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가슴을 후벼파는 대사 한마디가 있다 - 우리가 사랑한 드라마 명대사 필사집
정덕현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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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인 저자가

드라마속 명대사를 오랫동안 모아, 에세이와 함께 엮은 필사집이다.

대사와 함께 그 순간을 포착한 에세이를 한 세트로 구성한게 특이하다.


요새는 노출 사철제본 방식으로 만든 필사집이 많이 보인다.

펼침성이 좋고, 노출된 책등도 표지 디자인과 잘 어울린다.

13×19cm.

시집을 닮은 아담한 크기는 손에 쥐었을 때 편안한 느낌을 준다.



필사집은 시작·사랑·가족·위로를 테마로 총 6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에는 드라마 명대사, 오른쪽에는 필사 노트를 배치하고,
이어지는 두 페이지에는 저자의 에세이를 담았다.


우리가 드라마 대사에 유난히 마음을 빼앗기는 건
그 말이 내 삶에 없던 의미를 새로 만들어주기보다,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던 마음을
대신 말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일상을 떠올리게하는 대사에는 개인의 경험을 담고,
장면과 맥락 안에서 더 빛나는 대사에는 등장인물의 서사를
조금 더 들려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랬다면 드라마를 본 독자는
그 장면을 다시 떠올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보지 않은 독자도 조금 더 쉽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종이가 두꺼운 편은 아니라

만년필은 뒷면에 글씨가 비쳤고,

딥펜은 잉크가 번져 따로 종이에 필사했다.

책에 직접 필사한다면

일반 볼펜이나 젤펜을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미 본 사람은 드라마를 보던 추억을,

드라마보다 먼저 대사를 만난 사람이라면

나중에 넷플릭스를 뒤지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인생을 닮은 명대사를 필사하는 시간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 다락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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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라이팅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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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생각을 한 권의 원고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집필 방식을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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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라이팅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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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영혼을 던지고, 지능이 원고를 조립한다."

한 번 보면 기억에 남을 만한 카피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정말 내가 영혼만 던지면, AI가 원고로 만들어준다는게 가능해?

그래서 이 책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AI 기술서인지, 글쓰기 책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기계발서인지.


14개의 질문은 글을 대신 써주는 장치가 아니라, 

내 안의 경험을 끌어내는 질문이었다. 


저자는 140명의 원고 집필을 함께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을 문장으로 구체화 하는데 필요한 질문을 14개로 압축해냈다. 


그리고 책을 쓰고 싶지만 시작부터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14개의 질문에 답해보라고 권유한다. 



그러면 AI는 그 답변을 집필에 활용할 수 있는 문장으로 

재구성하고 구조화한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문장을 사용자가 계속 AI와 대화하며 다듬어 나가는 방식.

이것이 책이 말하는 '바이브라이팅' 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정체는

AI를 '제2의 뇌'로 활용하는 집필 시스템과 출판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쓰고 싶은 주제는 있는데,

글의 순서를 잡기 어렵거나 

머릿속 생각이 뒤섞여 있을 때, 


AI와 대화하며 정리하는 방식은 

책 집필뿐 아니라 블로그 글쓰기에서도 유용하다.


실제로 나도 서평할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많은 경우엔

내 생각을 쭉 나열해서 정리하고 선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 AI를 활용한다.



다만, 초반 카피가 만든 기대가 너무 컸다.

책 표지 문구를 보고 혁신적인 AI 기술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저자도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AI와 마주앉아 질문에 답을 하는 것도 나고, 

그 답을 다시 다듬어 가는 과정도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혼만 던지면 AI가 자동으로 책을 써준다'는 기대는

조금 조정해 두는 편이 좋다.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AI와 함께 

한 권의 원고로 정리해 가는 과정을 담은 책.


그런 관점으로 읽는다면, 

책을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 

한 번쯤 읽어 볼 만하다.



ⓒ 다락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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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 - 고전에서 길어 올린 인문 사유 100
김이율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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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들은 왜 필사 책을 사고,

어떤 식으로 읽는지 궁금했다.

좋은 문장을 읽고 따라 쓰는 것만으로

정말 얻게 되는 게 있을지.


이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왼쪽은 저자가 선별한 100개의 고전이 한 페이지로,

오른쪽은 직접 적어볼 수 있게 필사 노트로 되어있다.

그리고 노트 아래에는 '삶의 질문'이 붙어 있다.


처음에는 이 질문들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출판사 소개에서도 이 책은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읽어보니 그 질문이 다가 아니었다.



저자는 삶과 관계, 성장,

자유와 책임, 성숙에 관한 주제를

인생이 흘러가는 시간의 방향으로

한 장씩 펼쳐 준다.


유명 철학자의 말로부터,

고전 문학의 한 구절로부터 시작된 문장들은

원문만 그대로 옮겨진 것이 아니다.

카피라이터 출신 저자가

현대의 감각으로 해석하고 풀어내면서

읽으면 생각으로 이어지는 작은 손잡이도 달아놓았다.



요즘 나는 열심히 책도 읽고 서평도 쓰고 있다.

하나둘씩 읽고 쌓다 보면 오늘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내가 기다리는 '특별한 날'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오늘은 이미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하루다.

미래의 나를 위해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오늘은 어떻게 보내고 있었던가.

이 책이 내게 남긴 질문은 바로 그것이었다.


책에 글씨를 직접 쓰는 게 아까워서 그냥

노트에 따로 적어 보았다가

그래도 필사 책인데... 한 구절만 적어보자

용기를 냈다.😤

손으로 따라 쓰는 동안,

그 문장은 마음 어딘가에 닿아 나만의 질문이 된다.



100개의 문장 중 내가 멈춘 곳은 '오늘'이었다.

특별한 날을 기다리느라 오늘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 문장 앞에

꽤 오래 머물렀다.


다른 독자는 전혀 다른 문장 앞에 설지도 모른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와닿는 문장은

다를 수 있다.

각자의 삶이 다르고, 지금 붙잡고 있는 고민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고

모든 독자에게 같은 답을 주지 않는다.

그 문장들을 읽고, 멈춰 서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그리고 자신을 멈추게 한 구절을 천천히 쓰다 보면,

자신만의 질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다락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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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위어 가는 책
소희림 지음 / 좋은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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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감이 안 왔다.

표지에는 촉수를 뻗은 책이 다른 책을 감싸고 있었다.

무서운 건지 신기한 건지.


'모두를 위한' '짧은 동화 37편'이란 말에 

부담 없이 집어 들었다.

예상의 80%는 맞았고, 나머지 20%는 의외였다.


이 책은 아이와 어른이 다른 온도로 읽히는 책이다.

같은 장면을 아이는 한 층으로 읽고,

어른은 두 층으로 읽는다.

아이는 그냥 통과할 장면을, 어른은 한 번 걸리도록

설계한 책이다.


표제작 「여위어 가는 책」은

하루라도 읽어주지 않으면 책이 말라버린다는 이야기다.

책을 싫어하는 레오는 마지못해 펼쳤지만

결국 끝까지 읽게 된다.

아이한테는 그게 더 잘 통했다.


하루라도 읽어 주지 않으면 살짝 마르고,

다 읽으면 다시 살아난단다' p.10

이 책에서 가장 동화다운 건

「움직임 마을, 이름 마을」편이었다.

'동사'들이 사는 움직임 마을과

'명사'들이 사는 이름 마을.

문장인데도 시처럼 읽히고, 발상도 신선했다.




아이한테는 국어 시간에 배운 것들이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

어른한테는 함께라야 완성되는 이야기였다.


「맛있는 빵과 국」은 달랐다.

의사 상원에게 고급 레스토랑의 필레미뇽과 휘낭시에는 

그냥 맛있는 고기와 빵일 뿐이었다.


요즘 SNS에서 유행하는 것들,

안 먹어보면 대화에 낄 수 없는 것들.

나도 그런 데 휘둘린 적이 있다.

그래서 상원의 마지막 말이 깊게 와닿았다.


난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로 p.255



트럭도 돼지도 웃고 있다.

의외였던 건 이 장면이다.


어디로 가는지 아는 어른만 그 웃음이 다르게 보인다.

아이들은 이걸 어떻게 읽을까.

아이들 눈에는 그냥 귀여운 그림일 것이다.


어른이 항상 더 잘 읽는 건 아니다.

단지 어른은 결말을 알고 읽는다.

홍시가 고양이한테 먹히는 장면이 무섭고,

도살장으로 가는 트럭이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은

슬프다.


근데 아이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홍시는 씨앗이 되고, 트럭은 친구가 생긴다.

무서운 건 결말을 알아서가 아니라,

결말만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낡은 인공지능 스피커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목적지 도착'

어른은 그게 죽음인 걸 안다.

하지만 아이는 그냥 도착한 거다.


아이는 한 번 읽고, 어른은 한 번 더 읽게 된다.

읽다 보면 20년 넘게 아이들 곁에 있던 사람이 쓴

책이라는 게 느껴진다.

초등 저학년도 읽기에 무리가 없고,

같이 읽으면 더 좋은 책이다.



ⓒ 다락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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