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 쇼스타코비치와 레닌그라드 전투
M. T. 앤더슨 지음, 장호연 옮김 / 돌베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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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기 전에 

이 책은 읽기에 앞서 몇 가지 배경이 준비되어야 한다.

1.1. 배경음악

책 내용이 책 내용인지라 BGM이 필요하다. 

Shostakovich - Symphony No. 7: 'Leningrad' / St Petersburg Philharmonic Orchestra

다른 오케스트라보다는 이들에게 이 곡이 지니는 의미가 더 있을 듯했고, 애플 뮤직 검색 결과 제일 먼저 나온 앨범이라 선택했다. 


1.2. 소비에트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

책은 스탈린의 독재, 독소전쟁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흐름 속에서 대부분의 내용이 전개된다. 지난 달에 읽었던 "아주 짧은 소련사(Pitzpatrick)"가 제법 도움이 되었다.



2. 읽으면서, 읽고 나서


2.1. 스탈린이라는 문제적 인물

사실상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문제의 궁극적 원인은 스탈린이다. "아주 짧은 소련사"에서부터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까지 그는 아주 그냥 X놈에 불과했다. 스탈린이 아무리 X놈이라고 해도 사실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대표적으로는 베리야.. 

어쨌든 독재자와 독재자를 숭배하는 무리들이 합쳐저서 굴러갔던 엉망진창 소비에트가 개개인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볼 수 있었다.


2.2. 전쟁과 예술

전쟁의 한 가운데서도 사람들은 예술을 찾았다. 레닌그라드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다. 내셔널 갤러리의 작품을 피신시켰지만 한 점씩 돌아가며 전시했고, 매일 오후 1시 음악회도 진행했다. 당시의 한 점 전시회와 음악회가 런던 시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었듯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역시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포위되어 죽어가고 있던 레닌그라드 사람들을 살린 건 스탈린, 베리야, 주코프라기보다는 사실상 쇼스타코비치였다.


2.3. 엉망진창 소비에트

스탈린 사후에도 소비에트는 한동안 어떻게든 굴러갔다. 쇼스타코비치를 포함한 예술가들에게 잊을만하면 가혹한 시기가 닥쳐왔다. 예술가들의 자아만 깎아먹은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소비에트 자체를 갉아먹는 것이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다. 소비에트가 해체되기 전 쇼스타코비치는 눈을 감는다. 만약 그가 소비에트 해체 이후까지 살았다면 자신에 대한 혼란스러운 평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듯 한데, 그러질 못해 아쉽다. 스탈린과 같은 날 눈을 감은 프로코피예프는 마지막까지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었던 것에 비한다면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한데, 시대가 너무 잔인했다. 



3. 결론 

3.1. 스탈린 XXX

3.2. 사람을 살리는 예술의 힘

3.3. 쇼스타코비치 포함 레닌그라드 사람들이 견뎌낸 죽음의 시기

(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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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짧은 소련사 -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
실라 피츠패트릭 지음, 안종희 옮김, 허승철 감수 / 롤러코스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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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이 책이 알라딘 추천 도서로 떴다.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으나 읽으면서 어쩌면 나보다 알라딘이 내 독서 취향을 잘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작년에 읽었던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를 여러모로 보완해줄 수 있는 책이었다. 


소비에트... 보이는 것도 엉망진창이었지만 속은 더 엉망진창, 와르르맨션 그 자체였다. 어느 측면에서는 안 무너지고 그 긴(?) 시간을 버틴 게 용한 수준이었고, 어느 측면에서는 이게 무너진다고? 싶은 수준이었다. 이 책이 아니고서는 접하기 힘든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소련 콤소몰이 중국 홍위병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은 실제 피해자들에게 바보 모자를 씌우고 거리를 행진하게 했지만, 콤소몰들은 성직자와 네프맨의 모형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면서 조롱하고 때로 불태웠다.(p.100)


여기서도 까이는 중국 문화대혁명.. 심지어 중국 문혁이 시기적으로 훨씬 뒤인데... 시간이 지나는 것과 진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이 확실하다.


아마도 볼셰비키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혁명 내부에는 혁명이 끝날 때 자기 자녀를 잡아먹게 만드는 취약한 내적 논리가 분명히 존재하는 듯하다. 러시아혁명과 그 이후의 집단화 과정에서 보듯이 공포가 더 많은 공포를 낳는다는 논리도 존재한다(pp.122-123)


이 책에서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는 구절. 프랑스도, 러시아도, 우리도 모두 경험한 것이어서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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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글쓰기 -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 박물관의 일 1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문화재단 기획 / 이케이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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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이런저런 전시를 보러다니면서 박물관/미술관의 글을 자주 접했다. 좋았던 경우도 있었고, 아쉬웠던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박물관의 글쓰기"가 알라딘 추천 도서로 떴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책은 독서교육에서 이야기하는 텍스트 복잡도text complexity(이독성readibility)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짧고, 쉽고, 정확한 글을 쓰기 위해 박물관에서 정말 다양한 방법들을 쓰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문식성 교육, 공공언어학 등의 관점에서도 더 깊이 읽어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책을 읽고 드는 몇 가지 생각


1. 중학교 2학년 수준이라는 구체적이지만 추상적인 지향점

말 그대로이다. 다수의 큐레이터들이 '중학교 2학년 수준'을 지향하지만 정작 그 글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문식성 교육 분야에서 텍스트 복잡도 측정에 대한 여러 공식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공식으로 완벽하게 측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아직 박물관의 글쓰기에까지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텍스트 복잡도에 대한 양적, 질적 측정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장애인 관람객용 설명문 작성에 들어가는 중학생 감수를 확대 시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결과를 역으로 '중학교 2학년 수준'이라는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가독성의 문제

박물관/미술관에서 전시품을 볼 때 가독성legibility이 떨어지는 경우가 예상 외로 잦았다. 가까이 오지 말라고 줄을 쳐 놓았지만 줄 앞에서도 설명카드의 글자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정 시력이 1.0이 넘는 나도 잘 안 보이는데, 눈이 나쁜 사람들은 작품에 더 가까이 갈 수밖에 없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글자 크기를 더 키워야 한다. 

3. 『표준국어대사전』의 잘못된 점다點茶

p.209 다듬기 전: 송대의 왕관국王觀國(~12세기)은 『학림學林』에서, "차 중의 상등품은 모두 점다로 마신다. 보통의 차는 모두 달여 마신다茶之佳品, 皆㸃啜之; 其煎啜之者皆常品也"라고 하였습니다.


p.209 다듬은 후: 송나라 때 사람인 왕관국王觀國은 "차 중에서 고급차는 모두 우려 마시고, 보통의 차는 모두 달여 마신다"라고 했습니다.


㸃啜을 '우려 마신다'로 다듬었는데, 이는 맞는 것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마른 찻잎을 끓는 물에 부어 우려냄)를 따른다면 맞는 것인데, 동양차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㸃啜, 點茶가 '우려 마신다'는 것이 아님을 알 것이다. 다음 장에서 점다의 실제 의미가 나온다.


p.210 다듬기 전: 병차는 편차片茶, 단차團茶라고도 하며, 초차는 엽차葉茶 혹은 산차散茶라고도 하였습니다. 송대에는 주로 단차를 가루로 만든 뒤 다완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다선을 휘저어 거품을 내어 마시는 점다點茶 방식으로 즐겼습니다.


이것이 점다의 실제 의미이다. 점다가 어쩌다 우려 마신다(포다)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수정되어야 할 항목이라는 것을 잘 알아볼 수 있었다. 

4. 6부 1 단어바꾸기 14번 문항

pp.255-256: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제작 시기는 지증왕 2년(501)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만들어진 시기는 


모범 답안에 따르면 14번 문항은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만들어진 시기는 지증왕 2년(501)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가 된다. '신라비의 만들어진 시기'도 어색하고, '만들어진'이 두 번 반복되어 문장이 꼬여버렸다. 해당 문장은 단어만 바꾸어서 되는 게 아니라 문장 구조를 전반적으로 다듬는 것이 나아 보인다. 위 문장은 다음과 같이 고치는 것이 적절하다.


 ☞ 포항 중성리 신라비는 지증왕 2년(501)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만들어진 시기는 지증왕 2년(501)으로 추정됩니다. 

5. 6부 2 문장 다듬기 10번 문항

p.260: 중국 복건성의 건요에서 제작된 흑유완이다. 유약은 잔의 하부와 굽을 제외한 면에 흑유를 두껍게 입혔다. 잔 하부 근처에는 유약이 흘러내려 뭉친 현상이 확인된다. 오랜 기간 사용하여 구연부의 유악이 닳았으며 짙은 갈색을 뛴다.


문제 자체에 오타가 있다. '유악'은 '유약'으로, '뛴다'는 '띤다'로 고쳐야 한다.

아래는 책에서 제시한 모범 답안이다. 


p.263: 중국 푸젠성에 있는 가마터 젠야오에서 만든 검은 찻잔이다. 검은 잿물을 잔 아래쪽과 굽을 제외한 면에 두껍게 입혔는데, 잔 아래쪽 근처에는 잿물이 흘러내려 뭉친 자국이 있다. 오랫동안 써서 주둥이 부분은 잿물이 닳아 짙은 갈색을 띤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 모범 답안은 과도 교정으로 보인다. 한자어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몰두하다 오히려 중요한 것을 놓친 게 아닐까 싶다. 먼저, 건요建窯를 굳이 '젠야오'로 표기해야 하는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젠야오'라는 표기를 쓰고 있지 않다. 이 역시도 "외래어 표기법"의 기초가 된 "편수 자료"가 문제의 시작이다. 건요를 젠야오로 할 것이면 다른 가마(터)들 역시 '-야오' 식으로 통일해야 하는데, 다른 가마(터)들은 중국어 표기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균요均窯, 여요汝窯, 길주요吉州窯 등은 우리말샘에 모두 한국 한자음만 등록되어 있다. 그러니 당연히 연구자, 큐레이터는 한국 한자음으로 이를 읽고 쓰고 있다. 통일성을 생각한다면 젠야오보다는 건요로 통일해서 쓰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둘째, 유약=잿물인가? 이는 "생활 용어 수정 보완 고시 자료(문화체육부 고시 제1996-13호)"가 원인이다. 현재 이 자료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찾을 수 없다. 국가기록원에만 남아 있다. 잿물이 유약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유약이 잿물인 것은 아니다. '잿물∈유약'이라는 것인데 유약釉藥이라는 한자어를 피하려다 성급하게 일반화를 하고 만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사례다. 그리고, 잿물이 유약인 경우는 흑유가 아니라 회유灰釉다. 


우리말을 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한자어를 피해서 될 것도 아니다. 


3, 5번은 정책적 문제까지 섞여 있다보니 해결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언제까지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박물관에서 많은 분들이 쉽고 정확한 관람을 위해 고민을 계속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문식성 교육과 공공언어학이 도울 수 있는 부분들도 보였고, 국어규범의 문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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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 - 연대를 구하여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시마 유키오.기무라 오사무 외 지음, 김항 옮김 / 새물결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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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은 아래 두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묶어서 펴낸 것이다. 


三島由紀夫 · 東大全共闘. (1969). 討論 三島由紀夫 vs. 東大全共闘 ―美と共同体と東大闘争. 新潮社.

三島由紀夫 · 芥正彦 他. (2000). 三島由紀夫 vs. 東大全共闘 1969-2000. 藤原書店


三島由紀夫 · 東大全共闘(1969)가 1부로, 三島由紀夫 · 芥正彦 他(2000)가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1969년의 토론 현장 스크립트와 토론문이 담겼고, 2부는 2000년의 토론 스크립트와 토론문이 담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글에서 느껴지는 힘의 격차가 상당했다. 1부 안에서도 음성 언어 바탕의 토론 스크립트와 문자 언어 바탕의 토론문에 있어서 느낄 수 있는 차이가 있었다. 2부는 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굳이 읽어야 하나 싶어서 몇 파트만 읽다 말았다. 

2. 미시마 유키오... 문제적 인물이다. 전공투와의 토론 1년 뒤인 1970년 일본 육상자위대 건물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할복자살한 것으로도, 신 모 작가가 표절한 것으로도. 


2.1. 토론 초반 그는 현재 일본 사회에 만연한 '당면 질서 유지'를 비판한다. 당면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문제를 회피하거나 덮어버리는 사회적 분위기는 천황제를 통한 일본의 혁명을 꿈꾸는 미시마나 당시 대학, 정부와 갈등을 해결하고자 했던 전공투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극과 극에 서 있는 이들이었지만 나름 공통 분모를 확립하려 한 것이다.    


​2.2. 그는 토론 내내 천황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 원래 천황제는 천황 개인의 퍼스낼러티에 의해 연속되어온 것이 아닙니다. 천황은 하나의 순수 지속이므로 천황의 개성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p.82).


일본에서의 유일한 혁명 원리는 천황 외에는 없다는 것(p.113)


그의 이러한 발언들을 종합하면 그가 목표로 하는 천황은 현실세계의 천황이 아니라 이데아계의 천황으로 보인다.


​2.3. 그의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전공투C: 당신은 그래서 일본인이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 아닙니까?

미시마: 안 넘어서도 되지. 나는 일본인이고, 일본인으로 태어나서, 일본인으로 죽는다. 이걸로 족한 것이야. 그 한계를 나는 전혀 벗어나고 싶지 않아. 뭐 그래서 당신이 볼 때는 불쌍하게 보이겠지만 말이야. (p.79)


일본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전공투와 일본인 그 자체이고 싶은 미시마. 그들의 입장차가 잘 보이는 곳이기도 하고, 그동안 미시마의 발언들이 무엇에 뿌리를 두고 있었는지도 잘 보여준다. 일본인이라는 한계에 만족하던 그는 한 해가 지난 뒤 거한 사고를 치게 되는데... 


3. 미시마와 전공투. 극과 극에 서 있던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당면 질서 유지' 등과 같이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천황이나 일본인이라는 한계 등에 대한 입장차도 극명했다. 다만, 토론에 있어서 그들은 모두 진지했다. 반대되는 입장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상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어준 것은 상대에 대한 비판에 귀닫고 사는 현재 우리에게도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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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의 황금 복숭아 - 대당제국의 이국적 수입 문화
에드워드 H. 셰이퍼 지음, 이호영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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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당나라 시기 수입된 다양한 항목들에 대한 기록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백과사전식인 단편적 서술이 반복되는 식이다. 그럼에도 흥미를 끄는 소재들이 다수 있어 읽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당나라 시대 중국인(정확히는 지배계층 한족)의 세계 인식이 어떠했는지까지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책의 절정은 책 끝의 ‘옮긴이의 말’이었다. 셰이퍼 교수의 험난한 원문을 그 의도를 해치지 않고 옮기기 위해 이호영 교수가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가 훤히 보였다. 그리고 노련하게 “장안의 봄”을 끌어들인다. 이시다의 “장안의 봄”이 이 책과 번역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다음에 읽을 책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장안의 봄”을 주문했다. 봄은 지났지만 장안의 봄날을 한번 잡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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