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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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벌써 10년 정도 시간이 지난 거 같다.

한때 세계 명문 대학의 명강의들이 책으로 나와서 괘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다.

나도 그 시절 하버드 명강의 "정의란 무엇인가" 를 시작으로 이름만 들었던 세계 대학의 명강의를 읽었다.

그리고 그 많은 책들의 정점에 이 책에서도 등장하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가 있었다.

일본의 어느 대학에서 신부님이 강의하신 '사학', 죽음학이라는 책도 읽어서인지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들을 읽을수 있어 괘나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교수님들이 쓴 책도 괘 읽은 거 같다.

하지만 서울대학교에 죽음을 주제로 한 강의가 있다는 것도 그 강의를 이렇게 책으로 읽는 것도 처음이다.

특히 부검의가 쓴 책이기에 더욱 호기심이 끌었던 거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시들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학대당하다 죽임까지 당한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아이를 방치, 학대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신들의 죄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부모들의 행태는 정말이지 가관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베드셰어링'의 빈도가 높아 수면 중에 아이들이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방치나 학대를 당하다가 죽는 경우보다는 적어도 이 경우가 낫다고 해야 하나~

힘없는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정당한 책임조차 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 더욱 기분이 안 좋았다.

상속에 있어서 중요시되는 언제부터 사람으로 인정되는지도 민법과 형법이 기준이 다르다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죽음은 공포와 심판의 대상이 아닌 개인의 아름다움이나 순수로의 회귀로 인식되고, 오히려 살아있는 현실이야말로 지옥으로 묘사되기도 했다고 하니 현실이 지옥이라는 설은 괘 오래전부터 있었던 거 같다.

죽음에 대한 과학적 정의는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나 운동성은 감소하고 약해져서, 결국에는 대사 기능도 영원히 없어지는 것' 이다

장기사의 종류에는 뇌간의 기능이 종지하는 뇌사와 심장의 박동이 종지해 결국 개체가 죽는 심장사, 호흡정지가 먼저 나타나는 폐사가 있다.

자연사란 법률적으로 병사를 의미하며, 질병이라는 내인적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다.

지금은 엄연히 죽음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뇌사로 인한 논란이 시작된 것은 1967년 남아공의 한 의사가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후부터였다고 한다.

죽음을 병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그저 편리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죽음을 타자화시킴으로써 죽음과의 거리를 두고, 죽음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에 남아있기 위한 심리적 안정감을 위한 것이라는 것은 생각된다.

'죽음의 의사' 라고 불리는 잭 케보키언의 이야기는 환자를 살리는 것도 의사의 의무지만, 환자로 하여금 원하는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하게 도와주는 것도 의사의 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칼 세이건 예일대 교수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자살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자살에 대해 오해 중 가장 많은 것이 '충동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번잡한 대도시일수록 자살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로토닌이 부족한 원숭이는 자해를 하는 반면 세로토닌을 보충할 수 있는 '트립토판' 이 들어있는 달달한 음식을 먹게 한 원숭이는 자해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스트레스가 쌓일 때 달콤한 음식을 먹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셈이다.

언젠가 어느 책에서 '외국인들은 기분이 좋을 때 술을 마시지만, 한국인들은 기분이 나쁠 때 술을 마신다.'라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술은 뇌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기분이 좋아지는 한편 우울감을 증폭시킨다고 하니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술을 찾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아톨 가완디 교수의 저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만 계획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죽음 역시도 계획이 필요하며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죽음과 그 후를 준비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삶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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