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의 온도 - 나 홀로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
오지브로(이태윤) 지음 / 여니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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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온도는 축구선수생활을 하다가 부상으로 은퇴를 하며 일상의 모든 것이 멈춰버렸던 유튜버 오지브로가 쓴 에세이 이다. 나도 백패킹을 즐겨했던 날들이 있기에 비박에 대해서도 알만큼은 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비박은 결코 쉽지가 않다. 텐트를 가지고 산 정상에 올라가서 자는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비박은 말 그대로 텐트에서 자는것도 아닌 그냥 땅바닥에 침낭을 깔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이다. 누구나 말은 쉽게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캠핑생활, 백패킹으로 산이든,섬이든 수없이 다녀본 나도 비박은 절대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책을 선택한 건 내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니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해보고자 하는 마음 반, 그리고 축구선수생활을 하다가 부상으로 은퇴를 한 전 프로축구선수의 은퇴후의 삶이 궁금해서 였다.

나도 아들을 축구시키는 입장이다보니 오지브로가 프로축구선수가 되기까지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을지 조금이지만 짐작이 된다. 그리고 부상앞에 조기은퇴를 하면서 어린시절부터 축구 하나만을 보며 자라왔을텐데 그 꿈이 무너지는 그 순간이 어땠을지 감히 짐작해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 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위기 뒤 에 꼭 기회가 온다. 오지브로는 비록 이른 은퇴를 했지만 프로축구선수로서 선수생활을 했다는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고 선수인지 나는 잘 안다. 그리고 산을 만나고, 비박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면서 인기 유튜버가 되고 결국 이렇게 멋진 책 까지 출판하는 작가가 되었다. 저자는 어려움과 고통에 익숙해지면서 견뎌낼 힘을 얻었다고 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그는 힘들어야 힘이 생기고 힘들게 고생하는 것, 그것만큼 값진 것이 없다는 것을 산을 통해 온몸으로 겪은 교훈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는 이미 어린시절 축구선수를 준비해가는 과정부터 어려움과 고통에 충분히 익숙해졌고 견뎌낼 힘을 길렀으리라 본다. 그리고 산을 만나 비박을 하면서 극한의 상황속에서도 이겨내고 인내심을 배우며 성취감을 느끼는 행복을 얻었다.

해외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비박을 시작했다.

그때 당시 장비라 할 만한것도 없이

맨몸이었을때도 온갖 상황을 이겨냈다.

그때의 희열이 너무 커서

나는 무엇을 해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마음이 들었다.

더이상 내게는 희망도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힘겨움을 이겨낸 뒤의 자신감이 나를 살게 했기에

오늘도 나는 나를 극한으로 밀어넣는다

정상의 온도 中

이 책은 저자의 경이로운 비박 경험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서 당장이라도 나도 짐을 싸서 산으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특히 겨울산행의 고요함과 평온함이 무엇인지 경험해봤기에 잘 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의 비박장소에 대한 내용들은 없지만 어쩌면 당연하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그것에 대한 공유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그가 거쳐간 멋진 산들과 비박장소를 공유해주지 않아 정말 감사하다. 그런 비박러들과 백패커들이 더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삽입된 사진들도 하나하나 너무 멋지다. 다 말하지못한 오지브로의 포토갤러리 사진들이 하나같이 정말 멋져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히말라야 정상에서의 하룻밤은 내 생애 결코 오지 않을 하룻밤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선수로서의 꿈을 중간에 포기해야만 했던 본인을 불운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힘들다는 프로축구선수가 되었다는것만으로도 이미 천운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오지브로야 말로 산의 기운을 모두 받은 진정한 행운의 사나이다. 부럽다. 나도 오랜만에 배낭을 꾸리고 싶어졌다. 우리, 다시 산을 오를 때 인가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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