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운명을 바꾼 약의 탐험가들
도널드 커시.오기 오가스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지만 약을 먹어야 하니 밥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아마도 요즘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가장 흔한 감기약부터 나날이 늘어가는 각종 영양제들이며 매일 챙겨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수많은 약을 먹기 위해 식사를 챙겨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하루라도 약을 먹지 않았던 날이 언제였던지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만 같다.

영양제 외에도 거의 매일 먹고 진통제며 이제는 특별하지 않은 아스피린 등 참 많은 약을 먹고 있지만 그 약들이 어떤 식으로 태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야 제약회사의 연구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우리가 지금 복용하고 있는 수많은 약들이 계획적인 연구나 실험 등에 의해서가 아닌 우연에 의해 발견된 약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가장 오래된 약으로 지금은 '마약' 이라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양귀비에서 생성되는 아편은 진통제로 그 사용이 인류사에게 가장 길다.

아편 자체가 단순한 향정신성 의학품이 아닌 혈관병 치료에 사용되는 파파베린 등의 여러 가지 물질이 혼합된 복잡된 활성물질의 혼합물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아마도 이 책에 실린 약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탄생 비화를 가진 약이 페니실린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라 별로 흥미를 못 느끼면서 읽었는데 페니실린에 대한 이야기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도 알 수 있어 재밌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먹고 있는 약들이 우연에 의해서든, 연구에 의해서든 누군가의 노력과 행운에 의해 발견되었고, 또 지금의 형태로 발전한 것은 대단한 일인 거 같다.

피임약을 만든 이가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 신자였다는 것은 조금 의외였지만 많은 임신과 유산으로 일찍 숨을 거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마취약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 읽었던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지만 새로운 약을 만든다는 것은 오랜 시간과 우연,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단순히 약의 역사나 약을 만든 사람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읽었지만 약 자체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약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을 읽으면서 당시의 세계 역사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하나의 약이 약으로서 인정을 받고 일반 사람들이 평범하게 복용하게 되기까지 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처음의 목적이 아닌 우연히 발견된 효과로 인해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약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은 언제 읽어도 역시나 재밌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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