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망국의 신하에서 일본 경제의 전설이 되기까지
시부사와 에이이치 지음, 박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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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현대사에서 유명한 인물들은 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봤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시대는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의 검심'과 비슷한 시대이기도 하고 또 이 책에서 잠깐 등장하는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책에서 읽었으며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도 괘 밀접한 관련이 있어 관심 있게 공부했던 시기도 있어서 더욱 이 낯선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도쿠가와 막부의 말기 작은 시골 마을의 중간 지주 정도의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는 다른 통찰력이 있었던 거 같다.


그 시절의 젊은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혈기왕성했듯이 그도 뜻이 맞는 지인들과 막부를 무너트릴 반란을 계획한다.

하지만 아무리 깨어있다고 해도 10대의 소년들이 계획한다고 그렇게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이라고 가능했을 리가 없다.

그의 눈에 고지식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아버지는 그의 가문과 가문의 사업에만 열중하라고 하지만 그는 이제 자신이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또 자신으로 인해 집안에 피해를 줄까 두려워한다.


체계적인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본능적으로 이미 부패한 막부에 대한 비판과 자신의 이상을 필요한 인맥을 관리하는 등 나름의 계획을 하나둘 이뤄간다.

막부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지만 집을 나온 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의미한 죽음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도쿠가와 막부의 지류인 한 가문의 수하로 들어가게 된다.

아이러니하지만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과 시대를 읽는 그만의 지혜로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자신의 상관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내기도 하면서 승진을 한다.


하지만 그의 이런 생각과는 상관없이 그가 모시는 주인이 도쿠가와 막부의 마지막 쇼군으로 임명되고 그는 자신이 타도하려고 했던 막부의 신하가 된다.

자신이 힘들 때 알아주고 모신 주군이 쇼군이 되고 자신 또한 어제와는 다른 막부 내의 괘 지위가 있는 신하가 되자만 회의감이 든다

막부를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운 좋게 해외로 떠나는 상관의 수행원이 되어 그 당시 일본인으로서는 드물게 해외로 나가게 된다

프랑스로 상주하면서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니며 다른 나라의 상황이나 정책 등에 대해서도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통해 그의 비상한 머리는 이제 세계에 대한 통찰력까지 구비하게 된 셈이다.


프랑스에서 장기 유학을 할 생각으로 이것저것 계획을 짜고 있을 무렵 모시고 온 주인이 상속을 위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떠날 때의 자신과 이제는 확연히 달라진 자신을 느끼고 자신이 배운 것을 일본 국민을 위해 써야겠다는 생각에 시골마을에서 작은 일을 시작하지만 이내 그의 능력을 높이산 메이지 정부의 부름을 받는다..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대의를 위한다는 생각에 수락한다.


지금으로 치면 재정부, 문무성에서 일을 시작하지만 게획도 없는 예산으로 마구잡이 재정을 펼치는 정부의 고위 관리들과 마찰은 피할 수가 없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어린 시절부터 장사에 재능을 보였을 정도로 이재에 밝은 데가 막부와 해외에서의 많은 경험까지 한 그의 눈에 당시의 관리들이나 정부 운영은 말도 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결국 자신의 상사와 함께 퇴직을 하게 되고 자신들의 생각을 신문을 통해서 밝히지만 그 결과는 힐책과 벌금이었다.


그가 신문에 낸 글을 읽으면 지금부터 100년 전의 글임에도 지금의 정부를 두고 하는 이야기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다.

정책의 수행이나 나라의 재정에 대한 이야기며 관료들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정신 상태를 말하는 부분 등 며칠 전에 읽었던 '좋은 정부"라는 책에서 등장하는 내용들과도 상당히 비슷한 내용이라 어이가 없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가 왜 피터 드러커나 이병철 회장의 롤모델이 된 건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거 같지만, 그가 문무성을 나온 뒤에 활약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는 알 수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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