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지음, 박선령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티브이에선가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내가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맞혀봐~" 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심리학을 전공하면 독심술을 하는 줄 아는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물른이고 심리학 책 몇 권 읽었다고 하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맞혀보라는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그땐 웃었지만 솔직히 "너 또라이야~" 또는 "당신 싸이코패스같아~"   라고 답해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던 적도 있었다. ㅋㅋ


하지만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비밀이 아니라 심리학인 듯 보이지만 결국은 과학의 영역에 있는 문제들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었다.

기묘한 심리 실험이라고 하지만 이중 몇몇은 이미 괘 오래전에 다른 책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 것도 있고, 처음엔 낯선 듯하다가 읽다보니 결과와 원인까지도 기억이 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모나리자 이야기나 무지개의 이야기, 트럼프의 이야기처럼 신선한 소재들도 괘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조금 충격적이기까지 한 카카포라는 앵무새의 존재의 이유에 대한 물음은 그 새의 생존방식이 우리의 눈에서 한없이 허술하기 때문일 것이다.

평화로운 시대에 맞춰 진화한 이 새는 너무나도 많이 변한 생활환경에 전혀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이 새를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에 대비하며 결국 개체 수가 나날이 줄어가는 이 새처럼 인간도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인간이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설은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 이미 답을 얻었고, 만화나 영화 속 해적들이 안대를 하는 이유에 대한 가설로 어두운 갑판 아래서의 전투를 위한 대비라는 것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싸한 거 같다.


폭포를 보다가 다른 물건이나 누군가의 얼굴을 보면 위쪽에서 흘려내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폭포 착시'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신기하기만 했다.

보상이 적을수록 더욱 헌신적인 이유는 아마 자신의 행위가 보상이 아닌 스스로의 본성에 의한 것이라는 자기만족이 물질적 보상을 이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되기도 했다.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당신의 생각은 이미 바뀌었다."라고 말만 하는 것이라고 하니 말의 힘이랄까 위력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는 거 같았다.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인 호메로스의 색맹설은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한 거 같다.

무지개의 7가지 색을 지정한 것인 위성사진이나 과학적 증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뉴턴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무지개의 보라색은 있을 수가 없다고 해서 어린 시절 내가 보라색이 없다고하면 나를 별난 아이로 생각하던 초등학교 시절의 그 무능한 선생님에게 말해주고 싶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ㅎㅎ

파란색과 청금석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읽은 적이 있지만 호메로스와 파란색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책들을 좀 더 찾아보고 싶어진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이 상대편인 존 매케인 후보를 공격할 때 사용했다는 방법은 우리 속담에 "뭐 눈엔 뭐만 보인다" 는 말이 딱인 거 같다.

수석 보좌관씩이나 되는 사람이 알아보지도 않고 남의 선행을, 악행 그것도 사생아, 불륜 이라는 소재로 만들다니 선입견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부분인 거 같다.

지금은 왕족들이나 부자들이 공부하는 이튼 칼리지가 가난한 소년들을 교육하기 위해 헨리 6세에 의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상황의 힘 부분에 등장하는 나치 전범 아이히만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인간의 나약함을 느끼게 하는 거 같다.


본인의 힘이 막강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외부 정보보다 자신의 직관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우리 사회의 문제로 뉴스를 장식하는 갑질도 결국 이런 것들의 결과물인가 싶다.

모나리자의 얼굴이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감정을 인지하고 모나리자의 앞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배신하는 미소에 속기 때문이라고 하니 꼭 한번 실물을 보고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는 원래 그렇다"라는 상식이라는 이름의 것들은 확증편향이라는 엔진을 가지고 있고, 상식에 대한 자신감 있는 허세가 심리학이 과학으로 발전하는데 방해한 가장 요소라고 하는 부분에서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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