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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
벨 훅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모티브북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동네가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라는 제목으로 2023년 1월 개정 출간했다.


언론과 부유층이 소비문화와 소비주의, 개인주의를 통해 가난과 불평등을 가리고, 누구나 성공할 것처럼 왜곡하는 현실에 세뇌당하지 말고, 불평등한 현실을 마주할 것을 제안한다.


벨 훅스는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인데, 세계불교여성지도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내면의 성찰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도덕적 힘, 청렴 등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로 주목한다.


불평등한 사회를 비판하는 결론이 '욕심을 버려라, 탐욕을 버려라'으로 흘러간다. 인문 에세이로는 충분하나, '계급'과 '젠더'에 대한 정치적 통찰을 기대한 독자에겐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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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서적이나 입문서에서 이름과 주요 사상만 들어본 인물의 저작을 직접 읽어보는 시도를 꾸준히 해야겠다. 편집된 이야기보다 이쪽이 어렵긴 해도 깊고 풍부하고, 흥미롭다.

종교적 가르침에서 배운 연대의 이상에 해를 끼친 것은 결국 가난한 사람을 구원한다는 발상이었다. - P62

힐파이커와 달리 나는 모든 것이 부를 기준으로 분배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특권 계급만이 아니다. 언론의 세뇌 작업을 통해 노동 계끕과 빈민층 역시 이러한 생각을 내면화하고 있다. - P66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 부족은 무엇보다 좌파가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책 권력자들의 비리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을 걱정하는 좌파 정책이 필요하다. 지배 계급이 가난한 이들에 대해 전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지금이야말로 비판의 목소리를 드높일 수 있는 정책이, 계급 전앵릏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정책이 반드시 필ㅇ하다. - P67

아인슈타인은 "복지정책을 철폐함ㄴ 우리가 서로에게 공공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마저 사라져버릴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극단적인 가난의 형태는 25년 전부터 시작된 사유화 과정의 일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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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세계는 무궁무진해서, 조금만 찾아봐도 닮고 싶은 편집자가 자꾸자꾸 생긴다.



"신영복 선생님은 어느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일생을 평가하는 데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인생에 시대가 얼마나 들어와 있는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시대를 정직하게 호흡하고, 시대의 아픔과 함께하고,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하셨습니다. 단지 편집자로 책만 만들어 내는 기술자가 아니라, 이 시대에 필요한 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궁리하고, 또 제대로 만들기 위해 늘 배우는 것이 편집자로 살아가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편집자의 길 - 1회 한국출판편집자상 수상자 연재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하여

https://nzine.kpipa.or.kr/sub/inside.php?ptype=view&idx=660&code=inside&category=

 

"왜 지금 이 책인지, 저자가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특별함을 지니는지, 독서장에서 이 책의 좌표는 어디인지, 독자는 어떤 발견에 주목할지 잘 읽어내고 드러내는 책을 만들고 싶다." (돌베개 편집자)

"완벽한 편집은 없지만 최소한 자신이 맡은 책에 최선을 다하는, 혹은 적어도 책이 나왔을 때 후회 없도록 편집을 해야죠. 이건 편집자로서 자부심 비슷한 걸 가지고 계속 일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에요. 그게 아니면 책 만드는 일이란 매우 허망할 수 있거든요. 세상에 꼭 나와야 할 책이란 얼마 안 되니까요." / 저자 섭외의 핵심은 책을 잘 만들거라는 믿음’ (워크룸프레스 편집자)















 

"출판 편집자는 대표적인 마감 노동자다. 중간에 내 몸이 아프건 회사에 큰일이 있건 무슨 일이 있어도 마감은 지켜져야 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편집자의 능력을 평가할 때 제때 마감하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본다. 사실상 야근 필수."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콘텐츠를 다루는 업계에서 제자리에 머문다는 건 후퇴를 의미할 뿐입니다. 이렇게 뭘 봐야 할지, 뭘 읽어야 할지, 뭘 들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때에 출판사는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더불어 책이 지닌 장점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왜 읽는지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발전하는 기술은 독자가 잘 읽도록 돕는 도구로 써야 하겠고요.”

독자를 팬으로 만드는 법(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

http://nzine.kpipa.or.kr/sub/coverstory.php?ptype=view&idx=637&code=coverstory&category=

 


"저는 여성, 글쓰기, 청소년을 주제로 한 청탁이 많이 오는 편인데요. 대개 트렌디한 접근이 일반적이에요.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두 권의 책을 보면, 편집자로서의 자기 소신이 분명한 점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편집자로서의 주관, 확신이 저의 관심사와 만나는 지점이 있었고 이걸 명확히 밝혀준 게 제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 같아요. 제 글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감사하지만 약간은 부담스럽거든요. 저는 편집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해요. (중략) 저는 협업하는 게 좋아요. 그래야 힘들 때 토론도 하고 방향도 잡아갈 수 있어요. 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보다 직업인, 편집자로서의 소신,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해요. 그래야 저도 존중할 수 있으니까요. "

은유 책 만드는 사람도 발언했으면 좋겠어요”(은유, 작가)

http://ch.yes24.com/Article/View/3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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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 이동의 위기 탐구 민음사 탐구 시리즈 6
전현우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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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 전현우 / 민음사 / 202212/ 17,000

 

1. 기후위기를 건너는 교통 철학서

  새빨간 손바닥 크기의 판형과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라는 제목은 신비감을 부른다. 아포칼립스 장르 소설이 떠오르는 외형과 달리, 이 책은 이동의 위기를 탐구하는 철학서다. 현대 도시의 효율적 이동은 교통으로 이름한다. 교통은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감축에 실패한 부문이다. 인간의 조건과 자연조건의 불일치가 바로 이동의 위기다. 저자 전현우는 데이터와 현장연구를 통해 자동차가 걷기 공간을 납치한 자동차 지배현상을 목격한다. 자동차 지배는 기후위기만이 아니라 대도시의 죽음의 위기를 부른다.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동행위는 자동차가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넓은 녹지와 보행이 주는 쾌적한 이동을 자기 가치감(self-respect)’이라는 윤리학적 개념으로 엮어낸다. 탄소중립 선언 이후 비판 없이 수용해온 선진국의 도시 모델, 파리의 ‘15분 도시에 한국의 조건과 맥락도 흥미롭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로 바꿔낸 철학서로, 다른 어느 곳도 아닌 2022년 한국이라는 시공간에서, 기후위기와 철학의 접합을 성공했다. 출판시장의 수많은 기후·환경도서 사이에서 분명한 위치를 갖는다.

 


2. 집필과 편집 과정 교류

일반 독자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책인 동시에 저자에게 새로운 지식 생산 과정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의 감사의 말에서 저자 전현우는 구체적으로 개인적 일화를 추가하고 용어를 줄이자는 편집부의 개입, 그리고 다른 저자의 서평 덕분에 책을 완성했다고 밝힌다

민음사 탐구 시리즈는 2022년 시작한 인문학 총서로, 원고 집필 단계에서 저자들을 모아 학술대회, 초고 독회를 열었다. 각 권의 저자는 철학, 문화비평, 정치학, 과학기술 등 다른 분과로 구분되지만, 시대적 감각은 동일하다. 폐쇄적인 학계 밖에서 교류하며 단행본만의 생기를 만든다. 새로운 탐구주제를 넘어, 새로운 탐구방법을 제시하는 인문학 총서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편집자의 뚜렷한 세계관과 역량이 돋보인다

기존 연구방식에 한계를 느끼는 연구자의 흥미를 끄는 요소이기 때문에 저자 섭외 단계에서도 긍정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독자와 저자, 저자와 저자 사이를 적극적으로 잇는 출판 과정이 실험에서 그치지 않길 바란다.



3. 핵심 독자층에 따른 보완점

핵심 독자층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전현우는 거대 도시 서울 철도2020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고, 교통, 철도 마니아층 사이에 알려진 필자다. 이 책이 다른 제목이나 논문이었더라도 구매했을 독자들이다. 그러나 이들만 독자로 한다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들다. 이보다 더 확실한 소비자는 출판사의 충성 독자층이다. 독서를 좋아하고, 어려운 책도 기꺼이 사 읽는 독자층이다.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세대의 시각이라는 탐구 시리즈 슬로건에 기꺼이 응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 분야의 독자층은 저자가 출간 이후 가장 활발하게 홍보하며 책의 내용을 알릴 잠재적 독자층이다. 이 책은 검색이나 표지로는 기후환경도서로 묶이지 않기에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저자와 편집자, 도시정책, 녹색교통운동 전문가의 토론, 시민사회와 연결되는 시의성 있는 행사로 기후·환경 분야 도서로의 입지를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신선한 주제, 실험적인 서술로 독자의 지구력을 요구한다. 핵심 독자층을 고려했을 때, 가독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경부고속도로, 분당 서현역, 화성 공업단지까지 직접 걸으며 관찰하는 탐구가 강점인데, 아쉽게도 현장감을 살리지 못한다. 구체적인 현장 사진으로 독자의 이입 요소를 보완하고 기대에 맞는 독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사진을 보완한다면, ‘학술서와 대중서로 양분된 독서 시장에 다리를 놓는 시도라는 기획 의도에 맞는 인문학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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