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 - 맛깔나는 동서양 음식문화의 대향연
신재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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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좋은 식당에서 먹는 식사를 잘 대접받았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누구나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식사의 형태가 집밥,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거 같은 밥상이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 되었다.

단어조차 낯설던 '집밥'이라는 이 단어는 이제는 그리움과 따뜻함을 품은 단어로 버젓이 자리 잡은 거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세계의 다양한 집밥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들과 식재료들의 역사를 통해 그 나라의 사람들이 특히 서민들이 겪은 역사를 알 수 있어 흥미진진했다.

특히 저자가 요리를 직접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요리나 식재료에 관련된 저자만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재밌기도 하고 또 공감이 가기도 해서 더욱 기억에 남는 거 같다.

요즘은 많이들 사용하는 '셰프' 라는 단어는 프랑스의 요리사이자 요리연구가인 '오귀스트 에스코피에'가 쓴 '요리안내'라는 저서에서 주방 책임자를 '쉐프 퀴지너'라고 명명하면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준다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주겠다 .' 한 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 말은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 이라는 미식학을 학문으로 발전시킨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한다.

새해가 되면 우리집은 우리집 무농약 쌀로 떡국을 뺀다.

방앗간에 불린 쌀을 가져가 하얗고 긴 가래떡을 뽑아와 바로 먹기도 하지만 요즘은 구워 먹거나 나중에 떡볶이를 해먹을 떡을 냉동실에 얼려두고 나머지는 살짝 말린 후 납작하게 썰어 며칠을 더 말린 다음 냉동실에 보관해둔다.

떡국이나 떡만둣국을 먹기도 하고 경상도 특유의 음식인 갱시기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쌀이 많이 나는 남쪽의 떡국과 꿩을 넣은 만두를 넣은 만둣국을 먹는 북쪽이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면서 두 지방의 사람들이 만나서 떡만둣국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하니 신기했다.

떡국이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그 역사는 정말 긴 거 같다.

대한민국과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김은 고려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양식법이 보급된 것은 400전이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군의 포로로 잡힌 미국인들에게 배식으로 김이 나오자 자신들을 괴롭히는 가학행위의 하나라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소금이 '小金' 천일염이 아닌 바다를 솥에 넣어 끓여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만드는 자염으로 만들기도 힘들어서 이 이름이 와닿았다.

천일염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세계의 소금의 90%는 암염이고, 루마니아는 '로마인의 땅'이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게 된 역사에도 소금이 관련이 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유명한 잘츠부르크의 '잘츠' 소금이라는 의미라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말이다.

발효식품으로 세계에서도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김치는 원래 버드나무로 만든 통나무 김칫독을 사용했으며 붉은 김치는 1700년대 후반부터 먹었다고 한다.

김치냉장고 브랜드 중 하나인 '딤채' 가 김치의 고어인 '침채-딤채-김치'에서 유래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기르는 개는 '개 견犬' 자를 쓰고 식용으로 먹는 개는 '개 구狗' 를 쓴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 정도로 개는 식용으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고 한다.

중국 광동성은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개고기 소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여름의 대표 음식이 된 삼계탕은 원래 계삼탕으로 등장했고, 1960년대 '고려 삼계탕' 이란 이름으로 명동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인삼과 산삼의 과학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조금은 의아했다.

이름이 재밌어서 눈길을 끄는 태국 요리의 대표적인 요리는 뚬얌꿍과 팟타이가 있다.

'팟'은 볶음 요리라는 뜻이고, 똠은 수프라는 의미이며, 꿍은 새우라는 의미라고 하니 주문시에 이 의미를 알면 실패를 면할 수 있을 거 같다.

스페인의 핑거 푸드인 타파스는 원래 술잔을 덮는 빵조각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푸아그라와 송로버석, 캐비아를 서양의 3대 진미를 뽑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한다.

끔찍한 푸아그라의 생산방법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읽을 때마다 그 끔찍함에 경악하게 되는 거 같다.

다른 것도 먹을 것이 많은데 굳이 그렇게 거위를 괴롭혀서 먹어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늘 같은 거 같다.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세계 최초의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치당에게 유대인과 장애인 등은 동물보다 가치가 없었나 보다

반추위를 가진 동물만이 풀을 먹고 고기와 우유를 생산할 수 있어서 가축화에 적합했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잘 익혀야 하지만 소고기는 불만 데면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덜 익은 소고기에서 검출된다는 식중독균인 O-157을 생각한다면 소고기도 잘 익혀서 먹는 것이 안전할 거 같다.

맥도널드의 창업주인 맥도널드 형제에 의해 '요리하는 주방에서 조립하는 주방'으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150년간 토마토가 성경에 등장하는 '선악과'라고 생각되어 식용으로 먹지 않았다고 하니 그 당시 토마토를 먹지 한 사람들은 지금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명한 피지 브랜드인 피자헛의 의미가 피자 원두막이라는 의미이며, 1958년 피자계의 맥도널드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소울푸드가 사회에서 소외된 집단의 음식이라는 이야기는 조금 의미심장한 거 같다.

야식의 대표적 주자인 족발이 중국에서는 국수와 함께 무병장수를 의미하며 생일상에도 올라가는 음식이라고 하니 그 의미의 이유가 궁금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찜. 유럽에서는 구이, 동남아시아에서는 튀김으로 족발 요리를 통해 세계의 지역별 조리 특성도 알 수 있어 신기한 거 같다.

'오이 포비아' ㅎㅎ 나 역시도 오이를 좋아하지만 동생이 오이를 끔찍하게 싫어해서 저자의 이야기에 많이 공감하고 웃었던 거 같다.

동생도 수박과 참외를 먹지 않아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오이 포비아들의 공통점이라고 하니 이해가 갔다.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는 재밌는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도 알게 되고

역사적 인물들과 요리의 관련 에피소드로 읽을 수 있어서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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