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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 유연하고 충실하게, 이소은이 사는 법
이소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평점 :
가수에서 변호사로 그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라고만 생각했던 이소은씨,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점을 느끼게 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한국에서 얼굴도 많이 알려져 있는 유명인이 그 유명인 생활을 몽땅 정리하고 미국 law school에 들어가 인생을 재 시작한다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 싶다.
늦은 나이에 무언가를 다시 시작한다는 점,
새로운 그 무언가에 밑바닥부터 도전한다는 점,
웬만큼 자리 잡은 생활을 모두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난다는 점,
가진 게 많고 이룬 게 많을수록 하기 더 힘들고, 결단을 내리기 힘들다.
변화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다.
한때 나도 이렇게 자신감 넘칠 때가 있었었지, 무엇이든 어디에서든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이렇게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나에 비해 2살이나 많은 언니 같은 그녀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녀의 어떤 점이 그녀를 이토록 멋진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어떻게 이렇게 꾸준한 열정을 유지하고 압박과 긴장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걸까.
아직 사회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나에게 그녀의 경험담은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책에서는 그녀가 10년 동안 뉴욕에서 당당히 변호사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들이 나온다.
law school을 졸업하고 들어간 뉴욕의 로펌에서의 경험. 국제 중재기구에서의 경험.
책에는 너무나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정말 미드에서 볼 수 있었던 엘리트 한 변호사의 삶 그 자체였지만, 그 밑에 그녀가 얼마나 노력을 해서 이룬 결과인지, 한 분야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그녀가 했던 숱한 고민과 고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스로 내향적인 성격이라 말하는 그녀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디너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고 어색한 공백을 매울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생각해가고, 옷매무새를 신경 쓰고, 마시는 와인까지 고르게 된 그런 흐트러짐 없는 프로의식을 보여준다.
그런 그녀의 일화와 경험담 속에 맞아. 그래. 하며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까다로운 사람은 존재하고, 마이크로 매니징 하는 직장 상사, 험담 좋아하는 동료, 네트워크만 쫓아 줄 타는 데만 신경 쓰는 후배들까지, 너무나 나의 직장이야기와도 비슷한 점이 많아서다.
그렇게 누구라도 당장 관두고 싶은 상황 속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그녀를 보며 나의 대처는 어떠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이미 충분히 편해진, 편해질 대로 편해진 직장 생활에서 나는 그저 너무 편한 것만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익숙한 것을 넘어 너무 무뎌지고 있는 게 아닌지 하는 자괴감도 몰려왔다.
"일을 하면서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 불안함을 재해석하면 곧 설렘이 된다."
그녀가 뉴욕에서 변호사로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럴 때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의 전환을 했는지 볼 수 있다. 어떤 책에서는 치열하게 살지 말라라는 말도 많이 하지만, 나는 좀.. 이제 치열해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의 삶을 돌이켜 보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그때, 내가 가장 발전할 수 있었고 자존감도 높았고 스스로 가장 빛이 났던 것 같다.
왜 나는 기회가 없지,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책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기회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걸.
그녀가 뉴욕에서의 첫 직장 생활을 성공적으로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law school 대학생활 때 최선을 다한 경험 때문이었고, 그녀가 국제중재기구에서 활약을 보였던 것도 그녀의 성공적인 로펌 경험과 그 간 쌓아온 인맥, 하물며 연예인 생활에서의 경험들까지 이 모든 것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며 다른 사람한테 인정받고 그런 인정받음으로 인해 삶의 보람을 느끼고 그러한 경험들이 또 다른 기회를 불러오고.
오랜 직장 생활 탓에, 무던해진 일상에, 강한 자극이 되는 책이다.
이소은 씨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