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사유 없음 - 세력의 주가급등 패턴을 찾는 공시 매뉴얼
장지웅 지음 / (주)이상미디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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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보다 안 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더 힘든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지금 주식시장이 붐 그자체인지도 모르겠다.

2018년 그저 책 읽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니 주식투자를 해보라던 은행원 친구의 권유를 몇 번이나 웃으며 넘겼다.

지금은 안다.

만약 그때 바로 시작했었더라면 아무것도 몰랐어도 2020년 초에 시작된 초호황장을 어쩌면 신풍 같은 초대박주를 사서 인생역전을 했을지도 하는 ㅎㅎ

하지만 매수, 매도 버튼만 누르면 시작하다는 주식투자를 겁 많고 소심하기 그지없는 나는 2년 가까이 재무제표, 캔들,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 ETF, 미국 주식에 대한 책까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으며 공부한 후에야 시작했고 그마저도 불안감에 한 달 용돈 정도의 돈만을 증권계좌에 넣었다.

첫 시작도 ETF 1주 그렇게 일주에 1만 원을 넣고 이것저것 샀다가 팔았다를 하면서 연습을 했고 몇백 원짜리 동전주라는 것도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반면 1주에 백만원이 넘는 황제주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 벤저민 그레이엄 등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이야기도 읽었고, 윌리엄 오닐의 법칙도 공부했고 가까운 일본의 성공한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책도 읽었지만 책 속에서 읽은 것과 실제 내 계좌에서 일어나는 일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내게 어쩌다 갖고 있던 종목들이 급등을 해도 이 책의 제목처럼 주린이인 나에는 왜 이 종목이 갑자기 급등을 하는 것인지는 말 그대로 사유 없음이었고 또 얼마까지 갈런지는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린이가 그나마 의지할 것이라곤 책을 보고 공부한 재무제표뿐이지만 실전에서 재무제표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재무제표를 보면 왜 이런 회사가 아직도 상장주인지 의문인데 VI가 걸리고 상한가를 가니 뭐 이런 세상이 있나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무리 미래를, 꿈을 먹고 자라는 것이 주식이라지만 원리원칙 외엔 몰랐던 내가 주식시장은 엘리스가 헤메이던 이상한 나라 그 이상의 세계였다.

혹시나 다른 정보가 있을까 싶어 들어가 본 토론방은 주포니 세력이니 하는 알 수 없는 말들과 이제 곧 점상을 갈 거라는 희망과 곧 하락할 거라는 아직 매도하지 않은 사람들을 비웃는 나름 주식의 대가들이 엉망으로 뒤섞여있었다.

그저 상식 정도의 선에서 재무제표에 대한 책들을 읽었고, 주식투자를 준비하면서 그 책들도 다시 공부했지만 그전까지 주식은 일반인 아닌 전문가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 주식에 대해서는 하나도 아는 것이 없었던 내가 2년간 독학으로 주식 관련 책을 몇몇권 읽었다고 진짜 주식시장에서 성공을 해서 대박이 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그 많은 책들에서 저자들이 끊임없이 강조했던 원금을 잃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가 힘겨웠다.

주변에 주식에 대한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의지할 곳도 없는 내가 의지할 곳이라고는 그저 공부하는 것 그 하나뿐이었다.

하나를 공부하면 그만큼 하나가 더 보이는 주식 공부를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하는 늪 같은 곳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부담 없는 동전주를 하다 보니 뻑하면 전환사채 CB 발행이라는 둥 교환사채 EB, 신주인수권부채 BW, 유상증자가 등장해서 안 그래도 이상한 나라인 주식시장에서 더 어렵게 만들었다.

나름 공부를 하고 시작했지만 여전히 이 사채들과 부채들은 그 이름도 어렵고, 의미를 파악하기는커녕 공시를 보기만 해도 답답하기만 했다.

알지 못하니 본들 아무 소용이 없었고 딱히 공지가 떠도 수주나 계약에 대한 공지가 아니면 또 시작했구나~ 하는 넘겼었다.

이 책을 공부하면서 그동안 내가 그냥 넘겼던 전환사채에 대한 공시며,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이 뒤에 등장한 혼란스러운 급등락의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세력이라고 하면 꼭 나쁜 의미로만 생각했고, 외국인이나 기관을 중심으로 세력을 생각했지만, 지금의 주식시장에서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외국계 계좌를 통해 내국인이 들어와 외국인인 척을 한다는 것도, 개인 투자자들도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차트를 공부하면서 차트에 모든 것이 다 있는 양 그동안 어설프게 공부한 지식들에 맞춰서 끼어 넣었던 것들의 잘못된 점도 알 수 있었다.

오늘도 대주주 변경이라는 공시 후에 3일 연속 급등락하는 종목을 보고 그 종목의 공시를 책에 있는 설명과 비교해가면서 보았다.

흔히 말하는 세력들이 어떤 기업을 먹이로 정하고, 어떤 식으로 작업을 시작하고 또 어떤 식으로 이익을 보고 떠나는지에 대해 읽으면서 그동안 동전주에서 보고 경험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흔히 단일 판매 공급계약체결이 공시에 뜨면 대부분이 아주 당연하게 곧 주가가 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완전히 주식 초보의 착오였다.

분명 없이 한글인데도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조차 할 수 없었던 그 공시들에 있던 단어들이 의미했던 것들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이해가 갔고 그 공시들 속에 나타난 저들의 의도를 아주 조금은 파악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가끔씩 종목 앞에 있던 불성실공시법인에 대해서도, 사내이사 신규 선임도 이제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들의 신호를 알고 빠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둬야겠다.

그저 안전해 재무제표를 믿고 있다가는 큰일이 난다는 것도, 재무제표에서 주의할 점에 대해서도 다시 공부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최대주주 지분율에 대해서도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책 제목만 보고 지금까지 경험했던 사유를 알 수 없었던 주가급등과 주가 급락의 이유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으로 책을 공부했는데 재무제표처럼 공시에 대해서도 미리미리 공부해두지 않으면 이유도 알지 못한 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안 거 같았다.


며칠 전 미국 증시를 시끄럽게 했던 게임스탑의 공매도 전쟁을 생각하니 잠시 연기되긴 했지만 5월이면 시작될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공매도 전쟁이 벌써부터 두려워지기도 했다.

그때까지 공매도에 대한 공부를 해서 과연 주식시장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막막해지지만 친구의 말대로 공부까지 하며 준비해서 들어온 주식세계인 이상 은행 이자보다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금까지처럼 이렇게 좋은 책을 교재로 공부하며 준비하는 것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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