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의 세계사
올댓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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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명한 광고 문구 중에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라는 말이 있었다.

물른 이 광고에서는 '침대는 과학이다'로 끝맺었지만, 그 어떤 가구보다 인간의 생활에 가장 밀접한 것이 침대일 것이다.

원래 침대는 동물과 함께 한집에서 살던 시기에 동물의 몸에 있는 벌레들이나 쥐가 잠자리에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수면의 질을 좌우하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지금이야 침대가 있는 공간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지만 유럽의 왕실이나 귀족들에게 침실은 지배를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

잡초나 사초, 골풀 등을 깔아서 자던 잠자리에서 지금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침대들까지 침대만큼 첨단 기능을 갖추며 발전을 거듭한 가구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는 가구 가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생존과 죽음, 사랑과 성 등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욕구들이 충족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고조와 몰타의 고대 신전에서 발견된 침대 인물 조각상은 당시 사람들이 생각했던 잠과 꿈에 대해 생각들을 압축적으로 표현된 듯하기도 했다.

지금은 공주 침대라는 우스갯소리처럼 들리는 캐노피는 지금처럼 단순하게 장식용이 아닌 찬바람을 막아주는 실용적인 수단뿐만이 아니라 악마나 마녀 같은 존재를 막아주는 심리적인 보호 역할도 했다고 한다.

침대와 떼려야 뗼수 없는 관계가 바로 꿈이기에 프로이트의 등장은 너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꿈을 꾸고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작품을 쓴 것으로 유명한 작가도 있고,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꿈에서 본 과학자도 있다.

비틀스의 명곡 <예스터데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지금의 세계적인 감독으로 만들어준 <터미네이터> 등도 꿈에서 보고 만들어졌다고 하니 침대는 창작의 공간으로도 역사적으로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예전에 읽었지만 침대에 대한 부분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셰익스피어의 <십이야>에서도 등장했다는 대형 침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누군가와 침대를 공유한다는 것이 익숙지 않은 현대인의 시선에선 본다면 이상한 일이지만 링컨 대통령도 관할 지역을 순회하면서 재판할 때 수행하던 여러 명과 함께 잠을 자거나 한 침대를 사용했다고 한다.

고대의 왕이나 귀족들이 사용했다는 이동식 침대는 간이 접이식 침대라고 하니 지금 유행하는 캠핑용으로 사용해도 괜찮을 거 같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나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의 침실 생활은 당시 왕족들의 침실 활용과 조금은 유별난 그들의 생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존 레넌과 그의 일본인 아내 오노 요코는 침대를 시위의 장소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침대의 무한한 활용도가 기대되기도 한다.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침대와 침실이 역사적으로 어떤 시간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여러 문화와 여러 국가의 역사적 이야기들을 통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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