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이은경 지음 / 서교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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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에 가면 체험학습을 온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돌아다닌다. 날을 잘못잡아 왔구나 싶으면서도 쉴세없이 웃으며 어플을 통해 줄서기 하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니는 아이들이 그저 이뿌다. 그런데 그동안 수없이 놀이공원에 다니며 체험학습 온 아이들을 많이 만나오면서 늘 항상 빠지지 않고 내 눈을 사로잡는건 혼자 지도를 보며 걷거나 혼자 핸드폰을 보며 걷는 아이다. 분명 어제까지도 들뜬 마음으로 오늘을 기대하며 잠에 들었을 아이일텐데 그 아이의 하루가 어쩌면 내가 생각한것보다 괜찮을지도 모르는데.. 열두살 어린 남동생이 있던 연애시절에도, 저 만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 사는 지금도 혼자 걷는 아이를 보는건 익숙해지지 않고 덤덤해지지 않는다. 마음에 큰 파도가 요동을 친다. 만약 내 아이라면..?

이은경 작가님은 ‘슬기로운초등생활‘이라는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초등학교를 그만둔 것이 지적장애를 가진 둘째아이를 보살피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아이들이 초등 3,4학년때 퇴사를 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것에 전념했다. 다른일도 아닌 자식일이고, 더군다나 평범한 아이가 아닌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운다는 것.. 하루하루 녹록치 않은 삶이었을텐데 정신이 와르르 무너질법도 한 상황에서도 이만큼 키워냈고 작가로서, 유튜버로서 너무나 성공한 삶을 살아내고 있다. 이 책은 그 하루하루를 다정한 시선으로 관찰하며 써내려간 그녀와 그녀의 아이들 이야기 이다.

부제처럼 불안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태도에 관하여 이야기하며 다정한 관찰자로서 아이들을 키워낸 저자가 정말 대단해보인다. 지금 초등 고학년, 중등1학년을 키우는 엄마로서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한 일 인지 나도 역시 매일 절감한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떤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매일매일을 살아가면서 오늘도 웃으며 집으로 하교하는 아이들에게 새삼 감사하다. 평범한게 가장 어려운건데 그 어려운걸 매일 해내면서 조금 더 아이를 잘 키우고자 관심을 주려고 하고 잘 지내고 있는지 직접 확인도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삐그덕 거리는 것 같다. 만약 아이들에게 궁금한 것들은 수백,수천,수만가지 있다면 엄마의 말들은 삼켜야 한다고 한다. 삼키지 않으면 아이는 영영 어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알고 있지만 실천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다정한 관찰자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지만,

아이의 할 일을 대신해주거나 먼저 나서서 돕기보다는 스스로 해볼 시간과 기회를 주는 부모 유형.

사실 나는 이 단어는 생각해내지 못했지만 내가 다정한 관찰자 같은 유형의 엄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걱정과 불안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면서 아이들을 궁지로 내몰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내지 못하게 막고 있는게 오히려 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력감이 들면서 아이를 키우는것에 대해 자신이 없기도 했다. 살다보니 정말 대한민국에서 아이들를 키우기란 어려운 일 이다. 그냥 키우는것도 아니고 잘 키우는 것은 정말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엄마가 불안을 통제하지 못하면 아이는 불안해진다. 내 마음을 먼저 단단한 상태로 만드는게 우선이다. 이 책은 엄마마음을 단단하게 다잡을 수 있도록 다정하게 안내해준다. 책을 다 덮을때쯤 어느덧 우리도 다정한 관찰자로서 아이들앞에 한걸음 다가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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