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인이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
안영옥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흔히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돈키호테냐~"하며 비웃음 가득한 눈길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돈키호테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나 역시도 돈키호테에 대해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소설 속 인물이기는 하지만 '돈키호테" 와 자신의 이상을 글로나마 남긴 작가 "세르반테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까지 읽었다고 생각했던 "돈키호테"를 제대로 된 책으로 한 줄 한 줄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자유분방하기 그지없는 소설 돈키호테를 저자인 세르반테스는 감옥에서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도 그렇지만 감옥에 갇힌 채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저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보통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곳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 그들은 자신들은 몸은 감옥에 있지만 자신들의 영혼만은 감옥이 아닌 자신들이 쓰는 글처럼 역사의 한가운데, 자신의 꿈과 이상이 이루어질 어떤 곳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어쩌면 세르반테스는 스스로 "돈키호테"가 되어 자신을 가둔 세상을 향해 기사의 창을 들고 돌격하는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의 꿈은 "돈키호테"에서도, 현실에서도 비극으로 끝나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지식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쉽게 간과한다는 글에 순간 읽던 책에서 손을 놓고 멍하게 이 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솔직히 여전히 자신에 대해 "?"표를 떠올리거나 과대망상과 비하의식 그중 어딘가에 있는 거 같다

자신에 대해 잘 알며 자신을 자극할 만한 것들을 모두 멀리했다는 칸트의 이야기는 "자극"만을 찾아다니는 요즘의 세태를 생각하게 했다


인정의 욕구~자존감이 약한 사람일수록 더욱 강렬한 인정의 욕구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론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하기를 원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항상 지고 마는 거 같다

자신을 이기는 것보다 더 큰 승리는 없다는 말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스스로를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거 같다

오늘부터라도 나 자신이 "하는 수 없지~"하면 받아들였던 것들에 싸움을 걸어 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불교 경전인 "대반열반경"에서 부처님이 남긴 최후의 당부가 <자등명 自燈明 법등명 法燈明> 이라고 한다

스스로 등불이 되고 스스로 의지하라~


산초와 함께 모험을 하던 돈키호테는 꿈을 잃은 그 순간 죽음을 맞이한다

괘 오래전에 읽었던 코엘류의 "연금술사"의 주인공은 스스로 믿음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아니 이루어졌다

돈키호테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가 원하는 진정한 꿈은 그의 하인이었던 산초를 통해 그리고 돈키호테를 읽고 현실에 맞서싸울 힘을 얻는 지금까지의 누군가와 앞으로도의 그 누군가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저자가 만났고 저자에게 힘을 주었던 돈키호테가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자신만의 이상을 향해서 창을 들고 나서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돈키호테에게 미쳤다며 말하고 자신의 현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 군중 속에 내가 한자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자신의 이상을 외면하고 그 이상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보내며 그들이 좌절하고 실패하기를 바라는 그런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덮으면서 나는 이루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산초처럼 돈키호테의 이상을 꿈꾸고 노력한다면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