 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도서관이 문을 닫은 기간 동안 읽은 책은 보통 때에 비하면 1/10도 되지 않았다.
공부는 아예 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그저 지금의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며 허무하게 보냈다.
그렇게 벌써 1년이 지났다.
2020년은 아예 없었던 한 해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지나버린 것이다.
2년전인가 아침 루틴을 만들면 좋다는 책을 읽고 몇 번 따라 해봤지만 유난히 아침이 약한데가 아침을 일찍 시작하니 오후가 되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른 아침 2시간을 활동하고 오후 4시간을 피곤과 졸음으로 낭비하게 된 셈이니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였다.
조용한 시간대에 일어나서 지난날 도서관에서 공부한 책을 복습하기도 하고 운동도 했지만 그 피곤함이 그날 하루 전체를 망치고 있었다.
딱히 따로 저녁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없던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이제 요원해 보인다.
저자처럼 도서관에서 돌아온 6시 이후의 시간을 나름 계획을 세워서 장신을 차리지 않으면 또다시 2020년처럼 한 해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벌써부터 겁이 나기도 한다.
이런 불안감이 이 책을 보게 만든 것이다.
저자는 수의사라는 멋진 직업이 있으면서도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연극이나 영화의 배우로도 활동하고, 강사로도 활동을 하는 둥 기억도 나지 않은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 바쁠 거 같은 저자가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지 처음에는 그저 대단한 특별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누구나에게 똑같은 24시간을 누구는 자기 일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채 끌려다니고 있는데 누군가는 단지 시간을 잘 활용한다는 차이만으로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그 방법이 궁금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9시에 출근 6시 퇴근 평범한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밤 11시 잠들기까지 휴식이라 핑계 대며 3-4시간을 침대에 스마트폰이나 보면서 뒹굴뒹굴하는 대신 계획을 세워 사용하고 있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난다면 아침 시간도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는 셈이니 하루에 4-5시간의 여유시간이 있는데 그 많은 시간을 그저 피곤하다며 내일 출근이 있으니 쉰다고 하면서 그저 허무하게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막연하게 저녁시간을 활용하겠다는 생각하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달라지기가 힘들다.
이런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이 사용했던 방법들이며 일본의 야구선수가 했다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단순히 표를 만들고 그 안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그리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목표에 맞춰서 채워 넣으면서 이미 이 순간 어제와는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매일 저녁 다음날을 준비한다고 핑계로 낭비했던 지 넉 시간을 알차게, 미래를 위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저자를 통해 배울 수 있었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마인드컨트롤 또한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