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에서 균형 찾기 - What Forces Women Artists to Give Up: Balancing Being a Woman, Mother, and Artist
고동연.고윤정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4월
평점 :
여성으로서의 삶,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녹록하지 않다.
"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이 책은 작가가 우리나라 성공한 여성 예술인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시련이 있었는지, 성공을 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한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을 담은 그런 책이다.
책은 작가의 연배에 따라 세 가지 챕터로 나뉘는데 40년대 출신의 노령 작가부터 75년 이후 출신의 신세대 작가들로 각자의 시대적 배경에 따른 그들의 각기 다른 작품 활동도 볼 수가 있었다.
보수적인 사회 속의 훨씬 더 보수적인 미술계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여성의 권리와 인권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예술인들. 그들의 노력은 선배 예술인들의 맥을 이어 아직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결혼 구조가 그래요. 둘이 하는 게 아니라 집안과 결혼하는 것이고, 아이가 생기고, 그다음에 '돌봄의 노동'이 기다려요
- p194 모든 여성의 삶은 기록되어야 한다/정정엽
40대 육아로부터 해방한 뒤 뒤늦게 미술작가로 입문한 여성 작가도 있지만 차라리 그런 경우가 나은 케이스고 결혼 전 이름을 날리던 여성작가들은 대부분 육아 기간을 거치며 경력단절 기간을 가지게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진 감각이나 시대적 격차는 다시 다잡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한다.
당차고 자신감 넘치던 그녀들도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이 시대 모든 여성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고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쭉 읽어 보면서 한 가지 발견한 공통점은 자신의 전문성을 놓지 않고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육아를 병행하며 틈틈이 해야 하는 자투리 일이 아닌 내 시간을 가지고 정해진 시간을 반드시 소비해가며 창작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든 짜냈으며 자신의 일을 그저 쉽게 포기하는 대상이 아닌 발전시켜나가야 할 가치 있는 인생의 중대사로 쳤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육아로 자신을 희생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기다렸으며 그녀들이 육아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그렇게 경력 단절이 되었던 기간을 따라잡기 위해 남들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일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아직도 사회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육아와 가사노동의 가치를 당당하게 인정받아야 하고 뒷바라지라는 명목하에 여성들이 희생당하고 있는 이 상황을 사회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들 자신이 더욱 당당해져야 하고 희생에 따른 보상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이다음 세대 여성들은 더 이상 주어진 상황에만 순응하지 말고 자신이 진정하고 싶어 하는 걸 포기하지 말고 해나갔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