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양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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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그동안 내가 얼마나 글쓰기에 대한 근자감에 빠져 있었는가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 글 하나하나가 꼴보기 싫어서 차마 눈 뜨고 끝까지 못 읽어나갈 것 같다. 평소 막힘없이 글을 쓴다고 생각도 했지만 실상 그렇지 못했다. 서평을 꾸준히 쓰면서 어떤 서평을 쓰고 싶은건지 막다른 길에 다다른 느낌을 받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건 내가 어휘력이 부족한 탓 이었다. 자유롭게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자유롭지 못했다. 이 책은 나 스스로 언어의 벽앞에 해방되어 진정한 나의 생각을 내뱉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글을 쉽게 쓰는 기초요령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줄이고 압축하는것도 어휘력이라 했다. 강하고 인상적인 첫 문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후에 낯선 소재라면 익숙한 비유로, 익숙한 소재라면 신선한 표현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쉽게 쓰는 기초 요령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쓰는것이 과연 쉬운 것 인지는 잘 모르겠다. 인상적인 첫 문장도, 익숙한 비유도, 신선한 표현도 글쓰기 초보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까막눈은 아니나 실질문맹이다 p.26

사전에서 어휘력은 어휘를 마음대로 부리어 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풀이하는데 그러려면 양적으로 많이 아는것도 필요하지만 낱말에 대해 잘 알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평소 좋아하는 유시민 작가가 떠올랐다. 그가 대단한 것은 그가 어려운 어휘를 양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능력 이라기보단 어휘들을 시의적절하게 잘 선택해내는 능력 때문 아닐까. 어려운말만 쓰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상황과 때에 맞는 적절한 어휘들을 선택하는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 할때는 주석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들이 많아 힘들었다. 내가 마흔이 다 되도록 온갖 책을 읽었음에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독서를 했구나 싶어서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p.41) 어머니와 그거와 거기에 대한 대화내용은 실소가 터졌다. 이건 완전 나잖아. 계속 부끄러웠다. 평소 거기, 여기, 저기, 그거, 저거 그런 표현을 워낙 자주 썼던 터 라 앞으로는 명확하고 분명한 어휘를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 경험에 빗대어 설명을 한다고 치면 나는 경험을 했으니 알고 상대는 경험을 못해서 모르는 그런 언어의 벽앞에서도 럼에도 나만 겪은 일을 당신에게 알리고 당신이 겪은일을 내가 알길은 언어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언어는 강철보다 견고한 시간의 생각과 마음을 두드려 금 가게 하고 틈이 생기게 하고 마침내 드나들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와, 정말 멋진표현 이다.

(p.110) 나도 맞춤법이 매우 약하다. 서평을 쓸 때 맞춤법을 몰라 검색을 하는일이 잦다. 또한 내가 쓰는 글이 문법적으로 맞는가? 라는 반문을 자주 하게 된다. 웃기면서 꼴보기 싫은 틀린 맞춤법의 예시들은 재밌으면서도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내 글들은 죄다 꼴보기 싫은 글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자꾸 틀리는 맞춤법이 무식보다는 무심함이라고 했는데 자기가 뭘 틀렸는지 검색해서 찾아서 수정하는 단계 조차 거치지 않았으니 그런 무심함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자주 틀리고 헷갈리는 맞춤법들을 인터넷을 찾아서 검색 후 확인 작업을 거친 다음 글을 쓴다. 그런 노력이라도 하니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확인했다고 해서 제대로 된 글이었는지는 자신이 없다. 나는 어른의 어휘력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다. 쥐구멍이 있다면 숨고 싶었다. 내 어휘력을 기준으로 이 책은 한번으로는 부족하고 열 번은 읽어야 어휘에 대해 아주 조금 알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혼이 많이 나서 혼이 빠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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