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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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답답했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었던 것이 결국 이상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 책에서 느끼게 되었다

사실 이 책에서 등장했던 이야기가 드라마 속에서나 보길 원했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현실에서 그것도 21세기라는 현재에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든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지 정말 싫어진다


저자는 전관 출신이 아닌 변호사로 우연히 가게 된 동네에서 소개로 이 사건의 피해자인 "기을호"를 만나게 된다

사건은 기을호의 아버지가 어느 대기업과 계약한 토지 계약서가 문제가 되었다

계약서의 당사자인 기을호의 아버지는 이미 2년 전에 사망해서 상속인인 아들이 그 대상자가 된 것이다

계약의 중간에 한마을 사람인 이재학이라는 인물이 기을호의 아버지를 대필해서 계약했다고 하는 계약서가 갑자기 나오면서 상속받은 토지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그 계약서의 바로 몇 달 전 계약서까지만해도 기을호의 아버지 기노걸은 직접 한자로 이름과 주소를 적고 한문으로 된 인감도장을 사용해서 계약을 했다

하지만 문제의 계약서에는 기노걸의 필체가 아닌 글씨체에 한글로 판 막도장에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폐기가 되어서 뒷면이 반이상 찢긴 통장의 계좌번호가 땅에 대한 남은 매매금액인 10억원에 가까운 돈의 입금처로 기재되어 있는 것이다

저자이기도 한 이런 버젓한 증거가 있으니 당연히 쉽게 승소하리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대기업과 검찰, 그리고 법원의 합의하에 그 후로 10여년의 시간을 끌게 된다


계약자 본인이 이 세상에 살아있는 않은 것을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증인의 말에 신빙성을 두는 법원과 나중에 변호사를 따로 불러 눈치껏 하라며 호통을 치는 검사까지 흔히 막장 드라마에서나 등장할 만한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가장 어이가 없는 부분은 변호인인 저자와 피해자인 기을호가 제시하는 증거들이 유치원생들이 봐도 당연히 기을호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말해주는데도 말도 안 되는 핑께를 대며 가해자인 대기업의 편을 드는 것이었다

신빙성이라고 전혀 없을뿐더러 반대편 대기업의 직원의 말을 증언으로 채택하고, 증언을 번복하는 또 다른 증인의 말도 인정이 된다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이 계약서가 기노걸이 아닌 건설을 담당한 대기업의 직원과 그 하청업체로 마을의 토지매수를 돕던 이재학이라는 인물 둘이사 꾸민 짓이라는 것을 말해주는데 끝까지 법원은 모른척한다

정당한 가격을 치르지 않고 남의 땅을 빼앗으려는 대기업이나 그 대기업을 손을 들어주기 위해 당연한 일도 불가능한 일로 만들어버리는 대한민국의 검찰과 법원~

솔직히 그대로 마지막에는 슈퍼 히어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심 있는 검사나 판사가 등장해서 억울한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까하는 해피엔딩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끝끝내 피해자 기을호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0년에 이은 패소로 남은 것은 재판을 하면서 얻은 병과 패소에 따른 비용,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대기업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남겨준 땅을 빼앗기는 것뿐이었다

10여 년 전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군생활을 하다 전역해서 야생화 농장을 하던 기을호는 이제 자신의 몸조차 스스로 가눌 수 없는 병자가 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드라마에서나 있음직한 일이고 그래도 드라마에서는 적어도 마지막에는 정의가 승리하지만 현실을 끝까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의 편이었다

이 대기업이나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의 힘없는 국민들을 수탈해간 일제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

결국 이 나라에서는 민주주의니 법치주의니 하는 것이 모두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하는 허망함과 대한민국의 법원을 상징하는 눈 가린 정의의 여신의 저울에 힘없는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돈과 권력이라는 잣대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답답하고 먹먹했다


[이 글은 해당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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