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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5k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PCT를 걷다
남난희.정건 지음 / 마인드큐브 / 2024년 2월
평점 :
paeific crest trail. 미국 서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까지 4285km를 횡단하는 PCT 종주는 미국의 3대 트레일 중 하나다. 리즈 위더스픈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와일드도 실제로 PCT를 종주한 세릴 스트레이드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백패킹에 관심이 많았던 시절 영화 와일드를 본 후 단숨에 PCT 종주에 사로잡혀 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그래서 그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PCT를 걷다.를 읽으며 이전에 걸었던 길을 다시한번 걷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남건희, 정건 두 저자가 쓴 PCT 종주 기록이다. 지금까지 나는 한번에 4285km를 걸어야 종주했다! 라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기간과 거리를 정해서 걸으며 종주를 완성 할 수도 있다라는걸 이번 책을 통해 알았다. 한번에 4285km 걷는다는 것이 감히 엄두가 나지않아 도전조차 할 생극을 못했었는데 어쩌면 나도 언젠가는 작은걸음들이 합쳐져 PCT를 정복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두 저자는 이력이 평범하지 않다. 둘 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산을 타며 절벽을 오르내리는 진정한 산악인들이다. 화려한 이력이 있는 저자들에게 PCT는 어떤 길 이었을까?
이 책은 사진 한장 없이 정말 철저하게 두 사람의 시각에서 봐라본 PCT를 그린다. 길위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은 직접 경험한 듯 생생하게 전달된다. 소중한 물건을 길위의 동지라 생각하고 믿고 맡겼는데 물건이 모두 사라지는 경험, 그런 경험에서조차 배움은 있었다. 어떠한 비상사태를 만날지라도 누구하나 당황하지 않는다. 전혀 기리낌 없이, 망설임 없이, 걱정도 없이 묻지도 않고 그냥 그때 그때 해야할일들을 묵묵히 한다. 오래 다져진 경력과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길위에서는 두려움을 잊는다. 꽃길을 걷기도 하지만 벼랑길을 걷기도 하고 숲길, 먼지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수많은길을 걸었지만 쉬운길은 단 하나도 없었다. 모든 길이 어렵고 각각의 특색이 있었다. 하지만 그길을 걸었던 날들은 아마 생애 가장 가장 멋진날들이었을 것이다. PCT를 걷는 매일의 일상은 어쩌면 단조로운 일상이었다. 최소한의 음식, 물건으로 그 길을 걸으며 우리삶에 정작 필요한건 몇가지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것을 통해 작게 사는 것, 적게 먹고 적게 버리는 것, 그것이 자연과 나를 아끼는 방법임을 알게되고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를 살리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스스로 알게하고 오로지 체험만으로 하는 참 공부라 했다. 그 외에도 배변이야기나 벌레, 모기, 위험한 동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산불과 코로나19등 정말 대자연속에서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지루하지 않게 들려준다.
트레일 엔젤과 제로데이. 낯선 단어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탓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나는 벌써 이길을 여러번 걸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러번 걸었지만 매번 처음 걷는것처럼 (?) 새롭다. 내게는 이루지못할 꿈의 길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책을 통해 걸을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앞으로도 몇 번이고 이길을 걷고싶다. 나중에는 이길을 다 외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그 길 어딘가에서 길을 따라 걷고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