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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 이 땅의 수학에 책임 있는 어른들에게
조안호 지음 / 폴리버스 / 2023년 1월
평점 :
책을 읽고 난 후, 진짜 뭔가 억울함이 몰려온다.
내가 받아왔던 수학교육이어서, 내가 들었던, 생각하고 있던 수학 로드맵에 대한 비판이어서 더욱 그런듯하다.
이 책은 수학에 대해 알고 있는 기본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모두 반론을 제기한다.
'연산을 자꾸 시켜 아이들의 창의력이 떨어지니, 연산 학습지를 시키지 마라'
>> 연산이 창의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은 학습지나 문제집에서 큰 수를 다루기 때문
>> 작은 수의 연산을 목표에 도달하도록 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함
'쉬지 않고 연산을 꾸준히 5-6년은 해야 한다"
>> 연산 학습지가 부모에게 심어놓은 잘못된 생각.
'끝까지 해답을 보지 마라'
>>집요함을 끝까지 참고 이겨내는 아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아이를 상중하로 구분하여 차례에 맞게 문제집 수준을 높여 풀어야 한다'
>> 아이들의 실력이 절대 향상되지 않는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넘쳐나는 조언들이 부모와 아이 모두를 혼란에 빠트리게 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수학 공부에 정답은 없는데 말이다.
이 책에서의 주된 내용 이자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 대부분 수학 시스템/교육자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점이다. 수학을 10여 년 가르쳤다고 해서 수학교육 전문가가 아니고 수학 학원을 20년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수학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러니 부모들은 그런 사람들의 말을 맹신하기 보다 걸러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수학 교육의 정의>
"연산과 개념을 도구로 학생들의 실력, 즉 집요함과 논리력을 키워가는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연산! 그리고 개념! 그리고 집요함, 이 세 가지가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수학을 하나의 언어처럼 생각하는 부분도 인상 깊다.
결국 국어를 잘해야 수학도 잘 할 수 있고, 독서로 생각하는 주머니를 확장시키는 것이 수학 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보다 수학 실력을 늘릴 확실한 방법이라는 거다.
아이가 공부할 수 있도록 부모가 만들어 주는 환경도 중요하다.
부모도 함께하는 집안의 규칙이 있어야 하고, 아이가 주도적으로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끔 해야 하며, 아이의 방향과 결정을 존중해 주고, 함께 독서하는 분위기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부분이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고 어른들이 대신해서 모든 것을 이끌어나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아이를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하니 아이와 부모 사이에는 갈등만 생기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수학을 할 것이 아니라 아이를 변화하게 만드는 게 먼저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수학에 대한 이 책의 핵심은,
.최대 1년 정도의 선행을 하면서 선행과 심화를 병행할 것
(어려운 문제 쉬운 문제 구분 짓지 말 것 )
. 큰 수 연산에 집착 하기보단 작은 수 연산을 확실하게 준비할 것
.개념을 도구화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칠 것
.연산은 빠르게, 개념은 깊게, 어려운 문제는 집요하게
(각각 분야별 따로 연습하는 것이 필요 )
모두 다 중요하겠지만 개념 공부를 꾸준히,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개념을 이해했다고 해서 무조건 확장을 시작해 나가는 것은 금물, 개념과 확장을 동시에 해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설명한다.
아직 유튜브에서 조인호 선생님 채널을 보진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정말 유명하신 분이고 책 중간중간에 조안호 연산 법이 언급되어 그분의 연산 비법이 궁금하기도 했다.
너무나도 가혹한 비판을 많이 하셨기에 수학 교육 업계에서는 또 다른 목소리가 나올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고 난 후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 점은, 이제까지의 "수학은 ~ 해야 합니다' 하는 관념적 사고를 깨준다는 부분이다. ( 그런 부분에서 참 고마운 책이다 )
수학에 대해 심화냐 선행이냐 하는 고질적인 질문들에 빠져 혼란을 느끼고 있을 학부모에게, 내가 수학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맞는지 헷갈리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