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재미있는 책은 읽히는 속도부터 다르다. 너무 재미있게 단숨에 읽어 나간 책.


이 책은 19세기 출간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수만은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출판되고 있다. 그래도 고전은 고전인지라 도입부에 현대 소설과는 다르게 다소 딱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읽다 보면 금세 고전이라는 말도 잊게 된다. 


필리 어스 포그 씨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는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고 그래서 친구도, 가족도 없다. 시간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그이기에, 모든 일상은 단조롭게 반복되고, 매 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하는 그의 모습은 꽤나 집착스럽게까지 보인다. 

이런 그가 세계 일주를 한다고?! 도저히 믿기 힘든 상황에서 그가 여행을 선언한 것은 바로 '명예'때문.


명예는 그가 가진 단 하나의 중요한 가치였고 지켜야 할 대상이었다. 그의 하루 일과 중 하나였던 '휘스트(카드놀이)' 조차 돈을 벌 목적이 아닌, 그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정도였다.


80일 동안 세계 일주가 불가능하다는 '휘스트'멤버의 말에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 아무런 준비 없이 그날 바로 현금만 챙겨 하인과 함께 여행길을 나선다. 




이론상으로도 빠듯해 보이는 80일 세계여행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그런 일정이었다. 철로, 항로로만 이동해야 하는 당시 상황은 지금과 같은 완벽한 철로도, 완벽한 항해도 없었기에 80일이라는 일수를 지키기엔 더욱 불가능해 보였다. 


그 어떤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동요되지 않는, 마치 모든 일들이 미리 계산되었느냥 침착하게 행동하는 포그 씨와 약간은 어리숙하고 감정에 치우친 행동으로 갖은 실수를 하고 다니는 (물론 여행 중간에 기여하는 점도 많았다) 하인 파스파 루트의 인물 구도가 참 대조적이다. 

처음에는 너무 차갑고 지나치게 계산적으로만 행동하는 주인공에게 매력이라곤 1도 없어 보였지만 여행 중에 발생하는 갖갖이 에피소드들이 그의 따뜻한 내면의 진정성을 보여주었고 그렇게 마지막에는 나도 그의 편이 되어 그의 80일 세계 일주 완주를 응원하며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80일 세계 일주, 즉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남들이 깜짝 놀랄만한 큰돈의 액수도 척척 지불하였고, 자신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생각하는 자와 속사 대결(권총 대결)도 마다하지 않는 그였지만 지나가다 부랑자들을 보면 도와주기도 하고, 목숨이 위험한 이들을 구하는데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런 인간적인 면모로 인해 일정은 자꾸만 지체되는데.. 이 사람 과연 괜찮을까?!


중간중간에 나오는 삽화들이 19세기 당시 각 나라의 상황을 상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자신의 전 재산을 걸었던 80일 세계 일주를 완주하지 못한다면 그는 그의 모든 재산은 물론 그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명예마저 잃게 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책의 모든 상황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지만 가장 큰 반전은 고리타분하고 철저하게 계산적이며 딱딱하기 그지없어 보이던 영국 신사의 따뜻한 이면이었던 것 같다. 
페이지 마지막까지 완주냐 아니냐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이 소설은 과연 희대의 고전으로 인정받을만 그런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