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독서 - 안나 카레니나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문학의 빛나는 장면들
시로군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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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면 열심히 읽다가 이내 책태기가 오면 항상 고전문학을 찾는 것 같다. 예전에는 고전문학이 참 어려웠는데,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더니 안 보이던 장면들도 보인다.

문학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당대 고평가받는 문학 작품들을 고스란히 느끼며 읽어낼 수 있을까.

< 막막한 독서 >의 저자 시로군(이시욱)님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하시고 오랫동안 세계문학 읽기 모임을 진행해오시면서 모아온 자료를 책에 한껏 담아내셨다.


가정교사 독서 장면 말고도 [말테의 수기] 곳곳에서는 책 읽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릴케는 "나는 분명히 한 번도 올바른 독서가가 아니었다"라고 강조해서 쓴다. 릴케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책 앞에서 우리가 발휘하는 능력과 집중력이 아니라 무능력과 주의산만에 주목한다. 그리고 거기서 출발한다.
프롤로그 p12



도무지 읽히지 않는 책을 무작정 펼쳐놓고 멍 때리는 것, 펼쳐진 두 페이지 앞에서 오래 머무는 것. 바로 작가가 읽기 힘든 고전을 대하는 방법이다. 이런 책은 한자 한자 정독보단 15분 정도 목적 없이 뒤적거리기를 추천한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에 앞서  혹은 진지한 대화 전에 시작하는 greeting처럼 책과 친해지기를 먼저 하는 것도 참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총 23챕터에 걸쳐 책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대부분 한 번쯤 들어봤을법한 세계 유명 문학들이다.



이중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이 카프카의 <변신> 이였기에 그 부분을 먼저 펼쳐서 읽어보았다. 

책 내용에 대한 이야기보다 작가<카프카>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현실의 카프카는 어땠는지, 평소 어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지, 카프카라는 작가에 대한 분석 이야기를 읽고 내용을 다시 생각해 보니, <변신>이라는 책이 어떠한 느낌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더 많이 와닿았다. 

< 변신 >에서의 등장인물 행동에 대한 이야기, 각자의 해석에 대한 이야기 등은 책을 완독하고 난 직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생각들을 끄집어 내어 주었다.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이렇게 재미있었던가.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작품들을 떠올리고, 그들의 생각들을 읽어 내려가며 듣는 책의 탄생 비화는 읽었던 책도 다시금 읽고 싶게 만든다. 

그밖에 읽어보지 않았던 책인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 대한 내용 역시  매우 흥미롭다. 이렇게 재미있을 것 같은 문학 책들을 안 읽고 배길수가 있을까.

책을 분석하는 다양한 방법, 시각들을 배울 수 있었고, 작가의 성격, 과거와 책을 썼을 당시의 상태들을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는 걸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이래서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읽고 분석해서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여 책이 가지는 스펙트럼을 폭넓게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뭐라도 읽고 싶게 만드는 < 막막한 독서 >는 책 태기를 확실하게 벗어나게 해줄 책임은 분명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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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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