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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즈란 무엇인가 - 자본주의를 넘어서 삶의 주권 탈환하기
한디디 지음 / 빨간소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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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커먼즈에 대해 감이 잡히는 것 같다.
소유와 상품교환에 가두지 않는 삶, 임금노동에서 벗어난 삶, 다양한 관계 맺기 방식...
한국의 맥락에서 보는 커먼즈 운동 이야기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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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인 연결들- 문명 너머의 사고를 찾아서
메릴린 스트래선 지음, 차은정 옮김 / 오월의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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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문학적인 취향- 한국문학의 정상성을 묻다
오혜진 지음 / 오월의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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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는 사랑- 케이팝 아이돌 논란과 매혹의 공론장
안희제 지음 / 오월의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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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들- 여성의 자유와 해방에 관한 지구사
루시 딜랩 지음, 송섬별 옮김 / 오월의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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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그곳들 작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떠난 길
마르그리트 뒤라스.미셸 포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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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들에 머물러 사는 건 여자들뿐이에요. 남자들은 그러지 못하죠. (중략) 내가 다른 여자들의 얘기를 할 때 그 다른 여자들에 나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마치 그 여자들과 내가 다공성을 타고난 것처럼 말이지요. 여자들이 잠겨있는 시간은 말이 있기 이전, 인간 이전의 시간이에요. (중략) 남자는 말하고 싶어 병이 납니다. 여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내가 여기서 보는 여자들은 모두 우선 입을 다물지요. - P12

요컨대, 우리는 자기 경멸을 품고, 죄의식을 품고 떠납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싸준 작은 싸구려 가방들을 들고 글을 쓰기 위해 떠나지요. 우리는 자유롭게 떠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을 믿어야만 해요. 우리는 타인들을 신뢰하지요... 사랑도 믿고… 욕망도 믿는데… 그런데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불신이 가득합니다. 왜 그럴까요? 공정하지 않아요. 나는, 다른 사람을 믿듯이 나 자신을 신뢰합니다. 나를 오롯이 신뢰해요.
- P38

시골의 여자들은 완전히 홀로 숲속에서, 오두막에서 몇 달이고 고립된 채 남아, 지금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고독이 뼈에 사무쳐 나무들에게, 식물들에게, 야생동물들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지요. 다시 말해, 뭐랄까요.자연과 소통하는 재능을 찾아낸 거죠. 아니 되찾아낸 겁니다. (중략) 사람들은 그런 여자들을 마녀라고 불렀고, 불태워 죽였습니다. 그 수가 백 만이나 되었다고 하지요. - P14

어쩌면 읽을 수는 없어도, 글로 쓰인 순간들이었어요. 그런가하면 글쓰기에서는 마치 오직 언어를 초월해야만 혹은 엄밀한 의미의 글쓰기를 초월해야만 온전히 쓸 수 있다는 듯이, 그 글의 일부만 통과되는 겁니다.
내게 바다는 온전히 글로 쓰였어요. 그것은 페이지들, 빼곡히 채워진 페이지들, 가득 채워져서 텅 빈, 쓰여서 읽을 수 없는, 글로 가득한 페이지 같지요.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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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라토 칸타빌레 문지 스펙트럼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정희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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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침묵도 조각으로 삼는 글쓰기

모데라토 칸다빌레/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정희경 옮김/문학과지성사


2023.10.4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 안 보이던 장면이 두 번째 읽었을 때 눈에 들어왔다. 이상한 일이다. 왜 두 사람의 떨림과 열기를 놓쳤을까? 처음엔 안과 쇼뱅의 대화를 경청하는 데에 실패했고, 두 번째 읽으며 퍼즐을 맞추면 읽었다. (마치 친하게 지낸 동기 둘이 사귄지 몇 달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눈치없이 끼어서 셋이 밥을 먹은 날들이 떠올라 미안해지는 기분이다. 돌아보니 두 사람의 뜬금없는 웃음이나 눈짓이 오가던 장면들이 떠오르는 것 말이다.)


<모데라토 칸타빌레>의 안과 쇼뱅의 대화는 점차 겹겹이 쌓인다. 카페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목격한 안은 다음날 카페를 찾아가 떨리는 손으로 와인을 마시며 한 남자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독자는 안이 이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려는 것으로 추측하지만, 진실은 그 너머에 있다. 안의 “거짓말”이 무엇이고, “속임수”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고 대화는 이어진다. 두 사람의 대화만 쫓다보면 이 소설은 이상하다. 두 사람 사이에서 죽은 ‘그 여자’와 죽인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둥둥 떠있다. 안의 “죄지은 사람처럼 기어들어가는 변명조”(52쪽)처럼 편집증적인 두려움과 불안은 단순히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라기엔 너무 과장되어 보인다. 결말부에 이르러 어느새 결판이 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안은 석양 속으로 사라진다. 


두 사람은 카페 손님은 물론, 독자조차 속인다. 아마도 내가 그 카페에 앉아있었다면, 둘의 미묘한 긴장감을 모르는 눈치없는 손님이었을 것이다. 빙빙도는 대화가 답답해서 “사모님, 제가 사건을 목격했는데요”라고 사건 목격 브리핑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안과 쇼뱅이 카페에서 일주일 간 대화를 나누는동안, 카페 여주인은 가장 이 사건의 전말을 잘 아는 사람임에도 끼어들지 않는다. 대화가 이어지도록 잔만 채워줄 뿐이다. 사건에 집중하던 독자도 그와 함께 그 정도의 위치에서 두 남녀의 대화를 엿들어야 한다. 이 소설이 살인사건의 전말을 뒤쫓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안이 묻는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눈치가 빠른 독자가 서사를 읽는다. 대화는 언어일 뿐이고, 진실은 언어가 아니라 침묵이 만드는 맥락에 있다. 


뒤라스식 글쓰기는 ‘침묵의 글쓰기’라고 불린다. “무엇이 될지 결정하지 않은 채 흩어져 있는 요소들을 쌓아 올려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작업인 것처럼 보인다”, “균열과 빈틈과 침묵에서 무언가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그 침묵으로 가득찬 작품이다. ‘그 여자’와 ‘그 남자’로 표상되는 암시로 뒤덮여있다. 숭숭 뚫린 구멍을 앞뒤 없이 늘어놓고, 그 조각을 몇 개는 버리고 몇 개는 골라서 맞추면, 이야기를 A로 만들 수도, B로 만들 수도 있다. (남는 퍼즐이 있고, 정확한 완성이 없다는 점에서 직소 퍼즐보다는 칠교놀이에 가깝다)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집’이다. <모데라토 칸타빌레>에는 세 공간이 나온다. 피아노 교사의 집, 부두 앞 카페, 안이 사는 저택이다. 이 중 저택은 배경으로 가장 짧게 등장하지만 안과 쇼뱅의 대화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뒤라스에게 ‘집’은 중요한 장소다. 뒤라스의 소설과 극본 속 여성들은 그 집에 산다. 집을 “불가사의한 장소”라고 할 정도인데,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집을 은신하는 장소로, 안도감을 찾아 오는 장소로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나는 이곳 역시 다른 곳을 향해 닫힌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 안도, 가족, 가정의 포근함 등, 우리가 아는 이 모든 것과는 다른 일도 일어나지요. 집에는 가족에 대한 혐오도, 도피 욕구, 자살의 안갖 심기도 새겨져 있어요. 그 모든 것이 집입니다.”


뒤라스에게 집은 닫힌 장소이며, 여자가 외부와 단절되어 고립되는 공간이다. ‘모데라토 칸타빌레’에서도 집은 여자(안)의 일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안은 카페에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시에 저택의 복도와 방에 대해 설명한다. 2층 큰 창문으로 매일 밖을 내다보았다는 것, 매일같이 출퇴근하는 공장 노동자를 보고, 때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늦은 시간 함께 걷는 연인들을 보았다. 창에서 밖을 보는 위치는 별다른 접촉이 없는 상태이고, 저택에서 안은 고립되어있다. 어느날 외출할 방법으로 아들의 피아노 레슨을 생각해냈고, 한달 간 매주 금요일마다 예인선 둑에서 피아노를 배운다. 그리고 근처 카페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안의 감정을 뒤흔든다. 집 밖에 나온 안은 그게 용기, 욕망 또는 죄책감이든 간에 더 역동적인 사람이 된다.


안을 보며 은희경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한 북토크에서 은희경은 “문학은 실패한 사람들의 서사이고, 왜 그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초기에 불륜소설만 쓴다는 평을 듣기도 했는데, 본인이 살아온 1970-80년대가 획일적이고 불합리한 허위의식이 가득했고, 가족제도에 대해 쓰다보니 가족제도에서 실패한 이들의 이야기가 불륜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성주인공을 내세워서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쓰고 싶었을 뿐이라고, 인간이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고 했다. 현 시스템 밖의 이야기이니 당연히 비도덕적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 사람은 권위가 만든 도덕을 따르면 자유롭게 살 수 없으니까. 은희경의 말과 뒤라스 소설 속 인물들과 겹쳐 보였다. 


다만, ‘문학은 실패한 사람들의 서사’라는 말과 달리 이 작품 결말에 이르러 안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금지된 것을 욕망했으나, 안이 행복을 얻거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석양으로 걸어나갈 뒷문을 열어둔다. 그런데도 독자는 <모데라토 칸타빌레>의 결말을 보며, 안이 자유로울 것이라 상상하긴 어렵다. 독자들은 반드시 둘의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어코 집 밖으로 나온 안은 실패했으리라 상상한다. 소설 밖의 독자는 자신의 언어를 조각 삼아 침묵을 채워넣어야 한다. 금지된 것을 욕망하는 여자는 소설 밖의 세계와 조응한다. 금지된 것은 소설 밖의 세계의 권위에 의한 것이니. 독자가 가진 세계에 따라 이야기는 정해져있는 것도 같다. 뒤라스가 흘러가는 대로 썼듯이, 침묵의 조각은 읽는 사람이 흘러가는 대로, 그런데 이미 정해진 대로 완성할 몫이다.




참고


<뒤라스의 그곳들>, 마르그리트 뒤라스/미셸 포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뮤진트리, 2023




*서평모임 @ 한겨레교육센터

202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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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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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반짝이는 문장이 가득하다.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주인공은 움직이고 시간은 지나고 이야기는 끝난다. 글을 쓰는  화자의 태도가 맘에 들었다. 

"사랑은 다른 어디에도 아닌 사소한 것들에 깃들어 있거든. … 학문의 숲을 떠나 삶의 터전으로 들어가게 돼. 그곳에서 춤추기도 하고, 울기도 할 거란다. 모든 걸 잃고, 모든 걸 얻기도 하겠지. 가끔은 그런 일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해."

"나는 글을 쓸 때 잉크로 쓰지 않는다. 가벼움으로 쓴다. … 가벼움이 오거나 안 오는 건 때에 따라 다르다. 설령 오지 않을 때라도 가벼움은 그곳에 있다. … 여름비의 도도한 서늘함에, 침대맡에 팽개쳐둔 펼쳐진 책의 날개들에, 일할 때 들려오는 수도원 종소리에, 활기찬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음에, … 기다리던 편지를 읽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다 열어 보는 몽글몽글한 마음에. 땅바닥에서 ‘팡하고 터지는 밤껍질 소리에."

"내가 놀랍게 생각하는 건, 사람들이 무엇에서든 글 쓸거리를 너무도 빨리 찾는다는 것이다. 평범한 삶은 대개는 사라지고, 대개는 모호하며, 거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피로, 느림, 잠은 언제나 나의 친구들이었다. 삶에서 아주 작은 행동도 내게는 언제나 막대하고 엄청난 힘을 필요로 했다.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온 세상을 들어 올려야 하고, 매번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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