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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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다 읽고 나니 역시나 바로 속도가 붙었다.

다이스케가 시즈나를 미행하다 우연히 본 도가미 마사유키를 보고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에 봤던 그 남자라고 확신하고 형에게 이야기한다.

1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정확하게 기억한다며 도가미 자신들의 부모님을 죽이고 하이라이스의 비법을 훔쳐 간 것이라는 말에 고이치도 수긍을 한다.

고이치 역시 시즈나의 이야기에 의구심을 가지고 도가미정의 본점에서 하이라이스를 먹어본다.

아주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역시나 아버지의 하이라이스에서 조금의 변화를 준 것뿐이라는 것을 느낀다.

아버지만 알고 사용했던 노포의 간장을 사용한다는 점과 다이스케의 확신에 찬 증언 하지만 이런 심증들만으로 경찰이 움직여 줄리가 없다는 것 또한 고이치는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게다가 시즈나는 부모님의 원수일지도 모르는 도가미의 아들인 유키나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동생들과 계획을 짜서 경찰이 도가미쪽으로 가도록 유도하기로 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에 도가미의 지문을 묻히고, 예전 도가미정이 시작했던 가게의 2층에서 부모님의 유품이 발견되었다는 증거를 조작한다.

범인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런 세세한 내용들이며 주인공들의 심리적 변화 등은 역시 책으로 읽는 것이 더 실감이 나는 거 같다.

도가미의 집에 아버지의 유품인 아라카게의 레시피 노트를 숨겨두고 경찰이 이를 발견하게 하려던 시즈나의 계획이 실패하고 유키나리에게 들키고 만다.

모든 것을 망쳤다는 절망에 빠져있을 때 유키나리에게 연락이 왔다.

아라카게의 레시피 노트를 본 유키나리는 도가미정의 요리들이 모두 그 레시피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된다.

존경하던 아버지의 실체가 살인자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지만 이 노트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다이스케가 사건이 있는 날에 본 도망치던 남자는 도가미가 맞았지만 그는 아버지의 레시피를 돈을 주고 구매했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던 범인에 대한 증거~

어린 시절 고이치가 말했던 우산은 부모님을 죽인 범인의 것이 아닌 도가미의 것이었고 경찰로 현장에 온 범인이 자신의 것인 줄 알고 지문을 닦았던 것이다.

고이치에게 의지가 되어주었던 나이 많은 형사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에 난다.

심장병이 있던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삼 남매의 부모까지 살해했지만 결국 그 아들은 수술을 받았지만 죽고 만다.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자식들을 만나면서 도대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이치가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눈치채자 고이치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자살을 해버린다.

경찰서에서 발견된 그의 유서에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이치 일행이 한 증거조작 또한 자신이 한 일이라고 쓰여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지도 않고 멋대로 죽어버린 것이다.

드라마를 봤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죽음'이 결코 속죄도 아닐뿐더러, 유족이나 피해자에 대한 사죄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자신이 행한 범죄사실로 인해 앞으로 겪게 될 고충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선택한 편안한 도피처일 뿐이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에 도가미 유키나리가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하는 옮긴이의 글에 의아했다

드라마를 볼 때도 소설을 읽을 때도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리아케 삼 남매도 도가미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그런 바른 생활 사나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에 아리아케 형제에게 시즈나를 받아주는 조건으로 그가 제시한 일은 물른 정의로운 일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부모 잘 만난 덕분에 세상 험한 꼴 안 보고 자란 도련님의 자기만족 같다는 생각이 들어 유키나리라는 인물에 대한 무관심이 비호감을 바뀌어 버렸다.

살해 사건이라는 끔찍한 사건으로 부모을 잃고 보육원에 보내진 삼 남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묘사가 전혀 없다는 것 또한 이 소설을 매력인 거 같다.

어른이 된 그들이 왜 지금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암담하고 답답한 부분은 아예 과감히 건너뛴 것은 읽기에 휠씬 수월하게 해준다.

이 작품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작품인 "악인'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진짜 악인은 없다.

그냥 그때 그 상황에 처했던 그들의 악연이 있을 뿐이고 저자는 말하고 싶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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