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
고명석 지음 / 청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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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의 표지를 보고 어린이용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어린이도 성인도 함께 재밌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푸르른 바다는 사실 이 책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바다는 평범한 인간은 평생 갈 수도 없으며 그저 티브이 화면으로나 만날 수 있는 심해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앞부분에 등장하는 심해의 동물들에 대한 것들은 이젠 너무 유명해서 대왕오징어 외의 심해에서만 살고 있는 물고기들의 신비로운 생태에 대해 들려준다.

지금은 어엿한 고교생이 된 조카가 좋아해서 선물했던 '니모를 찾아서' 의 니모는 암컷이 수컷으로 변하는, 그러니 니모에게는 아빠만 있었던 것이 의아했는데 사실은 이런 과학적인 부분이 근거를 두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심해 동물 중에 가장 큰 해파리며 머리가 투명한 물고기, 투명 오징어 등 신기한 바닷속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그 신비함에 빠져드는 거 같다.

반대로 아귀찜으로 먹는 아귀는 암컷에 비해 휠씬 작은 수컷이 암컷의 몸 안으로 들어가 다른 부분들은 전부 흡수되어버리고 생식기만을 남긴 후 번식을 한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아귀는 모두 암컷이라고 하니 번식을 위한 희생이랄까 생존방식에 대해 알고 나니 그 아귀가 더욱 신기해 보이는 거 같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힐링 포인트인 바다는 인간이 바다로 나아감으로써 많은 해양생물의 멸종을 초래했다.

가깝게는 독도에 서식하던 강치가 일본인들의 손에 사라졌고, 게임에서 그저 탐험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대항해시대를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 등의 스스로 '문명국'이라고 지금도 자부하고 있던 나라들에 의해 지금도 죄 없는 동물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서야 그 문명국들이 자신들에게 더 이상 돈이 되지 않게 되자 동물들의 보호를 외치고 있으니 그동안 희생된 돌물들의 영혼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어나 대구에 대한 이야기나 괴혈병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다른 책에서도 읽은 적이 있지만 여전히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생선이나 과일이 세계의 역사에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세상사의 신비로움을 느껴지는 거 같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다 알지만 물고기가 노아의 방주에 타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체라는 사실은 딱히 인지하지 못했다.

전에 바이킹의 유물을 책에서 본 적이 있지만 바이킹의 의미가 '협만에 사는 사람' 이라는 것은 몰랐었다.

영어의 요일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바이킹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도. 특히 수요일은 주신인 오딘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예전에 읽은 적이 있긴 하지만 북유럽 신화를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두고 싶어졌다

코로나 사태의 시작될 무렵의 일본의 호화 크루즈선의 이야기는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딱히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의 대처에 대해선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저자의 설명을 읽고 나니 이해가 갔다.

언젠가부터 만병통치약처럼 너도나도 먹고 있는 크릴 오일의 원료인 크릴이 지구의 이산화탄소를 바닷속에 가두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인간은 또 지구의 보호체제를 영양제를 먹기 위해 망가트리고 있는 셈이다.

바다의 항해 이야기에서 콜럼버스와 정화, 그리고 장보고가 빠질 수는 없을 것이다.

전에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스페인의 한 성당의 안에 잠들어있는 콜럼버스의 묘를 본 적이 있었다.

고국인 이탈리아에서도, 힘든 항해를 하며 충성을 했던 스페인에서도 그는 그 나라의 땅을 밟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정나미가 떨어져서 그의 무덤은 공중에 떠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지금은 동물보호를 외치며 대단한 선진문화를 자랑하고 있는 유럽의 나라들은 대항해 시대 이후 자신들이 발길을 닿는 곳마다 동물이며 원주민이며 모두 멸종시키는 재앙을 일으켰던 과거의 전적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개고기 문화를 여전히 비난하고 있는 그들에게 '너나 잘하세요~' 금자 씨의 친절한 한마디를 전해주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대항해가 인간에게 미친 여파가 세계의 식민지화였다면, 동물 생태계에 미친 후폭풍은 종의 멸종이었다.'

다양한 생선들이 양식이 되는 요즘 양식과 자연산의 가격차는 어마어마하다.

당연히 자연산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선은 꼭 그렇지만은 않고 하니 DHA 등의 영양가도 양식이 더 많으며 무엇보다 횟집의 수족관에서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하니 의외였다.

조선 최초로 나라밖을 여행했다는 문순득의 이야기나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도왔다던 어민의 이야기, 우럭에서 '보라'라는 단어가 유래했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게 된 이야기들이다.

통일신라시대 최초의 해양경찰을 만들며 다양한 활약을 했던 장보고에 대한 자료가 거의 대부분이 일본이나 중국의 것이라는 것과 장보고에 대한 지금의 처우 등을 비교해봐도 여전히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역시나 씁쓸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닌 한계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거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그나마 장보고의 입장에서 그 목적이 관광객일지라도 생전에는 전투를 하던 상대국이었지만 천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의 존재와 활약을 잊지 않고 기념해 주는 중국이나 일본이 고마울 거 같았다.

지금도 그는 자신이 신분의 차별밖에 할 줄 몰랐던 신라인으로 태어난 것에, 그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해 주지 않는 후손들이 원망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 것은 하는 수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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