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때 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어릴적 이십대때 미용실에는 무료로 네일아트를 해주는 곳이 많았다. 그때 당시 머리를 하다가 쉬는시간? 같은때 네일아트석으로 가면 손톱손질을 받는거였는데 그때 그 무례했던 직원이 이십년이 다 되도록 내 기억속에 있는 것 보면 나는 나를 무례하게 대한 기억을 잘 잊지 못하는 것 같다. 네일아트석으로 옮기라고 해서 옮겼을뿐인데 껌을 짝짝 씹으며 성의없고 건성건성, 본인 씹던 껌을 손으로 한두번씩 만지작 거리며 내 손을 대충대충 클렌저로 닦고 대애충 슥삭슥삭 하며 씹던 껌을 짝짝 거리던 그 점원이 여전히 기억속에 그대로 자리 잡혀 있다. 그러더니 예약손님이 왔으니 일어서라고 무성의하게 얘기해서 얼떨결에 일어서서 다른 자리로 옮겼는데 그때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나를 왜 이런식으로 대하죠? 라고 묻고싶었는데 나는 이유도 없이 무례함으로 똘똘 뭉친 그 사람에게 폭력 비슷한 무언가를 당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이유없는 서러움으로 머리손질을 마치고 나왔던 것 같다. 머리를 예뿌게 했어도 그날 기뿌지 않았다. 이후 오랫동안 그때 그날이 잊혀지질 않는다. 나는 왜 그 무례함을 알면서도 한마디 하지 못했던걸까? 이건 착한사람증후군 뭐 이런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배우지 못했던건 아닐까 싶다. 내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고 내 감정을 우선시하는건 배우지 못했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인데도 오히려 다른 사람의 입장과 생각, 무례한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배우면서 자랐다. 자기주장과 합리화, 자기존중이 가장 중요한 세대라는 MZ세대도 이 책에 공감을 하여 이 책이 불티나게 팔린거라면 MZ세대 이전인 80년대생인 나의 세대는 어땠겠는가. 우리는 당연하게 타인의 무례함을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며 그로인해 나 스스로의 감정은 한없이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개소리에는 이제 단호하게 응하라고 방법을 얘기해준다. 물론 같은 무례함이 아닌 웃으면서 우아하게, 너와는 결이 다른 사람이라는걸 보여주라는 듯이.
p146 좋은사람이라는 소리도 듣고 싶고 거절도 잘 하고 싶다면 그건 욕심일 뿐이다. 둘 중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상대의 부탁을 거절할 자유가 있듯이, 거절당한 상대가 나에게 실망할 자유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사람이되려고 하면 그건 모든 사람에게 휘둘리게 된다.
인상깊었던 이야기들은 역시나 거절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것이기도 하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거절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무리한 상대의 부탁을 정중하게 거절하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설사 거절을 하더라도 거절한 후 내내 마음에 걸리고 신경쓰이고 되려 이해할 수 없지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한국사람은 이게 문제같다. 어려서부터 그런 것을 교육 받아서 그런건가 모르겠는데 나보다는 부탁을 했다가 거절 당한 상대방의 마음을 더 신경써야만 하는 그런 감정을 우리는 누구에게 배운걸까? 정작 가장 소중해야할 내 감정을 돌보는일은 배운적이 없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해주라는 교육만 받아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좀처렴 내 감정을 다르는일이 너무나 서툴다.
당장에 바뀌긴 어렵겠지만 하나하나 읽다보면 사실 별것도 아닌데.. 그냥 웃어넘기면 될일이었는데.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것들에 너무 매달리며 개선하려고 노력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어쩌면 매 순간을 의미없는것들에 최선을 다해 이어가려는 그런 노력들이 나를 더 힘들게 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는것도 있는데 그럼에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무수히 많았던 나의 날들에게 지금이라도 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있으니 가치없는곳에 쓰지 말 것. 오늘의 나에게 최선을 다할 것.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