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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평점 :
나도 어느덧 마흔. 영원할 것만 같았던 30대가 지나고, 마흔이 왔다.
정말 체력적으로도 빨리 지치고, 마음도 생각도 뭔가 뒤숭생숭한 마흔.
부족한 부분도 없고, 불행한 부분도 없고, 재정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아주 안정적인 나의 마흔은 인생에서 사실은 가장 평온해야 할 시기이지만, 뭔가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심리학 박사, 공인 심리치료사인 작가 고미야 노보루씨는 <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에서 자신이 상담했던 사람들의 경우를 바탕으로 마흔에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준다.
착한 아이로 자라온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또렷하게 말하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누구보다 두려워했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 따뜻한 사람으로 남길 바랬다.
이런 나의 마음이 뭔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이 든것은 최근에 알게된 자기표현이 확실한 친구와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던것 같다. 그동안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를 만나고, 또 이 책을 읽으면서 단점보단 장점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더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가 솔찍해져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책은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 읽었던 <마흔 수업>의 김미경 씨도, 유명한 심리학자 유튜버 이신 지나 영 교수님도 "Real me"를 강조하셨다. 소크라테스도 '너 자신을 알라'했거늘, 그게 그렇게 어렵다 나는.
감정 표현을 어려워한다는 우리 딸을 보며, 이것은 성향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어쨌든 책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떠오르지 않는 Real me를 찾아주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이 책에서 찾은듯 하다. 바로, 나의 가치관을 찾아가는 "디마티니 밸류 팩터 시트"
벨류 시트는 나의 무의식적 행동을 통해서 내가 어떤 것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의 인생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의 가치관을 투영해준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의 책임감이, 나의 위치, 남의 시선으로 인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직시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자신의 가치관을 소홀히 하면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린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우리는 자신의 가치관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살아가면 인생의 의미를 느낄 수 없고, 인생이 헛되어 살아갈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소홀히 하는 이유에 대해서 책은, 누군가를 자기보다 위에 두고 그 사람의 가치관에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sns에 나오는 인플루언서를 보며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도 자신의 가치관을 무시한 채 타인의 가치관에 나를 맞추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도 저렇게'라는 생각부터 치워버리자!
마지막 단원인 "정말 중요하지 않은 일에서 의미를 발견한다"에서 다시 한번 감동을 느꼈다.
그 자체는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닐지라도 그 일을 하는 게 당신의 '정말 중요한 일'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아 알고 있다면 의욕적으로 해낼 수 있다
한 여성의 사례가 나온다. 그녀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육아인데, 정작 그녀는 '콜센터 업무'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얼마나 암울한 현실인가. 현실적인 이유로 그 일을 관둘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그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그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육아'와 접목시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떨쳐내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전환 시키는데 그 핵심이 있었다.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침착하고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육아에 필요한 인내를 기르는 중이라고, 그래서 나중에 내 아이를 대할 때는 더 성숙하고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일한다면 같은 일이라도 더 즐겁게, 더 적극적으로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 내려놓는다 내려놓는다 하면서도 많이 내려놓지 못 했던 것 같다.
<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을 읽으며 나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정리해 보는 것이 마냥 머릿속으로 그려본 것과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마흔이라는 인생의 전환 점에서 진짜 나를 찾아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