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넘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설영환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텍쥐페리의 삶과 죽음을 넘어~

저자는 누구나 다 아는 사랑스러운 소년 '어린 왕자'를 세상에 탄생시킨 작가이다.

그가 세계 2차 대전 당시에 활동했던 비행사였다는 사실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 책에 실린 편지들 속에서 생텍쥐페리는 지금까지 읽었던 그의 작품들 속에서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물른 그의 작품들을 읽긴 했지만 어린 왕자와 우연한 여행자, 남방 우편기 등에서 느꼈던 온화하고 친구들과 가족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했던 따뜻하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느낌은 이 책 속 그의 편지들을 읽으면서 사실 완전히 바뀌었다.

삶에 대한 태도랄까 지금까지 느꼈던 생텍쥐페리가 살아있음을 행복하게 여긴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면 이 책에서의 그는 왠지 모르게 삶보다는 죽음을 지향하는 일본의 사무라이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가족들과 행복한 인생이 아닌 명예롭게 죽을 수 있는 기회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그는 업무를 뛴 정찰 중에 실종되었으니 자신의 원하던 결말을 이룬 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들 또한 어머니와의 관계가 그렇게 완만하지는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생각해보면 어린 왕자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등장하지 않았던 거 같다.

마흔이 넘은 성인 남자가 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내용의 편지를 가끔 등장해서 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람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말로는 전쟁이 싫어하고 빨리 끝나기를 원하는 것 같지만 책 속의 그의 편지들을 읽을수록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책에서 등장했던 그의 친구 기요메의 죽음으로 인해 그에게 있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더욱 모호해진 거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내용은 주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생텍쥐페리의 편지들과 그 편지들이 쓰여진 배경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어린 왕자와 우연한 여행자 등 전에 읽었던 그의 작품들을 다시 읽는다면 더 이상 그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로만 느끼지지 않을 거 같아 조금은 서운한 느낌도 들었던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