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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은 키가 커 키가 크면
전혜영 글, 박선민 그림 / 책굽는가마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어제 저녁에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작은 아이가 와서 말합니다.
" 엄마, 라라라자로 시작되는 말... 뭐게? "
" 음...라면..라디오, 라볶기, 라조기, 라라인형... 또... " 아이 때문에 제가 한참을 생각하게 되었지요.
요즘 아이들과 사실 이런 말놀이 놀이를 많이 하게 되었어요. 이 책 '' 기린은 키가 커... 키가 크면..."
을 읽고 나서 아이들과 놀면서 공부하는 재미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이지요. 이제 다양한 자기 표현을 하고 사물의 명칭과
의미를 알려고 애쓰는 작은 아이에게 이 책은 자신만을 위한 책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큰 아이와 책 한 권을 놓고 서로 가져
가겠다고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한답니다. 그 증거로 새 책에는 벌써 크레파스 자국이 묻어 있고 아이들의 만진 흔적이
곳곳에 남게 되었네요. 정말이지...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는 표본이 되는것 같네요.
그래서 유아들이 읽으면 신이나 하는 이 책 '기린은 키가 커, 키가 크면 '을 거침없이 소개해 봅니다.
앞 표지에는 사랑스러운 표정의 기린 친구가 네 명의 동물 친구들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네요.
브레멘의 동물악단을 연상하는 동작의 동물들 맨 아래에는 얼룩이 멍멍이가 사다리를 받치고 있고요
그 다음은 예쁜 토끼 여자 친구, 그 위는 노랑 고양이 여자 친구, 그 위에는 쥐돌이가 망원경을 보고 먼 곳을
자세히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귀여운 이 네 친구가 이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말놀이를 시작합니다.
자음 14개를 순서대로 각각의 페이지에 담아 그에 맞는 단어를 알아 맞추기 게임이죠..
게임 규칙은 쉬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머릿속으로는 계속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단어를 생각해야
합니다. 기린... 기자로 시작하는 것은... 칙칙폭폭 기차, 그럼 난 기타, 기저귀, 기지개...
동물친구들은 자신이 아는 기자의 단어를 잘 말했네요. 우리 큰 아이에게 기지개가 뭔지 물었더니 일어나서 기지개를
한 번 해 보이며 알고 있다고 표현하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기지개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설명을 해 주었더니
그것을 동생에게 이야기 하는 거였어요. " 현진아. 기지개는 말이야, 이렇게 자고 일어나서 몸이 좀 굳어 있는 상태에서 쫙
위로 두 팔을 뻗어 주면 스트레칭이 되면서 피로가 풀리거든... 잠이 덜 깨었을 때도 하면 효과가 있어. 그리고 말이지
기지개를 하면 키가 커진다고도 그러더라.. " 이것이 제 설명이었죠.
우리 큰아이가 작은 아이와 놀면서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 유진아 잠 자고 일어나서 하는걸 어려운 말로 뭐라 그러는지 알아?
" 그건 바로 기지개야.. " ^^ 엿듣고 있다 혼자 웃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언어의 단어들이 새로운 의미로 특별함을 갖게 된다는 걸
깨달았죠.
아이들이 동물 친구 네 명이서 노는 빙글 빙글 강강 술래하면서 노는 장면, 예쁜 아기, 빨간 사과, 무서운 해적, 인디언들에게
잡혀 가는 그림들을 보면서 흥미를 많이 느꼈는지 재미있게 노는 놀이를 여기서 처럼 해 보자고 하네요. 엄마, 아빠가 팔로
철봉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말 태워달라고 그러기도 하고... 책에 나오는 즐겁게 노는 모습이 부럽기라도 한 양 바삐 방안을
뛰어 다니면 말놀이를 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요즘은 이 말놀이 시간 날 때마다 하게 되네요. 잠 잘 때도 나나나자로 시작하는 말..
나무 이름 말하기... 뽕나무... 쪽나무.. 잣나무.. 등등... 특히 쪽나무 할 때 제가 아이들 볼에 쪽 하고 해 주었더니 까르르 웃으면서
입에 맞추어야 한다고 제 얼굴을 두 손으로 꼭 붙들어요... 아우... 여하튼 다정한 신체 접촉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하는 것 같네요.
그런 작은 아이의 요구에 맞춰 오늘은 유모차나 자건거에 태우지도 않고 오랫만에 포대기에 업고 어린이집에 갔답니다. ^^
아이의 애정 요구를 가급적 많이 들어 주려구요... 어린이집 가는 동안 엄마와 떨어져 있고 집에 와서도 엄마는 부엌일에
바쁘니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 신체 접촉을 통한 애정이 그리웠나 보더라구요. 쪽나무 할 때마다 읽어 주니 아이가 더 이 책을
찾는 이유가 되는지도 모르죠. 작은 아이 뿐만 아니라 7살인 큰 아이에게도 이 책은 환영 받는 답니다.
이제 한글 읽기를 거의 다 하는 큰 아이는 여기 있는 글자들을 모두 읽으며 저를 기쁘게 해 주네요.
더우기 금년 처음으로 독후감도 이 책으로 써서 기특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ㅎㅎ
꼼꼼한 성격에 그림그리기도 정성들여 책과 함께 들어 있는 낱말카드의 실물 사진을 보고 그리는 아이를 보며
흐뭇해 집니다. 우주 여행이 있는 ㄹ 로켓 부분에서는 페가수스 별자리가 보이는 데 이 별자리 우리 아이가 좋아한답니다.
왜냐하면 얼마전 어린이집에서 별자리 만들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더 신이난 페이지이기도 했지요.
곳곳에 아이들의 취향에 맞게 모험, 사랑스러움, 친구, 놀이, 자연 등의 대화를 할 수 있고 놀아 줄 수 있는 책,
그림 뿐 아니라 언어를 따라하면서 절로 어휘력과 단어를 많이 배워가게 하는 책입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 말 놀이하면서 또는 이야기 나누고 놀며 언어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이 책..
기린은 키가 커, 키가 크면... 말놀이책 추천합니다. 더불어 2012년을 맞아 처음 써 보는 큰 아이의 그림 그린
독후감도 올려 봅니다.






















한글을 읽을 수는 있는데 아직 쓰기는 미흡한 큰 아이는 그림으로 독후감을 대신했습니다.
아이의 그림은 아이의 순수함이 드러나서 더 귀엽고 사랑스럽네요...^^
꼼꼼히 독후감도 쓰고... 재미있게 말놀이를 하며 어휘력, 더 나아가 국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 되는
이 책 정말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