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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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는 메세지가 중심인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공감과 위로는 책의 장르와 상관없이 나에게 와닿는 문장과 이야기를 통해 언제든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이것이 주가 되는 책은 어딘가 모르게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책이 전하는 진정한 '공감과 위로'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전새벽 작가의 글을 읽으며 공감과 위로는 어떤 결핍과 그 결핍에 대한 내밀한 고백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느꼈다. 저자는 자신의 결핍을 드러내고, 자신의 결핍에 대해 이야기한다. 회사에서 자신의 말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직원을 보고 '혹시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나'하며 내내 신경 쓴 일, 유별나게 외로워하고 자신의 모습과 외롭고 힘든 감정을 아내에게 하소연하지만 무뚝뚝하게 반응하는 아내의 모습에 감정을 감추고 산다는 것 등. 저자는 억지로 남을 위로하거나 공감하려는 말이 아닌 나는 이런 결핍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진솔한 고백을 전한다. 덕분에 나의 결핍을 돌아보고,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우리가 모두 불완전한 존재라는 믿음으로 자신의 공허한 마음을 조금씩 줄여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불완전할지라도 말이다. 책을 읽기 전, '닿고 싶은 말'이라는 책 제목을 보며 저자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이 닿도록 하고 싶은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저자는 우리는 모두 취약하고, 저마다의 결핍을 가지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서로 포옹하고, 손길을 내밀며 연대해보자는 것이 바로 저자가 우리에게 '닿고 싶은 말'임을 마치 포옹으로 전해지는 무언의 감정처럼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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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스퀘어
안드레 애치먼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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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보다 딱 세 걸음 앞서가는 내 운명이었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만든 안드레 애치먼의 회고록과도 같은 <하버드 스퀘어>. 하버드 대학원생과 택시운전사 둘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아들과 캠퍼스를 투어하던 주인공은 가난하고 힘들었던 하버드 재학 시절을 회상하며, 그 때를 함께 했던 택시운전사 칼라지도 떠올린다. 이집트 출신인 ''와 튀니지 출신의 베르베르인인 '칼라지'는 이방인이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다. 서로를 이해하며 주인공에게 칼라지는 의지할 데 없는 곳에서 유일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주인공은 하버드라는 제도권으로 들어가며 또한 칼리지와 자신이 다르다는 걸 느끼며 점차 칼라지와 멀어진다. 앨리슨의 아빠와 저녁을 먹을 때, 종합시험을 통과한 후 강사로 일할 때 등에서 칼라지를 모른척하고, 칼라지에게 필요한 도움을 외면한다.

 

 

"나는 그런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수치심은 비유이고 단어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영혼이라는 커다란 환전소에서, 수치심은 내가 실제로 느끼는 감정에 가까이 가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또 하나의 결핍된 단어일 뿐이었다."

 

 

''에게 칼라지와 함께한 시간, 칼라지에 대한 기억은 부끄러움으로 남는다. 이방인으로서 낯설고 힘들며 외로운 삶에서 친구가 되어 준 칼라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한 마음이 가져다주는 수치심은 칼라지와 함께한 기억을 묻어두도록 만든다. 세월이 흘러 아들과 다시 찾은 하버드에서 ''는 칼리지에 대한 그리움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수치심에 묻어두었던 기억과 그 때의 나를 마주하며 고통스럽기도 하고, 애증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과 비슷한 것 같아 연민과 사랑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에 머물러있어 증오를 느끼는 대상이었던 칼라지. 오랜만에 찾은 하버드 광장에서 과거 시절을 마주한 ''는 이런 칼라지를 떠올리며 어떤 생각을 할까. 칼라지와의 관계가 후회되고, 부끄럽지만 그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또한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같이 보낸 칼라지와 제대로 된 작별인사 없이 헤어진 것에 더욱 아쉬움과 그리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누구나 느낄 법한 마음이다. 과거의 어느 시절이 그립고, 아쉽고, 후회되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혹은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선택은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특히나 두려움과 불안, 혐오, 우정, 사랑, 연민 등의 모든 감정이 소용돌이 칠 젊은 나이 때라면 더더욱. ''가 칼라지에 대해 느끼는 감정처럼 마음에 남아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계속 머물러 있지는 않는, 그리워하며 문득 꺼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삶이란 이런 마음을 만들고, 느끼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후회하며, 부끄러워하며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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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형 이유 - 책망과 옹호, 유죄와 무죄 사이에 서 있는 한 판사의 기록
박주영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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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삶이 있는 저녁'을 걱정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다수 존재한다는 현실은 서글프기 그지없다. ··· 거듭 강조하지만, 우주상에 사람의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있을 수 없다. 빈부나 사회적 지위, 근로조건의 차이가 현저한 여명의 격차로 이어지는 사회는 암울하다. 개별 피고인들 전부에게 예외없이 금고형과 징역형을 선택해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생명은 계량할 수 없는 고귀한 것임을 다시 한번 환기하고자 함에 있다."

우리는 종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법정의 모습 혹은 판사가 쓴 책으로 판사를 만난다. 판사가 쓰는 판결문은 되도록 주관적인 생각이나 감상을 배제하고 법에 근거하여 객관적이고 엄정한 표현을 써야 한다. 이 책을 쓴 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박주영 판사는 판결문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적 설시를 모두 마친 후 이러한 형을 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는 '양형 이유' 부분을 빌려 피고인이나 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을 한다. 위의 구절은 하청업체 노동자 산재사고를 맡은 박주영 판사가 쓴 판결문 일부다. 딱딱하고 형식적으로 느껴지는 보통의 판결문과 다르게 박주영 판사의 판결문, 특히 양형 이유를 밝힌 부분은 피고인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고, 사회 구성원에게 관심을 호소하기도 하며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한다는 시사점을 던지기도 한다. 책에는 박주영 판사가 쓴 판결문의 양형 이유 부분이 여럿 실려있는데 모두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판사이자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가지는 책임감, 피고인에 대한 공감 등이 묻어난다.

법정은 정의를 구현하는 곳으로 흔히 생각된다. 더불어 판사는 정의로운 법을 근거로 사회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박주영 판사 또한 정의란 무엇인지, 어떻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지, 정의를 실현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법정물을 보며 현실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판결로 '정의'가 실현된 것 같을 때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하지만 현실의 법정은 다를 뿐더러 법이 곧 '정의'인 것은 아니다.

"정의는 고정된 방위가 없고,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뚜렷한 실체없는 신기루이자 한 마리 파랑새 같다. ··· 어쩌면 절대적으로 곧고 바른 유일한 것은 미덕이나 공동선이 아니라, 아무리 험난한 길이라도 바르게 살려는 의지를 갖고 그 길을 끊임없이 고뇌하며 걸어가는 존재, 그 자체가 아닐까? 그렇다면 정의는, 목표가 아니라 여정이고, 정의로운 삶을 살려는 열망을 품은 인간 그 자체다. 부정과 불의의 바윗덩이를 영원히 치우는 시시포스, 파랑새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묵묵히 길을 걷는 우리가 바로 정의다."

사건을 맡을 때마다, 하나의 판결문을 쓸 때마다 어떤 판사가 되어야할지, 판사로서 어떻게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지난하고 자칫 무기력에 빠지게 할 수 있는 고민 끝에 내린 '정의'란 바로 이러한 것이다. 피고인과 사회에 감응하고, 법을 통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판사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을 깊이 느끼며 쓴 박주영 판사의 양형문은 엄청난 감동을 준다. 또한 정의란 우리가 걷는 길이며 과정이라는 판사님의 말은 힘을 건네주는 것 같다. 제대로 권리를 존중받지 못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사건들과 양형문을 읽으며 눈물이 났고, 끊임없이 판사라는 직업과 정의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는 판사님의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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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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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칼럼인데 읽을수록 동화처럼 느껴지는 글이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성급한 조언이나 판단, 평가 대신 그들을 믿어주고 공감하는 공감대화의 힘을 느끼고 실천해오고 있는 27년 차 음악교사다. 학생들이 다양한 심리 문제를 호소할 때 저자는 학생들의 마음과 감정이 어떠한지 묻고,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와 표현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저자가 학교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학생들과 이들과 나눈 공감대화 사례, 이를 통해 느낀 점이 책의 주 내용이다. 학창시절에 저자와 같은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었나 자연스레 회상해보게 된다. 나의 마음과 내가 느낀 감정을 물어봐주고, 공감해주는 교사가 있었나? 섣부른 조언이나 위로, 판단을 하기 보다 아이들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고, 듣고, 공감하는 김선희 선생님의 대화는 대개 경험하는 교사-학생 대화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학생들 마음을 묻고, 듣기보다는 교사로서 충고나 판단하기를 우선하는 대화가 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저자가 학생들과 나눈 공감대화를 글로 읽었는데도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지지받고 있으며 아이들이 이를 느끼고,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에 놀랐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와도 공감대화를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는 선생님의 고백과 성찰이 마치 동화처럼 느껴졌다.

청소년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 현직 교사 뿐만 아니라 학교를 졸업한 성인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주변의 청소년에게 나는 어떤 어른인가? 청소년의 마음을 묻고, 공감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 시선에서 충고하고 평가하려는 사람인가. 학생들보다 더 경험이 많은 어른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쉽게 조언하고, 위로하고, 평가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묻기 보단 아이들의 마음을 단정지은 채 충고하기 마련이다. 그럴 수록 아이들은 방어적이게 되고, 갈등은 더 깊어진다. 저자는 청소년과의 대화에서 쉽게 하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 네 가지, 줄여서 '충조평판'을 하지 않는 공감대화를 강조한다. 학부모나 교사가 아니더라도 청소년을 비롯한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성인이라면 청소년들과 공감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하고, 이러할 때 진정한 '어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입시를 위한 준비기관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공교육에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공감대화에 더 힘쓰는 저자의 모습은 많은 감동을 준다. "공교육은 개인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교사의 마음과 생각은 아이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며, 교사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곧 안정된 미래를 가꾸는 일이라는 것에도 많이 공감했다.

한 아이 한 아이 스스로 자기 존엄을 철통같이 지켜내도록 길러내는 것만이 살 만한 세상, 안전한 세상으로 성큼 나아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대표하는 한 문장을 꼽으라면 이 문장을 택하고 싶다. 아이들이 자기 존엄을 지키도록 하는 것. 바로 이것이,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마음인지를 묻고 공감하는 대화, 이런 대화를 바탕으로 한 교사와 학생 혹은 학생과 학부모 간의 관계, 이를 토대로 한 공교육, 이 모든 것들의 목표가 아닐까. 학부모나 교사가 아니더라도 다음 세대를 이어갈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자신이 이들과 같은 공동체에서 잘 살아가길 바란다면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어떤 관계를 맺어야할지, 그래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야 할지 이 책을 통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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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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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업으로 하지 않는 직업인이 쓴 글을 좋아한다. 특히나 내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직업인이 쓴 글이라면 더더욱. 그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해 온 사람들만이 느끼고, 알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소중하다. 이 책에서 우리나라 제1호 유품정리사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우리를 여러 방면에서 성찰하게 만든다. <죽은 자의 집 청소>, <대통령의 염장이>에 이어 이번엔 유품정리사가 경험한 죽음과 장례에 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죽음이라 하면 대개 부정적으로 여겨지며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무척 의미 있다.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수용하며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사유하도록 해준다.

이 책은 저자가 유품정리사로 일하며 겪은 경험담과 죽음, 장례, 유품정리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전한다. 한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사람이 쓰던 물건과 소유물은 어떻게 정리되는지 잘 알지 못했던 터라 유품정리사가 하는 '유품정리'라는 일이 새로웠다. 보통 유족들이 유품정리를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주변에 자신의 장례를 맡아 줄 사람이 없는 고독사나 유족들이 유품정리를 할 여건이나 형편이 되지 않을 경우 유품정리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꼭 사후에 유품정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생전에 유품정리사에게 유품정리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돌아가신 분이 입던 옷, 사용하던 물건 뿐만 아니라 사용하던 냉장고 속 음식까지도 정리하는 것이 유품정리사의 일이다. 유품정리사는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며 돌아가신 분이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떠올려보고, 이를 유족들에게 전하며 남은 가족들 혹은 주변인들이 후회를 덜어내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삶과 죽음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성찰하기도 한다.

유품정리사라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 있지만 저자가 유품을 정리하며 느끼고 깨달은 것들, 즉 삶과 죽음, 장례에 대한 생각 또한 유의미하다. 유품을 정리하며 마주한 다양한 사람들과 삶의 모습은 무조건 좋고 무조건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생각 대신 적당한 경계선에서 무게중심을 찾는 것이 인생의 숙제임을 깨닫게 한다. 또한 감사하는 마음과 신체를 적당히 움직여 흘리는 눈물과 땀이 행복을 깨닫게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유품정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다보니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사라진다. 죽음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 대신 나는 과연 어떤 유품을 남길 것인가, 나의 유품에는 어떤 삶의 흔적이 남아 있을까, 우리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어떤 유품을 남기실까, 이들의 유품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등의 물음을 고민하게 된다. 책의 끝부분에서 저자는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기를 권한다. 가지고 싶은 것 대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나 이룬 것을 돌아볼 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제1호 유품정리사로서 주로 사후정리를 맡아온 저자는 우리에게 '사후'정리 대신 '생전'정리를 권한다. 저자의 말처럼 나는 사후에 어떤 것을 남기고 싶은지,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를 일상 속에서 틈틈이 고민한다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잘 살고 싶은 만큼 잘 죽기 위해 이런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어떤 유품을 남기고 싶은지, 나의 유품에서 어떤 삶의 흔적이 남았으면 좋겠는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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