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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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저자보다 번역을 류시화 님이 했다는데에 관심이 갔다.

시집, 특히 생존하는 한국의 시인의 책을 교과서에 등장하는 것 외에 읽은 유일한 시인의 시집이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이었다.

그전까지 나에게 시인은 특히 현대 시인은 '그저 사랑 노래나 하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불교의 교리에도 조예가 깊은 이 시인의 글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의 현대 시인의 시도 이런 시가 있구나~ 하고 나의 편협한 독서 세계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었다.

'나는 나'

하지만 이 책에서의 저자의 글대로 스스로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현대인의 많은 숫자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있다는 뉴스나 기사 등은 이미 너무 오래전부터 읽어서 그리 이슈거리도 아닌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 책의 저자가 구분하는 심리학적 6가지 유형은 고아 유형, 방랑자 유형, 전사 유형, 이타주의자 유형, 순수주의자 유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법사 유형이라고 한다.

고아 유형의 글을 읽다 보면 현실이라는 지옥에서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마치 절의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사대천왕의 발에 깔려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한 조각들과 겹쳐 보였다.

'심리적 추방자' 라는 이 유형은 딱히 특정인 유형이라기보다는 힘들 때 누구나 때때로 고아 유형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사실 각각의 유형들의 특징이나 성향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환경에 따라 각 유형이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6가지 심리적 유형 중 어떤 것이 낫다 못하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반에는 최악은 고아 유형 같았고 가장 이상적인 유형은 마법사 유형이 아닐까 잠깐 생각했다.

앞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의 유형을 이해하는 것이 자신의 삶과 화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유형마다 장단점을 이해할 수 있었고, 스스로에게 어떤 유형이 기본으로 깔려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스스로의 유형에 대한 호기심과 그저 오랜만에 류시화 님의 글을 읽고 싶다는 막연한 의지에서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문득문득 심리학 책보다는 불경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대해 갖고 있던 기존의 불평들이 알고 보면 스스로의 마음에 달렸다는 원효대사의 일화가 생각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떤 유형일까~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때때로 등장하는 내 안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어떤 유형을 지양하고, 또 어떤 유형을 끌어올리는 것이 나을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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