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김주경 옮김, 이예나 삽화 / 북레시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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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ㅡ 왜 이제 읽게 되었을까 <오페라의 유령>


요 며칠 읽고 있던 다른 책 모두 제쳐놓고 한없이 빠져들며 읽었던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은 정말 존재했다."

원래 프롤로그를 잘 읽지 않는데, 정말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완전히 빠져들었다. 


정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책이었다고?! 원작자 가스통 르루는 오페라의 유령이 정말 존재했다고 생각하며 책을 써내려 갔다고 한다. 자신이 조사했던 모든 증인들과 수집한 증거 자료, 편지들, 오페라 극장의 신비로운 내부 구조 등 모든 것이 그것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 내용 하나 하나가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다.




오페라 극장 내부에 유령을 목격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두 눈이 움푹 파인 해골에 가까운 얼굴을 보았다 하고, 어떤 이는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얼굴을 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루머 아닌 루머가 오페라 극장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시점에서 새로 극장을 인수한 두 관장이 오페라 유령이라고 자칭한 사람에게서 곳곳에 붉은 잉크로 쓰인 약정서를 받으며 상황은 극에 치닫는다. 


2층 5번 발코니석은 자신의 전용 좌석이니 항상 비우라. 

매달 지리 부인을 통해 2만 프랑을 지급 하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조항들을 추가한 오페라 유령의 존재 자체를 누군가의 장난으로만 받아들였던 새로운 관장들은  끊임없이 그 존재를 의심하며 시험하지만 매번 당하며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 몰린다.



어느 날, 몸이 아파서 나오지 못한 주인공 대타로 노래를 불렀던 크리스틴 다에는 천사가 내려와 노래를 불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굉장한 공연을 보여주게 되고, 한순간에 유명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환상적인 그녀의 무대를 지켜보았던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녀를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라울 자작이다.


라울 자작은 공연이 끝나자마자 무대 뒤편 분장실로 가 그녀를 찾았고 그를 모르는척하며 멀리하는 그녀에게 내 쫓기며 문 앞을 서성이다 그녀와 대화하고 있는 어떤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녀에게 사랑을 강요하는 그 우렁찬 목소리가 바로 오페라의 유령. 



이렇게 그녀와 라울 자작, 오페라 유령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시작된다. 



크리스틴 다에 양과 라울 자작에게는 잊지 못할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었다. 크리스틴 다에 양은 재능이 뛰어난 무명 바이올리니스트의 딸이었는데 어렸을 적부터 엄마 없이 아버지와 단둘이서 시골 장터를 다니며 공연을 하다 어린 라울 자작을 만나게 되었다. 둘이 함께 다에 아저씨의 옛날 얘기를 들으며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다에 아저씨가 해주던 음악 천사 이야기. 

모든 위대한 음악가, 예술가가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듣는다는 음악 천사의 목소리. 


"내 딸아, 넌 언젠가는 그의 소리를 듣게 될 거란다! 

내가 하늘나라에 가면, 네게 그를 보내주마. 약속할게!"


아버지를 잃은 크리스틴은 재능과 열정도 함께 잃어버리게 되고,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극단의 조연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그녀는 오페라 극장 분장실에서, 어떤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그 천상의 목소리가 어떻게 음악천사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있었을까.


그녀와 오페라 유령의 위험한 관계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녀는 라울을 사랑했지만, 오페라의 유령에게 가지는 연민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녀의 마음까지 가진 라울 자작과 어두운 지하 세계에서 모두가 두려워하는 얼굴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정말 대조되는 인물 구도다. 



극악 무도하고 잔인한 오페라 유령이었지만, 그녀에겐 진심이었고 그녀 앞엔 순한 양과 같았다.


가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면서도 너무나도 처절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가 매몰차게 거절할 수 없었던 가슴 아픈 동정심도 공감이 갔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특히, 책 곳곳에서 보았던 흑백의 연필 삽화가 오페라의 유령의 스산한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 려, 매 장면마다 소름 끼치는 생생함을 더 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뮤지컬로 더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이지만, 원작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책으로부터 전해지는 박진감 넘치는 긴장감과 가슴 시린 먹먹함이 반드시 있다.

아ㅡ 다시 생각하니 너무 슬프다..ㅠ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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