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조윤제 지음 / 앤페이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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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는 일은 호수가 아닌 바다와 같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
고민의 파도가 쓸려 나가기 무섭게 다른 파도가 밀려 들어온다.
잔잔하게 떠 있을 시간은 적고 언제나 파도에 온몸이 오르내린다. ⠀




부모의 고민은 소진되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
쌓인 고민의 무게감을 항상 짊어지고 있다 보니, 어떨 땐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오은영 박사에게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잘 키웠다 말할 수 있을까요?"라고 한다. ‘키우다’라는 동사에 '잘'이라는 부사를 붙이려면 어떤 부모가 되어주어야 할까.

대답하기 어려울 수 있는 질문에, 오은영 박사는 '좋은 성격의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라는 간단명료한 대답을 했다.



➜➜ 이 책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내 아이를 좋은 성격, 즉 올바른 인품을 지닌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근본을 《안씨가훈》, 《논어》, 《맹자》, 《사기》, 이이의 《격몽요결》, 정약용의 《다산시문집》과 같은 ‘인문고전’ 속에서 찾아 독자에게 전달한다.⠀




저자가 인문고전 속에서 찾은 올바른 자녀 교육의 근본은 ‘올바른 부모의 모습’에 있었다.

아이가 책을 읽기를 바란다면 책을 읽으라고 말하지 말고
부모가 항상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먼저 자신의 나쁜 습관을 인정하고 개선하는 본을 보임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

지적하지 않고
혼내지 않고 ⠀
고치라고 닦달하지 않고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방법은
‘부모라는 좋은 선례’를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말한다.⠀




이 책은 다른 자녀 교육서와 같이 특정한 고민이나 문제에 대해
부모에게 자세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라는 거시적인 질문에 대해 동서남북의 큰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녀 교육의 근본을 다시 세운 나에게서 자연스럽게 나만의 해답이 흘러나오게 해준다. 이 책은 그런 장점이 있다.⠀




___🔖🔖🔖

올바른 자녀교육은 반드시 부모의 삶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자식들은 부모의 일상을 보고 자신이 나아갈 길에 대해 배움을 얻는다. 12p⠀


흔히들 가르침은 책이나 강의를 통한 지식의 전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가르침은 단순히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에 임하는 바른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28p⠀


__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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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숨
김혜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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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누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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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나의 소설 속에는 주저하는 감정들이 있다. ⠀
호감을 표현하지 못하고, ⠀
무리한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
쓰고 고치기를 반복한 메시지를 보내지 못하고, ⠀
이미 끝나버린 관계를 잘라내지 못하고, ⠀
진짜 나를 내보이길 겁내하는 감정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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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깊숙이 자리한 누름돌은 우리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 위에 얹혀, 떠오르지 못하도록 무겁게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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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저자 장영희 교수의 말처럼, ⠀
문학을 읽는 것은 너와 내가 같다는 동질감에서 오는 위로를 느끼기 위함이기도 하다. 김혜나의 소설 속 주인공의 주저하는 감정들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그게 또 내 모습이라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누름돌을 치우고 솔직한 감정을 다 내보이면 난 더 행복해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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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그렇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린 '깊은 숨' 한 번 쉬고 답답한 마음을 다독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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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나의 7가지 단편은 솔직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고 오해받고 오해하고 상처받고 불안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내 곁의 함께 숨 쉬는 존재들로 인해 다시 힘을 내고 살아가는 우리들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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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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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 홍춘욱 박사의 한 번 읽고 평생 쓰는 금융 기초 지식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홍춘욱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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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굿모닝굿나잇 시리즈 no.9⠀
: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끝내는 세상의 모든 교양 라이브러리⠀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영사의 굿모닝굿나잇 시리즈 9번째 책이 출간됐다.⠀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는 국내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인 홍춘욱 박사가 집필을 맡았다.⠀



불과 얼마 전의 불장🔥을 비웃듯, 주식 시장은 연일 하락세이고 물가는 지붕이 뚫린 듯 올라간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빅스텝을 밟았으나, 2022년 9월 21일 미국은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 인상)을 감행해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오던 경제 이론이 눈 앞에 실현되는 요즘을 살고 있다. 변화가 너무 빨라 눈에 휘둥그레지는데, 그 와중에 한껏 오른 대출이자는 착실히 빠져나가 더욱 숨통을 조인다.⠀



이럴 때일수록 지금까지의 투자를 돌아보며 기초를 다져야 할 때이다.⠀
남을 따라하는 투자가 아니라 주체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상승장에 올라타는 투자가 아니라 오히려 하락장의 기회를 잡는 투자를 위해서 말이다. 이렇듯 경제적 부화뇌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냉철한 시각이 필요한데,⠀
그 '냉철함'은 자신의 금융 지식 지반의 튼튼함에서 나온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독자와 청소년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책은 쉽고 친절하다.⠀
가장 먼저 돈과 은행의 기원과 역할을 짚어보고 주식회사가 생긴 역사적 배경과 의미, 원리까지 이어진다.⠀



이 책을 읽으면 경제 기사 읽기가 수월해지고 단지 오르내리는 숫자가 아닌 주식시장 이면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란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철저히 돈의 원리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안에 살면서 알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담았다. 금융 공부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추천 드린다. ⠀



🏷️⠀
주식이란 주식회사의 지분을 뜻합니다. (...) (주식회사는) 사업에 실패한 경우에는 투자한 돈만 손실을 보면 되는 ‘유한책임‘을 기본으로 하죠.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주식회사는 현대사회의 지배적인 사업 형태로, 1602년에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바로 ’동인도회사voc' 입니다. __100p #주식회사 #동인도회사⠀


🏷️⠀
돈은 현대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만큼 돈을 잘 벌고 불리는 일은 누구나 알아야 하고, 또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__145p⠀


____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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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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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미스터리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작가, 할런 코벤.
그의 대표작,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할런 코벤의 책이 처음이라면, 아마 이 책으로 끝내진 못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책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서 독서를 잠시 멈추고 그의 다른 저서를 미리 주문해 놓고 마저 읽을 정도였다.




🌽줄거리

기념일에 항상 가던 샤르메인 호수에서 8년 전 살해당한 아내. ⠀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과 자신에 대한 혐오로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발신 불명의 메일 한 통이 온다. ⠀

누군가의 잔인하고 역겨운 장난이라고 하기엔 아내와 자신만 알던 비밀스러운 내용에 혼란스러운 주인공. 이후 몇 통의 메일을 더 받은 그는, 아내가 살아있다는 확신으로 아내를 찾아 나선다. 그는 그 과정에서 자신만 몰랐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다. ⠀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의 스토리는 사실 단순하다.⠀
작가는 이 스토리로 복잡한 미로를 만든다. ⠀
독자는 미로의 출구를 찾듯, 책을 읽으며
막다른 길목에 맞닥뜨리기도 하고 길을 헤매기도 한다. ⠀

너무 어렵지도 하지만 너무 쉽지도 않은,
적당한 긴장감과 공포감, 몰입감을 줄 수 있는 난도의 미로를 설계하는 능력. 할런 코벤은 그런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
그는 자신이 만든 스토리의 미로 위에서 능청스럽게 독자들을 내려다본다. 사건의 진실이 드러났다고 생각했을 때 또 한 번의 반전을 주며 독자를 끝까지 흔들어 놓는다. ⠀




할런 코벤의 대표작 《홀드 타이트》, 《숲》, 《영원히 사라지다》는 물론 이번에 출간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역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내의 죽음 이후 주인공은 뿌리를 헐겁게 내린 식물처럼 힘 빠진 삶을 살다가, 아내가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만으로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고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여준다. ⠀

마치 다른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주인공의 성격 변화를 드라마에선 어떤 배우가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 복잡한 퍼즐을 풀어낸 듯, 어려운 미로를 방금 헤쳐 나온듯한 시원한 쾌감이 든다. 재밌다. 무슨 말이 또 필요할까. ⠀




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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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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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모든 것을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왜 문학을 하려고 하는가?"

​​

이 의미심장한 물음은 저자가 대학 입시 전형에서 학생들에게 했던 면접 질문 중 하나이다. 이것을 우리에게 적합한 질문으로 변형하면, '왜 문학을 읽으려 하는가?' 일 텐데, 우린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장영희 교수가 3년간(2001년부터 2004까지) 신문사에 연재했던 북 칼럼을 모은 것으로, 올해 그녀의 10주기를 맞아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



이 칼럼은 원래 '문학의 숲, 고전의 바다'라는 이름으로 다른 작가들과 교대로 기고하는 형식이었는데, 장영희 교수의 글이 인기가 많아 2004년에는 '장영희 문학의 숲'이란 단독 칼럼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신문사에서는 장영희 교수에게 칼럼을 부탁하면서 단 한 가지 주문을 했다고 한다다. "선생님의 글을 보고 독자들이 '아,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하고 도서관이나 책방으로 뛰어가도록 해달라"라고.



'내 글을 보고 책이 읽고 싶어 도서관이나 책방을 뛰어가게 하는 건' 모든 서평가들의 꿈 아닐까.

신문사의 이상理想적이고 무리한 부탁에, 장영희 교수는 적잖이 부담이 됐을 텐데오히려 욕심을 내려놓고 전문적으로 비평하려거나, 독자를 가르치려는 의도 없이
그저 힘을 빼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했다. 칼럼의 제목이 '문학 강의'가 아니라 '문학의 숲'임을 작가 자신이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읽어보라 강권強勸하지 않고, 🌲🌲🌲🌲🌲🌲🌲
우거진 숲을 함께 거닐다, 멋진 나무나 활짝 핀 꽃을 보면
'이것 봐요'하고 말을 건네는 것처럼 글을 썼다.
선선한 날 산책 같은 그녀의 편안한 문장들이
오히려 나에게 제대로 통해서 당장이라도 서점에 달려가
여러 권을 가득 안고 집에 오고 싶어졌다.



2000년 초반에 쓰인 글이라 이미 20년이나 지났지만, ​
장영희 교수의 글에 언급된 작품들은 보통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윌리엄 포크너, 세르반테스, 피츠제럴드, 소로, 조지프 콘래드 등 소위 '고전문학'들이라
​글 위에 먼지 한 톨 없을 만큼 세월의 지남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어제 쓴 글이라 해도 큰 어색함이 없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시간을 초월한 힘을 가진 것이 고전문학이고, 고전문학을 주제로 한 그녀의 글 역시 시간이 지나도록 사랑받을 것임이 분명하다.




왜 문학을 하려 하는가. ​
왜 문학을 읽으려 하는가.



이 책은 아마 이 질문에 답을 찾는 여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윌리엄 포크너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문학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

장영희 교수는 이 책 서문의 작가의 말에서,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너와 내가 같고,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이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고뇌와 상처를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라고 말했다.




이렇듯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는
어느 서점의 문학 코너에 만난 멋진 글귀처럼,
‘무수한 타인을 만나기 위함'이고,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이며,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언제나 극복해내야 하는 내 삶에 대한 위로이다.

이 책을 읽으면 문학이 읽고 싶어진다. 📚
그것만으로 이 책은 자신의 소명을 다해냈다.




_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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