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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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나 우연히 저자의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글배우" 라는 저자의 이름은 몇 번인가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낭만이나 자기 연민에 대한 에세이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 나에게 그저 유명한 작가인가보다에서 끝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자의 첫 책을 읽을 당시 나는 많이 힘들었던 거 같다.

무엇이든 첫 시작은 책으로 시작하는 평소의 버릇대로 나는 자신에 대한 위로도 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마침 저자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아픔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은 나에게 '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항상 책을 읽을 때 '이해'를 우선적으로 하는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공감'은 내게 그저 이해의 한가지 방법 중 하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해가 되었다고 눈물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저지의 글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이 고였고, 책 읽기를 멈추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그 글귀가 마음에 사무치고 아파서 그냥 주저앉아 울어버리기도 했다.

타인의 시선을 유난히 의식하는 사람들은 자의식이 강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자의식이 아주 약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자의식이 강한 타인의 시선 같은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은 타입이라서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였다.

항상 주변의 시선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를 걱정하고 행여나 약해 보이는 틈이라도 보일까 노심초사하며 남들은 신경도 쓰지 않을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 써서 행동하는 성격이었다.

주변에서 보는 냉철함은 나의 이런 노력으로 만들어진 나의 외형이었다.

하지만 나 역시도 그런 나의 외형을 진정한 나라고~ 이게 맞는다고 생각하며 더 강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세우며 살아왔고, 그렇게 살고 있다.

자존감은 낮은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원인을 말해주는데 괘 아프다.

"자존감은 나와 나와의 관계입니다. 나와 내가 관계가 좋지 않아서입니다."

계속 모른 척하면서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떠났으면 좋은 정도로 아픈 부분을 저자는 괘 앞부분에서 훅 찌른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것에 괘 능숙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에게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나를 알아갈 시간.

- 생각해보니 무슨 일이든 시작 전에 관련 책도 읽고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를 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이런 공부는커녕 데이터 하나 제대로 모은 적이 없는 거 같다.

정작 나는 나를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이해를 바란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내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해봐서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운 거라고.

무기력이 정말 무섭고 힘든 이유는 자책 때문이라는 글에 눈길이 멈춘다.

너무 잘 하려는 마음 대신 그냥 만나러 간다 생각하고 하면 좋은 거 같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 이 글대로 만나러 간다고~ 만나다 보면 잘 알게 되고 더 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일단은 시작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당신에게 중요한 건

당신이 지금 걱정해도 달라질 게 없는 일이 아니라

당신이 지금 집중해서 한다면 변하고

달라질 수 있는 일들입니다.

- 전에 읽었던 혜민 스님의 책에서도 그 외에도 많은 책에서 하는 조언이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또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내가 바뀌기로 마음 먹었다고 하면

진짜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

왜냐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휠씬 더 어렵다.

내가 바뀐다는 건

- 이 책에서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구절이 아닐까 생각되어 *표까지 해두었다.

다음에~ 하고 미루기엔 이젠 그다음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 이 순간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가장 답답할 때는

그냥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입니다.

- 그렇다.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사람은 가장 답답해하고 결국 그 무기력함에 자신을 내던지고 결국은 절망하고 최악의 결말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내가 나를 믿고 실천하면서 실수와 실패를 통해

얻는 것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 나 역시도 저자처럼 이 사실을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야 알게 된 거 같다.

과거에 놓친 것들은 하는 수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일단 해보기로 하자.

스트레스를 말하는 부분에서는 언젠가 친구에게서도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하든 내 할 도리를 다하고 아니다 생각이 들면 그때 그만해도 된다고~

가장 힘든 사람은 자신을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잘난 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반대라 의아했지만 생각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가는 거 같았다.

인격이란 그 사람의 높이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열등감이란 스스로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높이를 나타냅니다.

인격의 높이를 높이고

열등감의 높이를 낮추기 위해서는

당신이 타인을 나와 같은 소중한 높이로 바라보고

거기에 맞는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 인격이 낮은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에 상처받는 것은 아프긴 하지만 굳이 따진다면 한심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냥 그들의 인격의 수준이 거기까지 인거니 그런 인격을 상대하느라 자신의 인격을 낮추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

지나고 보니

말할까 말까면 그냥 말하지 않는 것이 게 좋고

꼭 말해야 될 건

용기 내서 말하는 것이 좋았다.

- 말하지 않는 것이 어려울까 말하는 것이 어려울까? ㅎㅎ

용기 내서 말하는 것이 어려울 거 같다.

말하지 않는 것은 상대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지만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일테니 괘나 힘든 일인 거 같다.

당신에게 밤이 찾아오면

어둠의 두려움보다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 몇 달 전에 읽었던 영어 명언집에서도 비슷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Two man looked out from prison bars, One saw the mud, the other saw stars'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나는 밤이 찾아오면 어둠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던 거 같다.

안되는 일에 노력을 쏟느니 도전도 실패도 하지 않은~ 하지만 별을 바라보고 희망을 찾는 사람만이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생각 쓰레기통~ ㅎㅎ

나 역시도 컴퓨터 배경화면에 있는 휴지통처럼 내 머릿속에도 그런 휴지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고 지금도 그렇다.

휴지통에 버리고 '삭제'를 누르면 영원히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그런 쓰레기통을 꼭 내 머릿속에 하나 만들어두고 싶다.

해야 될 말과 하지 말아야 될 말이 있고, 상대방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 또한 자신의 착각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아픔들을 정면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가끔 그것들이 너무 아파서 읽던 책을 두고 멍하니 다른 곳을 바라보기도 했고, 아팠던 기억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눈물이 고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아픔에 주저앉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들을 극복하며, 보다 발전적인 자신을 만들 수 있는 방법들에 조언해준다.

처음엔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 조언들이,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거나, 막상 닥쳤을 때는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 기회에 다시 그 조언들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들어서 꼭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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