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산책.

로마 산책 - 이탈리아 문학가와 함께 걷는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가와시마 히데아키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2월

저자는 로마에서 괘 긴 시간을 유학 생활을 일본의 한 노교수님이시다.

로마에 대한 책은 역사, 예술, 소설, 에세이 등등 그동안 참 다양한 분야와 주제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서

왠만큼은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로마 산책'이라는 책도 로마에 대한 에세이 중 하나라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서명은 '로마 산책'이지만 이 책은 그저 산책을 하듯이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다.

일단 저자의 전공이 '이탈리아학' 이탈리아학이 어떤 학문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도시의 건물이며 유적들의 역사며 건축학적인 이야기 등등을 읽으면 사실 너무 상세해서 일반인으로서는 이해가 힘든 이야기들이 많다.

양도 얼마 되지 않고 책의 사이즈도 아담해서 그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정도를 생각한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로마의 역사나 예술 등에 대해 괘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음에도 저자의 전문적인 설명에는 "이런 것까지~~" 하는 생각들도 들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특히 건물의 이름이나 유적지의 이름 등에 사용되는 이탈리아어의 뜻이나 유래에 대해서 알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교황 식스투스 5세인 거 같다.

교황이라면 메디치 가문의 '레오 10세" 처럼 유럽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가문의 지원을 받고 자신도 가문의 영광을 높이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받으면서 교황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식스투스 5세에 대한 이야기는 교황에 대한 책을 읽을 때 잠깐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가 평민 그것도 가난한 빈민가 출신의 교황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이 각인되는 거 같다.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빈민가 출신으로 오다 노부나가의 신발을 담담하는 신하에서 쇼군의 자리에 오른 전지적인 인물로 일본에서 존경받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저자인 노교수의 글에서 왠지 모르게 식스투스 5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일본인들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한 그것과 겹쳐 보이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이 책이 읽기가 힘들었던 이유가 항상 로마의 과거, 역사 속의 로마만을 로마로 생각했지 현재의 로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었었기에 저자와 저자의 친구들이 들려주는 로마의 근현대의 모습들은 낯설기만 했던 거 같다.

또한 저자가 예시로 들려주는 로마나 이탈리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본인들도, 그 일본인들의 견해도 낯설기만 해서 이 책을 읽는데 힘든 점으로 작용한 것도 있는 거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저자의 소개로 인해 그동안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이탈리아와 로마에 대한 책들을 알 수 있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찾아서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았다.

저자와 저자의 유학시절 친구들처럼 역사 속의 로마가 아닌 생활 속의 로마를 직접 두 발로 산책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행복할 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