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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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설명을 읽다가 왠지 낯익은 저자의 이름에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 역시도 철학하면 그리스 철학을 비롯한 서양철학과 주자학이니 노자니 하는 동양철학만 생각했지 동학을 철학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괘 많은 철학 관련 책을 읽었지만 그 어느 책에서도 동학을 다룬 부분은 읽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거 같다

철학의 시작이 전면적인 부정이라는 1강의 첫 줄에 시작부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나라들이 단순하게 경제력이나 군사력에서만 강국이 아니라 "철학적인 높이의 사유 능력"을 가진 나라들이라는 점에, 뒤에도 나오지만 선진국을 의미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된다


철학을 수입한다는 것이 생각을 수입한다는 것과 같다는 글에 멈칫했다

지금 나름 교양으로 읽었던 그 많은 서양 철학서들이 결국 그들의 생각을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과 왜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채 그저 지식 쌓기에 급급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1840년에 발발한 아편전쟁을 계기로 동양과 서양의 위치가 지금의 서양 우위로 바꾸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역사학자 토인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복수" 가 타인에 대한 단순한 분풀이가 아닌 "극복이고 자기 회복의 필수 과정"이라는 글에 처음엔 의아했다가 저자가 말하는 깊은 의미의 복수를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중국은 자신들에게 굴욕을 안겨줬던 서양에 대해 '복수'에 성공한 거 같아 부러워진다.

그들이 사용했던 마르크스-레닌주의는 단순하게 공산주의를 기호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당시 상황과 혁명의 유효성을 위해 선택한 서양의 첨단 철학이라는 점도 신선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추사 김정희에도 등장하는 다산 정약용이 이 책에도 등장한다

다산의 너무나도 낙관적인 일본에 대한 전망은 자신의 수준에서 모든 인간을 보는 그는 다방면에서 학문의 성과를 쌓았지만, 현실에 대한 감각은 별로 없는 이상주의였던 거 같다

일본과 아베 총리에 대한 막연한 저주와 증오보다는 그들의 움직임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도 잘 알 수 있었다.

철학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철학 이론이나 철학자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그들이 사용했던 시선의 높이에서 독립적으로 사유하고 행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기하학히먄 당연히 그리스 철학자들이 생각났는데 기하학의 시작은 이집트라고 하고 이집트에서 기하학은 학문이 아닌 구체적인 활동에만 그친 것이라고 한다.

진리의 터전은 구체적인 세계인데, 만들어진 이론을 진리로 착각한다는 점도 생각해보니 공감이 갔다

시대를 건너가는 가장 높은 차원의 시선이 철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말했다는 조선의 특색이 도덕과 주의에 매달리는 노예의 특색이라고 하니 그 특색이 지금의 대한민국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 같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책임성 있는 '나" 가 아닌 "우리"로 존재하며 제3자적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 또한 대한민국의 특징이라는 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용기" 가 기존의 것과 불화를 자초할 수 있는 용기라고 정의한다

종교도 그렇지만 우리가 쉽게 믿음 속으로 빠지는 이유는 편하기 때문이라는 것과 하지만 믿고 편안한 거기까지는 것에 답답함이 느껴진다

나 역시도 생각해보니 객기와 용기의 구분에 집착했었다

지금 내가 용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혹시 객기는 아닐까~하지만 저자는 용기를 향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북돋아준다.


게으름과 나약함이 표현만 다를 뿐 자신이 선택한 길이 맞는지 아닌지를 계속 고민하는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한다

국가나 사회, 개인의 수준은 그 국가나 사회, 개인이 가진 생각의 높이일 뿐이라는 글에 조금은 답이 없음을 느껴진다

"태연자약"에서 '자약"은 자기가 자기로만 되어있음이고, "태연"은 아주 크고 넓고 여유로운 모습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를 비판과 비난은 풍성해도 성숙한 자발성과 책임성은 매우 빈약하다는 말에 아쉽게도 너무 공감이 된다

선례를 찾지만 말고 선례를 세우려 도전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뿐일까 하는 생각에 다시 씁쓸해진다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행복할 수밖에 없는 좋은 습관이나 근면성을 기르라는 지적도 사실 뜨끔하다

종교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철학은 회의와 반성을 근거로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거 같다

진정한 철학은 생각의 결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줄 아는 것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당부 같은 글에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그리스 철학서부터 공자, 맹자, 한비자, 니체 등 그동안 내가 철학을 공부한답시고 읽었던 그 책을 보고 나는 무엇을 생각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거 같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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