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프리즘 -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여섯 가지 조언
최인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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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여섯 가지 조건~" 이라고 인쇄된 글귀는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거 같다.

어차피 내일이라고 딱히 어제보다 더 나아질 것이 없다는 것을 머리로도 알고 있지만 막연한 기대를 하고 그 기대를 '행복'이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 달 전에 읽었던 저자 중 한 명의 저서인 "굿라이프"의 내용도 어쩌면 이것과 관련이 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공격하는 악마의 이야기는 인간을 타락시키는 가장 효과적이고 무서운 방법이라고 한다.


23쪽에 있는 '나쁜 삶의 위한 10계명' 중 특히 눈에 띄는 1번과 2번 조항은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한 것들이고 또한 그것이 현실이지 않냐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답답한 것도 사실이었다.

나머지 8가지는 명백하게 나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 뉴스 속에 등장하는 사건사고들을 보면 그것들마저도 현실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 같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며 스스로 위로했지만 저자는 이 질문을 바꾸어보라고 한다.

'사람이 어떻게 남이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는가?' 로 말이다

젊은 나이에 어마어마한 자산을 갖고 있는 페이스북의 창업자가 자산의 99퍼센트를 기부한다고 하는 이야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좋은 일을 순수하게 좋게 보지만은 않는다는 이야기를 보니 사실이지만 씁쓸해진다.

타인의 좋은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뭔가 숨겨진 속셈이 있을 거라고 보는 시선은 개인의 문제라고 하기보다 사회적인 정서라고 하는 편이 맞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공동체를 위해 좋을 일을 한 사람들은 처벌하는 현상은 역사책 속에서도 보면서 한편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런 현상은 '반사회적 처벌'이라고 한다.

이는 그 일을 한 사람에 비해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현실에 대한 반감이라고 한다.

모든 사물의 정체성이 생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고정, 결정되어 있다는 시각을 심리적 본질주의라고 한다.

누군가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은 정상적인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했지만, 공감은 특정한 무언가에 또는 누군가에 우리가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고 이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맹점이 생긴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한 거 같다.


그저 따뜻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던 공감은 편파적이며, 감정이 개입되면 인종과 민족이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반군들이 어린아이들의 팔다리를 자르는 잔혹한 짓을 하는지에 대한 답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사실인 거 같아 더욱 끔찍한 느낌이 들었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동정과 공감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고, 공감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동정과 공감 중 공감이 더 옳다고 생각했는데 그 숨은 의미를 알고 나니 공감보다는 동정이 더 인간답고 따뜻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처럼  "다름=틀림'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고가 가득한 곳도 세상에 없을 것이다.

보티첼리도 에디슨도, 다빈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더라면 그들의 이름은 역사책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뿐더러 그들의 인생도 비참 그 자체라고 누군가가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물른 나 역시도 이 사실에 동감한다.

지금은 르네상스 미술의 극치라고 누구나 알고 있는 보티첼리의 작품들이 500년간 그 가치를 모른 채로 지냈다는 것도 한 영국인이 그 가치를 발견함으로 지금 우리가 그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신기한 이야기였다.


동성애는 인간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쥐가 개체수를 조정할 때 동성애를 한다고 하니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명한 판단을 위해 의식적 자각 형성되는 마음과 행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뇌졸중으로 인해 언어를 이해하는 뇌의 부분이  손상되는 것을 '베르니케실어증'이라고 명명한 것을 처음 알았다.

스스로의 기분과 행동에 납득할 만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지어내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한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범죄자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원인이 자신의 정신병을 핑계로 삼는 것이다.

머리를 다친 환자를 경우로 하더라도 그들의 범죄율이 100%가 아닌데도 다른 나라에 비해 대한민국의 법은 이런 핑계를 대는 가해자에게 유난히 다정하고 친절한 거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피고가 전전두엽 병변환자라고해도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를 미국의 유학에서 느낀 부분을 말하는 이야기에서 미국인들은 말을 하면서 도움을 받고, 한국인과 동남아시아인들은 말을 하면 생각에 방해를 받아서 학교나 사회에서 다른 행동을 보이게 하는 원인이라고 한다.

동양인이 상호의존성이 강한 이유 중 하나가 쌀을 재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도 있다고 해서 그럴 듯하게 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심리학이 전세계 인구의 15%에 불과한 서구의 백인 남성을 모델로 연구한 것이라고 한다.  

많은 동양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비정상인듯 보이고 차별을 당하는 것도 이런 15%에 불과한 이들이 '정상'이라는 기준에 의해 이루어진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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