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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잘하는 아이, 수학도 잘하는 아이 - 20년간 수학을 가르치며 깨달은 것들
오선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5월
평점 :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와 함께 하다 보면, 정말 내가 지원해 주고 신경 쓰는 만큼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일 때가 많기 때문에 늘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더 해줘야 하는 게 없는지를 살피게 된다.
영어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워낙 컷었기에 어릴 적부터 꾸준히 노출해 주었지만 다른 분야는 솔직히 어떻게 아이를 끌어줘야 할지 막막하다. ( 책을 읽다 보니 필자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길래 신기했다)
대부분의 선배 엄마들은 영어, 수학은 무조건 초등 전에 어느 정도 완성을 시켜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영어야 노출과 사교육으로 끌어준다 쳐도 수학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아이가 사과가 몇 개인지 귤이 몇 개인지 세기 시작하고 아라비아 숫자를 알 게 되면서 본격적인 수학의 세상이 시작된다. 많은 엄마들은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하게 만들까에 대해서 고민하지만 여기서 "잘한다"의 정의를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수학을 잘한다 = 문제를 잘 푼다
이 등식이 과연 맞는 걸까.
고등학교, 중학교, 국제 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20여 년 경력을 쌓은 책의 저자는 자신이 고등 수학, 중등 수학을 가르치며 마라톤 중에 마라톤이라 할 수 있는 수학을 어떤 아이들이 끝내 완주해 내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순전히 아이의 학습태도와 열의 때문에 수학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거라 생각했고, 그런 지난날들이 자신의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수 개념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지켜보게 되면서 수학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것들이 진정 필요한 것들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뼈 때리며 좋았다고 생각했던 점은 그 어떤 책 보다 직관적으로 해야 할 것과 안 해야 할 것들을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가 수학 선생님이라 그런지 아주 논리적이고 명쾌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가장 관심 있게 읽었던 부분이 미취학/초저 아이들의 수학 공부법 이였는데 유명 수학 교육 유튜버가 주장하고 있는 부분과 사뭇 다른 점이 많아 놀란 부분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초저 아이들의 수학 공부는 무조건 연산이기에 정확하게 푸는 것을 연습하고, 그다음은 빨리 푸는 것, 그다음은 정확하게 빨리 푸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리는 게 좋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책의 저자는 앞으로의 시간이 많은 초저 아이에게 다량의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것은 오히려 수학을 싫어하게 되면서 수포자의 길을 걷게 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책의 저자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반드시 필요함으로 억지로 시키는 것은 최대한 지양해야 하고 아이에게 실패의 경험보단 적절한 난이도 조절을 통해 풀었을 때의 그 성취감, 성공을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공부에 가장 결정적인 시기는 중등. 그때의 아이들이 어떤 자세로 수학을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게 강조되는데 단순히 수학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아이의 전반적인 학습 방식과 자기 주도적인 공부 습관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이기에 책의 제목을 왜 "수학 잘하는 아이, 수학도 잘하는 아이"로 지었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수학만 해서는 결코 더 높은 수학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고 다른 과목들을 함께 하다 보면 수학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어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수학은 정말 장기전이기에.
"아이는 이런 시도를 통해 성장한다. 내가 어떤 것이 하고 싶어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했으며 결국 그것을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기쁨을 알기 어렵다. 이것을 경험해 본 아이는 자신감이 남다르다. 또한 세상이 제밌어지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
- 수학 잘하는 아이, 수학도 잘하는 아이 p158
자기 주도 학습이라는 것이 결코 사교육의 반대 말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한다. 필요하면 사교육을 해야 하고 다만 원하는 바를 분명히 밝히되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과감히 끊을 것을 권하고 있다.
마지막 5장 수학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새겨 들어 할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모든 부모가 공감을 하겠지만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 생각처럼 잘되지 않는다.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항상 불안하고 더 잘해줬으면 좋겠고 완벽해졌으면 좋겠는 게 결국 전부 부모 욕심이다.
아이들을 발전시키는 것도 부모고 아이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도 부모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며 질리도록 공부 시키고 포기라는 것을 가르치면서 아이의 무한한 삶에 지극히 반대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 본인이 뚜렷한 기준을 가지면서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아이의 성향을 잘 관찰해 바른길로 코칭 해주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똑똑하고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다.
*출판사가 도서를 지원하여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